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와 지위에 걸맞는 '사회적 책임' 아쉬워

[사진합성=뉴스퀘스트, 자료사진=한진그룹]
[사진합성=뉴스퀘스트, 자료사진=한진그룹]

[뉴스퀘스트=김동호 부장] 지난해 '물컵갑질' 논란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던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경영일선에 전격 복귀했다.

한진그룹 측은 조 전무의 복귀에 대해 "각종 의혹과 관련 검찰로부터 무혐의와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아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태"라며 "조 전무는 앞으로 그룹 사회공헌 활동과 신사업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조 전무의 경영 복귀를 바라보는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조 전무의 복귀에 대해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와 노조 등은 잇달아 성명을 발표하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진칼 2대주주인 KCGI도 "조 전무의 경영 복귀는 책임경영의 원칙에 위배되며, 이는 회사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조 전무의 '물컵 갑질' 논란은 전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고, 또한 그의 어머니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갑질 파문까지 터지며 한진그룹 일가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이 파문으로 수 개월동안 모든 언론에서는 조씨 일가의 갑질을 다룰 정도로 국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고, 이들이 한진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 때문에 지난 3월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고(故) 조양호 회장이 표결 끝에 대표이사직을 박탈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조 전무가 자신과 그룹 전체에 대한 비판을 무릅쓰고 조기복귀를 선언한 이유에 대해 업계에서는 조양호 회장의 별세로 인한 경영권 승계작업과 관련됐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진그룹은 지난 4월 조양호 회장의 별세이후 지분 상속 및 경영권 승계작업이 완료되지 않았다. 이에 외부공세에서 경영권을 지켜내기 위해 삼남매간의 이해관계가 정리됐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로 인해 '땅콩회항'의 주인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도 점쳐 진다.

프로 스포츠선수나 연예인들 등 공인(?)들은 각종 물의를 일으켰을 때 적게는 수년, 길게는 평생 현업으로 복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재벌가 사람들은 심각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음에도 길어야 1년여 만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재벌들은 각종 범죄로 법원에서 5~6년이상의 징역형을 받은 뒤 '사면'이라는 특혜로, 형량을 채우지도 않고 나와 뻔뻔하게 경영일선에서 활동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특히, 일부 인사들은 수감생활 중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다며, 금방이라도 세상을 떠날 것처럼 고통을 호소하다가도 ‘사면’을 받고 나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아주 건강한 모습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아왔다. 

우리 사회에서 재벌, 정치인 등 소위 권력층에게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 무리일까?

대한민국이 지속가능한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에 앞서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재벌과 정치인 등 우리 사회 고위층들에게 지금이라도 '양심'과 '책임'의 뜻을 다시 한번 새겨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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