[트루스토리] 최성미 기자 =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서 국내선으로 1시간 30분이 더 걸리는 족자카르타.

한국의 경주와 비교 될 만큼 찬란한 고대왕국의 유적지를 가진 도시이며. 반 네덜란드 독립투쟁의 본거지로 인도네시아 민족정신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곳이다.

이곳에 스스로를 ‘기러기 가족’이라 칭하는 유예슬(34) 씨네 다섯 식구가 살고 있다. 여행을 좋아하는 자유로운 영혼, 엄마 유예슬 씨와 그런 아내를 늘 믿고 지지해주는 남편 박진철(35) 씨, 개구쟁이 삼형제인 상민(8), 상범(7), 상훈(2)이까지. 개성 넘치는 삼형제를 둔 부부는 족자카르타에서 행복하게 사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뉴질랜드 이민가정 출신인 예슬 씨와 진철 씬 2005년, 친구의 소개로 만났다. 결혼 후 호주로 건너가 자리를 잡았지만,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의 행복’을 포기하던 부부는 정작 가족이 함께 할 시간조차 없는 삶에 염증을 느끼게 됐고 세 아이와 함께 뉴질랜드부터 호주, 한국의 경산, 제주도, 발리까지 각지에 터를 잡고 여행자의 삶을 선택했다.

가족들이 발리에 머무르던 시절, 생활비를 벌기위해 일자리를 찾아 호주로 떠난 진철 씨. 호주 경기가 어려워지자, 일자리 찾는 데 어려움이 생겼고, 아이들과 발리에 남아있던 예슬 씨는 발리에서 가장 가깝고, 물가가 싼 족자카르타로 터를 옮겼다.

툭하면 정전이 되고, 물이 끊기는 가난한 동네지만, 넉넉지 않은 살림에도, 욕심 없이 인정을 베푸는 사람들. 어려움이 있을 때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도움을 줬던 이들에게 매료된 예슬 씨 가족은 가진 것이 많지 않아도 풍요로운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고, ‘행복’에 대한 가치관도 바뀌게 되었다.

열일곱 살에 가족들과 뉴질랜드로 이민을 떠난 유예슬(34) 씨. 군 제대 후, 부모님과 호주에 오게 된 박진철(35) 씨. 두 사람은 뉴질랜드에서 친구를 통해 우연히 만났다. 소탈한 예슬 씨와 적극적인 진철 씨는 서로에게 호감을 느꼈고, 두 사람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그 후, 두 사람은 뉴질랜드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호주에 정착해 듬직한 두 아들 상민(8)이와, 상범(7)이를 낳았다. 진철 씨가 용접공으로 일하며 경제적으로는 풍요로운 생활이었지만 막상 가족끼리 함께할 시간조차 부족했던 시절. 이런 일상에 염증을 느끼게 된 부부는 호주의 생활을 정리하고 뉴질랜드부터 호주, 한국의 경산, 제주도, 발리, 족자카르타까지 각지에 터를 잡고 살며 여행을 다녔다.

한국에 머무는 동안 낳은 순둥이 막내아들 상훈(2)이까지, 어느새 세 아이의 부모가 된 예슬 씨와 진철 씨 부부. 이들은 ‘우리는 어디든 다니는 기러기 오형제’라며 오늘도 새로운 행복을 찾아 나선다.

‘욕심을 버리면 행복은 가까운 곳에 있다’
족자카르타에서 사는 법!

 
발리에 살 때, 일자리를 찾아 호주로 떠난 진철 씨. 호주의 경기가 어려워지자, 일자리 찾는 데 어려움이 생겼다. ‘내일’ 행복하기 위해 ‘오늘’을 투자하던 부부는 정작 일에 억매여 가족이 함께 할 시간이 없었다.

진철 씨가 호주로 떠나고 생활비가 바닥이 나며 생활이 어려워지자, 예슬 씨는 세 아이와 함께 물가가 싼 족자카르타로 터를 옮겼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형편이 넉넉지 않았던 예슬 씨네 소식을 듣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가족들을 도왔던 동네 사람들. 진철 씨까지 다시 합류하면서 족자카르타에 터를 잡은 지도 벌써 근 1년이 되었다.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동네 사람들과 함께, 지금은 예슬 씨 가족도 어려운 가정을 돌보는 일에 동참하고 있다.

이 마을엔 네 집, 내 집 구분이 없어 동네 아이들은 온 마을을 놀이터 삼아 뛰어 논다. 어떤 집에 가던 그 집의 어른이 놀러온 아이들을 챙겨야 할 의무가 있다는 이 마을만의 공동육아 문화! 예슬 씨도 예외 없이 집에 놀러오는 아이들의 밥을 챙겨주곤 하는데, 밥을 챙겨주고 나면 아이들은 스스로 설거지에 나선다.

이런 광경을 지켜보던 부부는 삼형제에게도 자립심을 키워주기 위해 용돈벌이 시스템을 만들었다. 집안일을 하면 노력의 대가로 용돈을 주는 것. 덕분에 오늘도 형제들은 서로 집안일을 하겠다며 야단이다.

“행복을 찾으러 돌아다녔는데, 결국엔 지금 이 자체가 행복이에요. 나만 몰랐던 거예요. 내가 웃고, 행복하고, 가족들 다 건강하고.. ‘이게 행복한 거구나.’ 여기 와서 비로소 알았어요.” - 예슬 씨 인터뷰
 
이곳에 정착해 살며 가족들은 함께 할 시간도 많아졌다. 과거 다른 곳에 살 때는, 남들에게 인정받는 일만이 행복인 줄 알았던 예슬 씨. 이제야 비로소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배워가고 있다.

인도네시아 시골 마을에 한국의 맛을 전하다

삼시세끼만 다 챙겨먹어도 ‘오늘 하루 행복했구나.’ 생각한다는 부부. 그런 두 사람이 삼시세끼를 꼬박 챙겨먹기 위해 두 달 전, 직접 한식당을 차렸다. 행복을 찾기 위한 새로운 도전이 시작 된 것.

식당은 간판부터 인테리어 공사, 가구까지 부부의 손을 타지 않은 것이 하나 없다. 소박한 가게지만 김치부터 떡볶이, 라면, 부대찌개, 김밥까지 매일 다양한 음식으로 한식축제가 열리는 셈.

한국 사람이 전혀 없는 마을, 한국에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족자카르타다보니 찾아오는 손님들은 대부분이 현지인들. 현지의 물가를 감안하면 꽤 비싼 음식 값이지만, 식당을 찾은 손님들은 모두 맛있다며 만족스런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어느 날 한 손님이 음식 맛이 변한 것 같다며 컴플레인을 걸어오고. 예슬 씨와 진철 씬 현지인 직원들을 모아놓고 한식 레시피 전수에 나선다. 장사가 잘 되면 잘 되는대로 좋고, 안 되는 날엔 여유 있게 시간을 보내서 좋다는 예슬 씨. 그와 반대로 진철 씬, 종종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느끼기도 한다.

다리 뻗고 잘 집이 있고,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는데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예슬 씨 부부. 다섯 식구는 오늘도 소박한 행복을 배워간다. 족자카르타의 다섯 식구가 전하는 특별한 이야기, 그들이 보내온 행복 편지를 인간극장에서 전한다. 방송은 18일부터 22일까지 오전 7시 50분, KBS 1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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