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표단 제네바 도착…WTO 제소 앞서 '日 조치' 부당성 국제여론전 펼쳐

23일(현지시간) 열리는 WTO 일반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스위스 제네바에 도착한 우리 정부 대표단 수석대표인 김승호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이 공항을 나서고 있다. [사진=SBS방송 캡처]
23일(현지시간) 열리는 WTO 일반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스위스 제네바에 도착한 우리 정부 대표단 수석대표인 김승호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이 공항을 나서고 있다. [사진=SBS방송 캡처]

[뉴스퀘스트=박민석 기자] 정부가 23~2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서 일본 수출규제 조치의 부당성을 국제사회에 적극 알린다.

이에 WTO 일반이사회가 어떤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 이번 일반이사회에서는 무슨 내용이 관심이 쏠린다.

우선 일반이사회는 2년마다 열리는 각료회의를 빼면 WTO 내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164개 회원국이 모두 참여해 중요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회의는 의제를 상정한 국가의 대표가 직접 안건을 발표하고 각국의 대표들이 의견을 내놓는 식으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이번 일반이사회에서는 우리나라가 제출한 ‘일본의 수출규제’ 의제는 한국 대표가 먼저 이번 조치에 대한 부당성을 제기하고 ‘원상회복’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일본 대표단은 수출 제한 조치에 대한 이유와 당위성을 설명하면 반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우리 측에 유리하게 분위기가 흘러가도 이번 회의를 통해 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를 철회하거나 구속력을 지닌 결론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래픽=뉴스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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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의에서 우리나라가 제기한 의제는 전체 14개 가운데 11번째로 논의될 예정이다. 앞선 10개 의제가 처리된 이후에 순번이 돌아오기 때문에 한국 시간으로는 늦은 밤이나 새벽쯤 관련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반이사회에 올라오는 의제는 회원국 간 조율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사안이기 때문에 논쟁이 길어질 가능성은 적다.

정부는 WTO 제소에 앞서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국제 여론을 형성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수출규제 조치가 글로벌 무역질서를 교란하고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의 대표자 간 설전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수출 규제 조치 발표 이후 처음으로 양국의 고위급 관료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논쟁을 벌이게 되는 셈이다.

우리 측 대표는 WTO 한일 수산물 분쟁 상소기구 심리에서 최종 승소를 이끌어 낸 김승호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을 수석대표로 대표단을 꾸렸다.

그는 출국 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조치가 얼마나 황당한 것이고 어처구니가 없는 것인지 저희가 잘 설명을 하면 통상을 해본 사람이라면 쉽게 알아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장급 고위 관료가 WTO 일반이사회에 참석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번 회의에는 우리 정부의 요청에 따라 일본 수출규제 조치가 정식 의제로 상정되는 만큼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고위급 책임자가 나선 것이다.

일본 측 대표는 야마가미 신고(山上信吾) 외무성 경제국장이 참석한다. 경제국장은 우리나라의 실장급보다 직급이 낮다. 야마가미 국장은 이번 회의에서 얼마 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결과를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서 양자협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양국 간 긴밀히 공조를 해야 한다거나 협조가 필요하면 회의에 앞서 비공식 만남을 갖는 일도 있다"며 "이번에는 예정된 일정은 없고 그런 분위기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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