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날씨
  • 서울
    B
    27.2℃
    미세먼지 보통
  • 경기
    B
    26.3℃
    미세먼지 보통
  • 인천
    B
    28.1℃
    미세먼지 좋음
  • 광주
    B
    29.6℃
    미세먼지 보통
  • 대전
    B
    28.5℃
    미세먼지 보통
  • 대구
    B
    30.1℃
    미세먼지 보통
  • 울산
    B
    25.1℃
    미세먼지 좋음
  • 부산
    B
    26.4℃
    미세먼지 좋음
  • 강원
    B
    28.8℃
    미세먼지 좋음
  • 충북
    B
    27.2℃
    미세먼지 보통
  • 충남
    B
    28.5℃
    미세먼지 보통
  • 전북
    B
    29.3℃
    미세먼지 보통
  • 전남
    B
    28.3℃
    미세먼지 보통
  • 경북
    B
    30.1℃
    미세먼지 좋음
  • 경남
    B
    27.6℃
    미세먼지 보통
  • 제주
    B
    22.4℃
    미세먼지 보통
  • 세종
    B
    27.4℃
    미세먼지 보통
최종편집 2020-06-05 17:35 (금)
[그림으로 보는 차 문화(28)] 조선 유숙의 '벽오사소집도(碧梧社小集圖)'
[그림으로 보는 차 문화(28)] 조선 유숙의 '벽오사소집도(碧梧社小集圖)'
  • 함은혜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연구원
  • 승인 2020.01.18 07: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항문인들의 아름다운 모임
'벽오사소집도' 유숙作, 1861, 지본담채, 14.9X21.3cm, 서울대박물관.
'벽오사소집도' 유숙作, 1861, 지본담채, 14.9X21.3cm, 서울대박물관.

【뉴스퀘스트=함은혜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연구원】 문인사대부들의 모임처럼 중인 계층들도 모임을 가졌다.

그들도 울창한 소나무나 대나무 숲에 모여서 시·서·화를 함께 즐겼다. 그 모임 속에 차가 있었고, 또한 중요했다.

대나무와 괴석에 둘러싸인 곳에서 다섯 명의 노인과 또 한 명의 고사(高士)가 모여 앉아 시회를 즐기는 듯 보인다.

또 한쪽에선 오른쪽 무릎을 세우고 앉아서, 풍로를 바라보며 찻물을 열심히 끓이고 있는 다동이 있다.

이 작품이 바로 <벽오사소집도(碧梧社小集圖)>이다.

이 작품 속의 인물들은 19세기의 중심세력이자 여항문인(閭巷文人)으로도 불리는 중인 계층이다. 또한 중인은 새로운 문화 계층으로 성장하여 19세기를 적극적으로 이끌어 나갔다. 유숙(劉淑, 1827~1873)은 서화를 즐기던 그러한 대표적인 중인들 중 한 명이었다.

이 <벽오사소집도>는 19세기의 대표적인 중인 모임인 ‘벽오사(碧梧社)’의 소모임을 유숙이 그린 것이다.

벽오사는 1847년 4월에 유최진(柳最鎭, 1791~1869)을 중심으로 결성된 사회·경제적으로 안정된 여항문인들의 시사모임이다.

이 ‘벽오사’는 시냇가에 위치한 유최진의 집 우물가에 늙은 벽오동이 있었던 것에서 유래되었다.

이기복(李基福, 1783-1863), 조희룡(趙熙龍, 1780~1866), 정지윤(鄭芝潤, 1808~1858), 전기(田琦, 1825~1854), 유재소(劉在韶, 1839~1911), 유숙, 오창렬(吳昌烈), 나기(羅岐), 유학영(柳學永), 유상(柳湘) 등이 구성원이다.

이들은 시·서·화를 논하는 문학의 교유를 모임 결성의 근거로 제시하며 “고인(古人)의 결사(結社)에 그 뜻을 둔다.”고 밝혔다.

