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CJ 이미경 부회장에 퇴진 압박 정황 드러나....‘VIP(박근혜)의 뜻’

 

[트루스토리] 안정현 기자 = 이미경 죽이기에 나선 인물은 박근혜일까, 최순실일까. 박정희 전두환 정권 때나 가능했던 재벌 죽이기의 희생양은 이미경 CJ그룹 회장이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누나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취임 초반부터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한 정황이 드러난 것.

3일 MBN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말 청와대 핵심 수석비서관은 CJ그룹 최고위 관계자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이미경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압력을 행사했다. MBN은 이와 관련, ‘청와대 전 핵심 수석이 VIP의 뜻’이라며 CJ그룹 최고위 관계자에게 이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통화내용의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퇴진 압박을 받았던 이미경 부회장은 당시 횡령·배임·탈세 등의 혐의로 구속된 동생 이재현 회장을 대신해 외삼촌인 손경식 CJ그룹 회장과 함께 경영 전면에 나선 상태였다.

방송에서 통화 당사자들의 목소리는 변조돼 전파를 탔지만 복수의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전화 통화를 한 당사자들은 조원동 당시 경제수석비서관과 손경식 회장.
 
MBN이 보도한 녹취록에서 조원동 청와대 수석은 “너무 늦으면 난리 난다”며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강도높게 압박했고, 대통령(VIP)의 뜻이냐는 손경식 회장의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한 것이다.

때문에 현재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과 함께, 당시 최순실과 최순실 측근들이 이미경 부회장 퇴진에 어느 정도 가담했는지 여부도 정치권의 관심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결국 현 권력에 고개를 숙였던 CJ그룹이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5%대로 하락하는 등 사실상 하야 정국에 들어서자, 당시 녹취했던 파일을 현 시점에 공개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박근혜 권력이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비서관 등을 통해 대기업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을 압박했다는 정황은 뒤늦게 밝혀졌지만, 취임 초기부터 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기업 총수 일가의 경영권에 직접 간섭한 정황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J그룹은 박근혜정권의 ‘재벌 길들이기’의 대표적 희생양이다. 지난 대선 당시 자사 방송채널의 토론·개그 프로그램을 통해 야당 인사를 미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뒤 현 정권은 CJ그룹 죽이기에 나섰다. 실제로 CJ그룹과 이재현 회장을 고립무원의 처지로 몰아넣기도 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CJ가 제작한 방송과 영화가 박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것. CJ E&M이 제작한 tvN 'SNL 코리아'에서 정치 풍자 코너 '여의도 텔레토비'가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하는 방송을 내보내고, 배급 영화인 '광해, 왕이 된 남자'가 보수세력으로부터 야권 인사를 찬양했다는 비난를 받으면서 청와대의 CJ 죽이기가 본격화됐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이재현 회장이 구속되면서 해당 그룹의 태도는 180도 바뀌었다. 박정희 정권을 찬양한다는 논란에 선 '국제시장'을 비롯해 '인천상륙작전' 등 애국심을 강조하는 영화를 잇따라 개봉했다. 당시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를 응원한다”는 광고를 반복적으로 내보낸 것도 권력에 아부하기 위한 의도적 행동이었다는 관측이다.

한편 이미경 부회장은 2014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현재까지 미국에 머물고 있는데, 사실상 박근혜 정권에 '찍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사진제공 = 포커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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