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기자회견, 촛불 비아냥? “초기와 달리 변질됐다”는 박근혜식 발상 황당

 

[트루스토리] 김수정 기자 =  반기문 기자회견이 정치권에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반기문 기자회견은 수구우익보수세력들의 발상과 전혀 다를 바 없다는 점에서 적잖은 파장을 불러 일으킬 전망이다.

반기문 기자회견의 내용은 여러 갈래로 나뉘고 있지만 스포트라이트를 가장 많이 받고 있는 대목은 ‘촛불’과 관련된 발언이다. ‘촛불’은 사실상 더럽고 비열하고 유치했던 박근혜권력을 끌어내리는 원동력이었다. 민심이었고, 갈망이었고, 바람이었고, 여론이었고, 희망이었다.

그런 ‘촛불’에 대해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변질됐다’고 일갈했다. 촛불이 변질되길 바라는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일당의 ‘바람’을 그대로 접목시킨 일성이었다. ‘촛불집회’에 단 한차례도 참석하지 않았던 반기문의 입장에선 당연한 ‘발언’일 수도 있지만, 권력교체, 정치교체를 주창했던 그가 왜 갑자기 지지율이 추락하고, 문재인 전 대표와 격차가 더욱 더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난데없이 ‘촛불’을 조롱하고 모멸하는지 그 배경에 관심을 집중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는 그래서 나온다.

일각에선 반기문 기자회견을 접한 뒤 원래 미꾸라지였던 반기문 총장의 별명이 워싱턴 특파원 사회에서 ‘기름장어’로 바뀌었던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는 냉소와 조롱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촛불을 비하했던 반기문 기자회견의 핵심은 권력에 눈이 멀었다는 것이다. 친박단체들이 주로 외쳤던 발언들을 그대로 답습했다. 새누리당과 당초 손을 잡으려 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심지어 김진태, 윤창중 등과 손을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촛불의 의미를 깎아내리고 있는 반기문 전 사무총장은 31일 기자회견에서 “광장의 민심이 초기와 달리 변질된 면도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그는 여러 가지 변수를 문장에 삽입하는 꼼수를 부렸다. 변질됐다는 게 아니라 ‘초기와 달리’ 변질됐다고 반박할 수 있고, 변질됐다는 게 아니라 ‘변질된 면도 있다’고 반박할 수 있게 그는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았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촛불 민심이 변했느냐는 질문에 반기문 전 총장은 ‘플래카드’ ‘구호’ 들을 지목했다. 수구우익보수진영에서 늘 딴지를 걸 때 ‘시민단체’가 개입하고 ‘민주노총’이 개입하면서 촛불이 변질됐다고 주장해 왔는데, 이런 그림과 호흡을 같이 하고 있는 셈이다. 즉, 시민단체나 민주노총은 ‘좌파’ ‘빨갱이’ ‘종북세력’이라는 이분법을 반기문 전 총장도 갖추고 있는 형국이다.

유엔 전 사무총장 출신이 아니라 새누리당 지도부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는 지적은 그래서 나온다. 한 시민은 반기문 기자회견을 접한 뒤 “촛불에 가족과 함께 단 한 차례도 빠지지 않았다. 오직 박 대통령의 퇴진만을 외치기 위해 나갔던 것”이라며 “촛불이 변질됐다는 발언을 듣고 반 전 총장이 국민을 빨갱이로 보고 있는 것 같아서 불쾌하다”고 비판했다.

반기문 기자회견 사진 = 트루스토리 DB / 유엔 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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