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눈에 띄지 마라”..박근혜 정권, 이미경 CJ 부회장 활동 불쾌감 드러낸 까닭은?

 

[트루스토리] 안정현 기자 = ‘이미경 왕따작전’ 실체가 이틀째 언론을 통해 공개되고 있다. 박근혜 권력이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경영 퇴진을 종용했을 뿐 아니라 해외로 떠난 이후 활동까지 견제해 온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 특히 손경식 CJ그룹 회장에게는 경제단체장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외압을 행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4일 MBN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난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한류페스티벌 ‘케이콘(KCON)’을 앞두고 CJ그룹에 “박근혜 대통령이 행사에 참석하니 이미경 부회장은 오지 말라”고 통보했다. 케이콘은 CJ그룹의 역점 문화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경영진에게 오지 말라고 통보한 셈.

케이콘은 이미경 부회장이 심혈을 기울여 기획했던 까닭에 애정이 남다른 것으로 유명하다. 2012년 행사가 시작된 이후 한차례도 빠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올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케이콘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단순히 ‘왕따 작전’만 진행한 게 아니었다. 조원동 전 청와대 수석은 비슷한 시기에 세무조사를 운운하며 CJ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도 요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보다 앞선 지난 3일 MBN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말 청와대 핵심 수석비서관은 CJ그룹 최고위 관계자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이미경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압력을 행사했다. MBN은 이와 관련, ‘청와대 전 핵심 수석이 VIP의 뜻’이라며 CJ그룹 최고위 관계자에게 이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통화내용의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퇴진 압박을 받았던 이미경 부회장은 당시 횡령·배임·탈세 등의 혐의로 구속된 동생 이재현 회장을 대신해 외삼촌인 손경식 CJ그룹 회장과 함께 경영 전면에 나선 상태였다.

방송에서 통화 당사자들의 목소리는 변조돼 전파를 탔지만 복수의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전화 통화를 한 당사자들은 조원동 당시 경제수석비서관과 손경식 회장.

MBN이 보도한 녹취록에서 조원동 청와대 수석은 “너무 늦으면 난리 난다”며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강도높게 압박했고, 대통령(VIP)의 뜻이냐는 손경식 회장의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한 것이다.

이미경 퇴진 압박에는 CJ그룹의 일부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괘씸죄를 샀다는 관측이 나온다. 야권 성향의 방송을 내보낸 것에 대한 괘씸죄 때문이라는 의혹이다. 결국 각본에 짜여진 대로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상상을 초월한 한류열풍 속에서 ‘한복을 차려 입고’ 연예인 흉내를 내며 대한민국 홍보에 나섰던 박 대통령이 한류열풍을 이끌어 냈던 CJ에 대해선 정작 비열한 짓을 하고 있었던 형국이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2013년 이후, CJ E&M이 보유한 채널 tvN ‘SNL코리아’는 여의도 정치권과 청와대를 강도높게 풍자했다. 특히 대선 시기 방영한 코너 ‘여의도 텔레토비’는 대중적인 지지를 받으며 ‘SNL코리아’의 인기를 주도했다. 그러나 ‘여의도 텔레토비’가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하는 방송을 내보내고, 배급 영화인 ‘광해, 왕이 된 남자’가 보수세력으로부터 야권 인사를 찬양했다는 비난를 받으면서 청와대의 CJ 죽이기가 본격화됐다는 게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CJ창업투자가 공동투자한 영화 '변호인' 때문이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현 회장은 전혀 석방될 가능성이 없어 보이고 청와대는 계속 CJ그룹을 압박하자, 결국 이 기업은 백기투항을 했다. 그리고 이 기업을 대상으로 펼친 박근혜정권 차원의 갑질은 멈췄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여겨지는 최순실 씨가 틀을 짜고 예산을 책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에 CJ가 적극 참여한 것이다. 2015년 2월 상암동 CJ E&M 본사에서 문화창조융합벨트 출범식을 개최했는데, 2016년 8월 이재현 회장은 마침내 광복절 특별사면됐다.

하지만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하는 CJ그룹에 대한 국민적 이미지는 추락한지 오래였다. 특히 이를 전후로 연이어 터졌던 계열사의 갑질횡포는 전 국민적 비난을 사면서 CJ그룹에 대한 이미지는 급격히 냉랭해졌다.

한편 이미경 부회장은 2014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현재까지 미국에 머물고 있는데, 박근혜 정권의 지지율이 5%대로 추락한 상황에서, 이제는 귀국을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사진제공 = 포커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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