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철 금통위원 "0.25%p 낮춰야"...연내 금리인하 '시그널' 될까

이중열 한은총재. [사진=한국은행]
이중열 한은총재. [사진=한국은행]

[뉴스퀘스트=박민석 기자] 한국은행이 5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시장의 당초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연 1.75%로 동결했지만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왔다.

이에 이주열 한은 총재는 다시 한 번 아직은 기준금리를 내릴 때가 아니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나오면서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은 더 커지고 있다.

31일 서울 태평로 한은본관에서 열린 금통위에서 지난해 11월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지 6개월 만에 조동철 금통위원이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내놨다.

이 총재는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에 "거시경제와 금융안정을 종합적으로 놓고 통화정책을 운영하게 되는데 종합해서 보면 지금은 기준금리 인하로 대응할 상황은 아니다.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시 금리인하 기대를 일축한 셈이다.

금통위는 올해 국내 경기흐름이 지난 4월 전망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각각 2.5%, 1.1%로 전망하고 있다.

이 총재는 "수출과 투자 부진이 점차 완화되면서 하반기에는 성장흐름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4월 전망에 비해 우려되는 상황도 있다. 대표적인 게 미중 무역분쟁이다. 5월 들어 악화되는 쪽으로 진행되고 있어 전망경로의 불확실성은 한층 커졌다"고 말했다.

금통위가 물가 전망도 '하방위험이 다소 높아졌다'고 판단한 점에 비춰보면 성장률, 물가 등 경기지표 전망에 대한 자신감이 한풀 꺾인 모습이다.

미중 무역협상 분위기가 매일 같이 바뀌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다음 금통위가 열리는 오는 7월 중순까지 남은 한 달 반 동안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다.

금통위는 이 같은 불확실성에 주목하며 앞으로 나올 지표에 따라 통화정책방향을 잡아가는 '지표의존적' 기조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조동철 금통위원은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춰야 한다는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냈다. 소수의견은 통상 향후 통화정책방향의 '시그널' 역할을 한다. 2017년 11월, 2018년 11월 금리인상을 앞두고 이일형 금통위원이 낸 금리인상 소수의견이 대표적이다.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나오면서 시장이 연내 금리인하 기대를 높이는 이유다. 하지만 조 금통위원의 소수의견이 시그널이었는지 확인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소수의견은 말 뜻 그대로 소수의견으로 한 사람의 의견이다. (제가) 기자간담회에서 말하는 것은 금통위 다수의견을 대변하는 것이다. (소수의견을) 금통위 시그널로 보는 것은 무리"라고 했다.

다만 앞으로 공개될 금통위 의사록에서 사실상 소수의견을 낸 금통위원이 추가로 확인되거나, 향후 경기흐름이 악화되면서 금리인하 가능성이 비중 있게 고려되는 경우 조 금통위원 소수의견이 확실한 시그널로서 의미를 갖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 총재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금융안정상황은 단기간에 해소되는 상황이 아니다"며 "가계부채는 어떤 지표와 비교해도 과다하다는 것에 의심에 여지가 없다. 여전히 유의 깊게 살펴봐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총재는 이날 정부가 언급한 4월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에 대해 "경상수지는 월별로 계절성을 띤다"며 "4월에 특이 요인으로 흐름이 바뀐다고 하더라도, 경상흑자 기조가 바뀌는 것은 아닌 만큼 월별 지표 보다 연간지표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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