백낙천(白樂天)의 구로회(九老會)나 왕희지(王羲之)의 난정수계(蘭亭修稧) 등 중국의 유명한 사대부들의 시회(詩會)를 추구하였고, 그 중에서도 북송대(北宋代)의 소동파(蘇東坡)를 가장 이상적인 모델로 삼았다.

그들은 중인이라는 신분에 대한 사회적 한계를 문화적 측면으로 해소하며 극복하였던 것이다.

벽오사 모임의 중심인물인 유최진이 「벽오사약(碧梧社約)」을 통해서 밝힌 세부내규들을 살펴보자.

“하나, 사시 중에 한가한 날을 택하여 모이도록 하되, 의외의 사고가 없는 한 서로 외롭지 않게 한다. 하나, 음식은 나물반찬을 넘지 않게 하고, 술은 세 순배 이상 하지 않도록 하며 안주도 두세 가지를 넘지 않도록 하되, 차(茶)는 마음껏 마시도록 한다. 하나, 뜻에 따라 책을 읽고, 흥이 나면 시를 읊되 제한을 둘 필요는 없다. 인연이 되면 모임을 갖고 언제까지라도 싫증이 나지 않도록 한다. 자주 모일 수 있기를 바라되 예동(禮動)의 뜻으로서 한다.”

“一. 揀四時暇日約會, 殊少謂外之事故, 必勿相孤. 一. 飯無過蔬菜, 酒無過三巡, 肴無過兩三味, 茶無算. 一. 隨意讀書, 隨興詠詩, 不必爲限, 隨綠作會, 不厭留連, 庶追會數, 禮動之意.” 柳最鎭, 『病吟詩艸』卷2(整未集), 「碧梧社約」

이 내용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나물반찬, 술, 안주는 제약을 두었지만, 차는 그러한 제약을 두지 않고 마음껏 마신다[飯無過蔬菜, 酒無過三巡, 肴無過兩三味, 茶無算]고 한 점이다.

차를 마시는 것에 있어서 관대하였던 것은 벽오사 구성원들의 차에 대한 애호가 남달랐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음은 19세기 대표적인 여항문인이자 벽오사의 또 다른 구성원인 조희룡의 언급을 살펴보자.

“차 달이는 연기와 향 피어오르는 곳, 대숲 언덕과 고아한 매화나무 사이에서 시를 논하고 그림을 품평할 즈음, 매화가 아직 피지 않았다면 매화 그림으로 그것을 대신한다.”

“茶煙香篆之外, 竹塢古梅之間, 論詩品畵之際, 梅則未也, 以畵梅當之.” 趙熙龍, 『漢瓦軒題畵雜存』 92

조희룡은 차와 향, 그리고 대나무와 매화나무에 둘러싸여 시·서·화를 감상하고 있다.

그가 일상에서 구현한 이와 같은 정취는 세속에서 벗어난 은자(隱者)의 상태였으며, 조희룡과 그 외 벽오사 구성원들을 포함한 모든 여항문인들이 지향하는 바였다. 그들의 모임의 격조를 높이는데 차는 중요했던 것 같다.

이 <벽오사소집도>는 『오로회첩(五老會帖)』에 실려 있다. 『오로회첩』은 벽오사의 원로 다섯 명이 모여 친분을 도모한 회집(會集)의 창작물이다.

1861년 정월 대보름날, 유최진의 집에서 다섯 원로들이 지었던 시, 문장, 그리고 유숙이 그렸던 아회장면을 8년 뒤인 1869년에 첩으로 엮은 것이다.

이 회첩은 모임의 규칙, 참석자의 인적사항, 참석자가 제작한 시, 모임장면의 기록화를 편집한 작품이다.

‘오로회(五老會)’는 벽오사 내의 소모임이다. 구성원은 이기복, 김익용, 조희룡, 유최진, 이팔원으로, 벽오사의 주요 구성원들이기도 했다. 이 모임에 대한 내용은 이기복의 「벽오사오로회도병서(碧梧社五老會圖幷序)」에 잘 나타나 있다.

