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조사약속이행과 해고자복직으로 이어져야”

[트루스토리] 지난 5일은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에게 큰 의미를 가진다. 2009년 77일간 정리해고 반대 투쟁 이후 8월6일 체결된 노사합의에서 1년 이후 복직하기로 했던 무급휴직자들이 4년 만에 공장으로 출근했던 날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노사 간 약속에도 불구하고 4년여 가까이 무급휴직자들은 길거리를 떠돌았고 절망한 쌍용차 노동자들과 가족들 24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5일 455명의 무급 휴직자를 복귀시킨 것은 환영할만한 결정이다.

하지만 또 한편에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무급 휴직자 복직이 국정조사와 해고자 전원 복직을 피해가기 위한 또 하나의 꼼수라는 점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쌍용차국정조사를 약속했다. 박근혜선거대책본부에서는 대선이 끝난 이후 첫 번째 국회에서 쌍용차국정조사를 실시하겠다고 구체적인 일정까지 제시했다. 그러나 대선이 끝나자마자 국정조사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던져버린 채 새누리당의 이한구 원내대표는 “국정조사 실시가 쌍용차를 망하는 길로 인도하기 때문에 절대 해서는 안된다”고 못을 박았다.

여야가 3+3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지만 아직까지 단 한 번도 회의를 열지 않아 쌍용차 해결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특히 지난 3월3일 일요일 새벽 경찰 발표 외에는 정확한 신원을 알 수 없는 괴한이 대한문에 설치돼 있던 쌍용자동차차 농성천막에 방화를 했다. 당시 천막에서는 오랫동안 복직 투쟁을 해왔던 쌍용차 노동자 2명이 곤히 잠을 자고 있었는데 이들이 피하지 않았다면 25번째 그리고 26번째 희생자가 나올 수도 있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박근혜 정권이 만약 이번 방화 사건을 계기로 불순한 여론을 조성, 대한문 농성장을 강제해산하는 폭거를 저지른다면 사태를 거꾸로 돌리게 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쌍용차 해고자들의 목숨을 건 투쟁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40일이 넘는 단식투쟁을 했고, 온몸이 만신창이가 될 수밖에 없는 송전탑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국정조사 실시와 해고자 복직을 위해 극한의 투쟁을 할 수 밖에 없는 쌍용차노동자들은 지금 또 한 번의 무거운 절망을 느끼고 있다. 결국 쌍용차 사태를 해결하는 길은 단 하나다. 쌍용차노동자들이 바라고 있는 국정조사를 즉각 실시해 쌍용차 사태의 공과를 분명하게 가려내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이다. 또한 지금까지 4년여 가까이 투쟁하고 있는 해고자들을 즉각 복직시켜야 한다. 그 길만이 더 커다란 참극을 막는 길이며 박 대통령이 그토록 강조했던 사회 대통합으로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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