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측, 헌재에 “탄핵소추 각하돼야” 전문가의견서 제출...이런 대통령 처음이야

 

[트루스토리] 주은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3일 박근혜 대통령의 대리인단이 어제와 오늘 ‘탄핵소추 각하’ 주장을 담은 의견서 2건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것과 관련, “대통령 측이 탄핵 사유의 명백함을 자인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고용진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현안 브리핑을 통해 “탄핵 기각을 내세울 논리가 역부족이라고 판단되니, 이제는 형식과 절차를 트집 잡아 각하를 요구하는 쪽으로 선회한 듯 보인다. 막바지에 이르러 각하라도 받아보겠다고 애쓰는 대리인단의 모습이 애처롭기도 하다”라며 이 같이 밝혔다.

고 대변인은 “기각은 대통령 탄핵 사유가 없다는 것이고, 각하는 탄핵 절차가 잘못됐으니 아예 결정을 하지 말고 종료하자는 것”이라며 “대통령 측이 막판에 각하를 주장하는 의견서를 제출한 것은 대리인단 조차 이제 기각 주장을 포기할 만큼 대통령의 탄핵사유가 명백함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이어 “헌재는 탄핵심판이라는 엄중한 사안을 법리적인 꼼수로 피해가려는 대통령 측의 행태를 결코 용인해서는 안 된다”라며 “헌재의 대통령 탄핵심판은 이제 그 무엇으로도 무력화할 수 없다. 대리인단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국민도 없다. 국민은 헌재가 헌정을 유린한 대통령을 준엄하게 심판하고 무너진 헌법질서를 바로 세워주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는 대한민국과 국민만을 바라보고 법의 정신에 따라 정의를 실현해줄 것을 다시 한 번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헌재에 따르면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전날 “국회 탄핵 소추 절차에 중대한 절차적 흠결이 있어서 이번 탄핵 소추는 각하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대리인단 명의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물론 이러한 대통령 측의 주장을 헌재가 받아들일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는 게 법조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누리꾼들은 박 대통령 측의 ‘각하 주장과 관련 “최후의 발악을 하는 것 같다” “건방지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이렇게 품위 없고 수준 낮은 리더는 처음 본다” 등의 의견글을 개진 중이다.

일각에선 ‘각하’ 카드를 꺼내 든 박 대통령이 마지막 승부수로 MBC와 같은 우호적 언론 출연, 탄핵 반대 집회 참석 등으로 지지자들의 대결집을 호소해 헌재를 무력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박근혜 대통령 측이 탄핵소추가 각하되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어제와 오늘에 걸쳐 헌재에 제출했다고 한다”라며 “앞선 의견서에는 탄핵소추에 절차적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오늘 의견서에는 소추사유가 많기 때문에 사실인정과 법리판단에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달라는 내용을 각각 담고 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나같이 정상적인 사고 구조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엉터리 궤변들”이라며 “변론이 종결되고 재판관들이 평의에 들어간 상황에서 물귀신처럼 물고 늘어지는 박 대통령과 대리인단의 모습은 추악하기 그지없다”고 비아냥댔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충분할 정도로 많은 변호의 기회가 주어졌다. 거짓이 드러날까 두려워 변론을 기피한 것은 박 대통령과 변호인 측이다”라며 “이제야 각하를 주장하며 어깃장을 놓는 것은 탄핵 인용에 승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것이라 볼 수밖에 없다”고 혹평했다.

특히 “박 대통령 측이 여론호도와 극우세력의 폭력성이 극에 달했지만, 국민 10명 중 8명은 변함없이 탄핵인용을 찬성하고 있다. 그것이 진실과 정의를 향한 민심”이라며 “탄핵 인용은 역사와 민주주의가 만들어낼 필연으로 박 대통령은 더 이상 추악한 길로 나아가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각하 카드 꺼내든 박근혜 이미지 =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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