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강화 등으로 관망세...일부지역 공급늘면서 가격하락 예상

▲ 서울 강남 일대 항공뷰 [사진=네이버지도]

[뉴스퀘스트=이수현 기자] 정부의 공식 부동산 통계 작성 기관인 한국감정원이 10일 올해 서울 주택시장이 ‘후퇴기’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감정원이 이날 내놓은 '2019년 주택가격 전망'에 따르면 경제의 저성장 기조와 부동산 세제개편, 규제지역 추가 등 정부 규제정책, 누적되는 아파트 입주물량 등의 영향으로 올해 전국 집값이 1%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택 순환주기별 모형에 따르면 주택시장은 ‘회복기→호황기→후퇴기→침체기’로 진행되는데, 감정원은 일단 순환주기별로 서울 주택시장은 현재 ‘호황기’에 있다고 봤다. 주택의 수급상황과 산업구조 등 지역상황에 따른 분석이다.

감정원은 1986년부터 2018년 11월까지 장기시계열 자료를 통해 순환주기를 분석한 결과, 2016년 말까지 5번의 순환기가 진행됐고 최근 제 6순환기로 침체 및 회복기를 거쳐 15개월 간 호황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각종 부동산 대출을 막고 있고, 부동산 세금을 강화하는 등 강도 높은 규제를 지속하는 상황이어서 금명간 호황기가 끝나고 후퇴기로 들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과거 사례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역대 가장 긴 호황기는 제 1순환기였는데 당시는 1989년 1월부터 27개월간 지속됐으나 주택 200만호 공급정책(1989년 4.27대책)에 따라 공급이 늘면서 수축국면으로 전환됐다. 제2순환기의 호황도 22개월 이어졌으나 IMF 외환위기의 영향에 위축됐다. 제 3~5순환주기의 호황기는 시장과열에 대응한 정부의 규제정책이 나오면서 4~9개월로 단축됐다.

주목할 부분은 지역별 집값 전망이다. 감정원은 올해 수도권 주택가격이 0.5%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서울, 경기, 인천 등 지역별 전망은 내놓진 않았다. 지난해 추세대로라면 서울만 소폭 상승하고 상대적으로 침체 정도가 더 심각한 경기나 인천은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최근 수도권 집값은 지역별로 크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서울 주택값은 6.2% 올랐지만, 경기도와 인천 집값은 1.86%, 0.68% 각각 오르는데 그쳤다. 경기도 일부 지역은 하락한 곳도 많다.

그러나 감정원이 중장기적으로 집값이 다시 뛸 가능성을 시사한 점은 주목된다. 주택공급이 크게 줄고 있어 2~3년 후 공급부족이 불가피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감정원에 따르면 2018년 11월까지 전국 인허가 실적은 45만6000호로 전년 동기 대비(2017년 11월 누계, 55만3000만호) 17.5% 감소했다. 수도권만 따지면 16.8%나 줄었다.

감정원 관계자는 “인허가 실적은 통상 2~3년 후 주택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감정원은 과거 사례를 살펴본 결과, 최근 준공이 크게 늘어난 게 집값을 안정화 시키는 요인이라는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까지 전국 주택 준공 실적은 55만9000호로 전년 동기간 대비(2017년 11월 누계, 51만6만000) 8.4% 늘었다.

채미옥 한국감정원 부동산연구원장은 “정부의 규제강화 영향과 대내외 경제여건의 둔화 및 국내 기준금리의 추가인상 가능성으로 매수심리는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며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입주물량 증가가 인접한 주택시장에 영향을 줘 집값이 오르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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