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35명 탑승, 다른 대형선박이 덮쳐...문대통령 "가용자원 총동원 구조" 긴급 지시
외교부 "한국인은 관광객 30명과 가이드 3명 등 33명"...참좋은여행 패키지관광객

YTN 보도에 따르면 하얀 원내가 사고 선박이며, 노란색 원내 선박이 충돌한 것으로 추정했다. [사진=YTN방송 캡처]
YTN 보도에 따르면 하얀 원내가 사고 선박이며, 노란색 원내 선박이 충돌한 것으로 추정했다. [사진=YTN방송 캡처]

[뉴스퀘스트=강영민 기자]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한국 관광객 33명 등 총 35명이 탄 다뉴브강 유람선이 다른 선박과의 충돌로 침몰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지금까지 한국인 관광객 7명이 숨졌고 19명은 실종상태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고 상황을 보고받고 현지에 빠르게 정부 신속대응팀을 파견하고, 헝가리 정부와 협력해 가용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구조 활동을 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 참좋은여행사 패키지 여행객 30명 탑승한 듯

헝가리 현지 언론과 외신 등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밤 9시께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운항하던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가 헝가리 의회와 세체니 다리 사이 강에서 다른 유람선과 충돌한 뒤 침몰했다.

침몰한 유람선에는 한국인 33명과 헝가리인 승무원 2명 등 모두 35명이 타고 있었다고 우리 외교부와 헝가리 국영 M1 방송이 확인했다.

이들은 국내 여행사 '참좋은여행' 패키지 여행을 하던 한국 관광객들로 확인됐다. 여행사 측은 자사 인솔자를 포함해 모두 31명이 탑승했다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인 탑승자는 관광객 30명과 가이드 3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경찰과 구조 당국은 지금까지 물 밖으로 나온 탑승자 가운데 7명이 숨지고 7명은 생존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19명은 실종상태다.

구조된 승객들과 부상자들은 인근 병원 3곳에 나뉘어 후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객들을 인솔한 참좋은여행사 측은 사고 선박에 가족 단위 관광객 9개 팀이 탔으며 연령대는 대부분 40~50대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29일 밤(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발생한 우리 국민을 태운 유람선 침몰사고 긴급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29일 밤(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발생한 우리 국민을 태운 유람선 침몰사고 긴급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정부, 신속대응팀 급파…문 대통령 "자원 총동원해 구조"

우리 정부는 유람선 사고 현장에 신속 대응팀을 급파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사고 상황을 보고받은 뒤 헝가리 정부와 협력해 가용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구조 활동을 할 것을 긴급 지시했다.

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대책본부를 즉시 구성하고 국내에 있는 피해자 가족과 연락을 유지하고 상황을 공유할 것 등을 지시했다.

주헝가리 대사관은 현장대책반을 구성하고 현장에 영사 인력을 급파해 피해 상황 파악과 함께 구조된 관광객에 대한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또 여행사 측도 현장에 직원 5명을 보내 상황을 파악 중이며, 본사 임원 등을 최대한 빨리 현지로 파견해 사고 피해자 및 사망자 유가족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 늦은 밤 악천후 속 사고…"다른 유람선과 충돌후 침몰"

이날 사고는 늦은 밤에 기상조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벌어졌다.

사고 선박인 유람선 '허블레아니'는 현지시간 오후 9시께 부다페스트 국회의사당 인근 강에서 다른 유람선과 충돌한 뒤 빠른 속도로 침몰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과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사고 당시 날씨가 좋지 않았다. 이달 들어 헝가리를 비롯한 동유럽에 많은 비가 내린 탓에 다뉴브강 수위도 상당히 높았다.

사고 당시 다른 유람선에 타고 있던 한국인 관광객은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앞에서 모든 배가 갑자기 섰다며 비가 많이 오는 데다 유속도 빨라 인명 피해가 클 것 같다는 말을 인솔자가 했다고 전했다.

저녁 들어 비가 내리고 강한 바람이 부는 등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현지 유람선 업체들은 정상적으로 배를 운항했다.

다른 배에 타고 있다가 글을 올렸던 한국인 관광객은 '안전 불감증인지 승객들 구명조끼도 안 씌워줬다'고 전했다.

사고 선박에 탔던 관광객들이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를 갖췄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고 선박과 충돌했던 배는 규모가 더 큰 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배와 충돌했던 다른 배에서는 별다른 피해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다.

선박을 운영하는 파노라마 데크 측은 어떤 상황에서 사고가 일어났는지 아직 알지 못한다면서 당국의 조사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