“문로공과 네 노인의 고사(故事)를 근원으로 하여, 옛 벗들이 벽오사에 모인 일로 증명한다. 종일토록 즐거움을 누리면서 난정회(藺亭會)에서 제 각기 시를 짓고 운을 쓴 예를 따랐다. 혜산 유숙에게 작은 첩으로 그려줄 것을 요구하였다. 해는 성풍(成豊) 11년 신유(辛酉)의 상원일이다.”

“用文潞公四老會故事, 證源舊雨集碧梧社, 鎭日權暢, 仿藺亭會, 各自詩自韻之例, 邀蕙山劉淑繪之小幀, 歲在咸豊十一年世在辛酉之上元也.” 李基福, 『五老會帖』 21 「碧梧社五老會圖幷詩」

유숙이 이들의 모임 장면을 그린 〈벽오사소집도〉에는 대나무와 괴석에 둘러싸인 곳에 모여 다섯 명의 노인과 유최진의 아들 유학영, 그리고 부채를 들고서 찻물을 끓이고 있는 다동이 그려졌다.

각 인물들이 간략한 필선으로 묘사되어 전형적인 고사(高士)의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화면 속 인물들은 실존인물들이지만, 당시 조선시대의 실제 복장이 아닌 고전적 복장으로 그려져서 중국 고사의 모습이 연상된다.

윗글에서 밝혔듯이, 이렇게 묘사한 것은 이 모임을 유명 고사(故事)의 아회를 모범으로 삼아 그들과 동등하게 인식하고 있었던 것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즉, 모임의 참석자들을 그들이 추구한 이상적인 인물들로 묘사함으로써 오로회의 정체성을 강조한 것이다.

벽오사 모임이 이루어진 1840년대는 조선시대의 차 문화 중흥기로 알려져 있다. 특히 서울·경기지역에 거주하는 지식인들 사이에서 차에 대한 관심과 애호가 높아졌던 시기이다.

차를 준비하는 장면을 그린 점은 세속에서 벗어나 은일지사의 고요한 삶을 지향하고, 차에 대한 관심과 애호가 있었던 벽오사 모임의 특징을 나타낸 것이다. 그들에게 차는 고아한 삶을 사는 은일지사들과 함께하는 필수적인 요소로 인식되었던 것 같다.

이때 찻물 끓이는 다동은 두 가지로 해석이 가능하다. 먼저, 실존 인물들과 모임을 제재로 삼았다는 점에서 실제 차를 즐기던 모습을 묘사한 것일 수도 있다.

‘벽오사의 오로회’라는 모임을 근거로 그려졌기 때문에, 오로회에 참여했던 실존 인물들과 그 당시 행해진 탕법을 살펴볼 수 있다.

두 번째, <벽오사소집도>의 제작 의도로 보았을 때 작가 유숙이 모임의 특성을 회화 작품으로 재해석하면서 선택적으로 차용하였을 가능성도 있다. 풍로와 탕관, 그 앞에 앉은 다동이 작품 속 모임과 인물들의 성격을 드러내기 위한 상징적 도상인 것이다.

그러므로 이 작품은 19세기 한국의 차 문화사를 연구하는데 중요하다. 초의선사(草衣禪師, 1786~1866)의 <동다송(東茶頌)>이 저술된 1837년 이후에 차가 실제로 어떤 계층에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해서 그 연구가치가 높다.

이 벽오사 시회에 참여했던 오창렬, 조희룡, 전기는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 1786~1856)를 중심으로 초의선사와 밀접한 교유가 있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아마도 그들은 차에 대한 인식이 특히 깊었을 것이다.

여항문인들의 모임에서 차를 마셨다는 점으로 보아 차에 대한 사회적 저변이 그들 사이에 어느 정도 확산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함은혜 연구원

이렇게 역사 속의 여러 모임들 속에서 차가 필수적이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차가 있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의 문학적인 교류가 더 아름답게 보였던 것은 아닐까.

고요하고도 아취있는 삶을 추구했던 여항문인들이 차를 애호했듯이 현대 우리들의 크고 작은 모임에서 차가 주는 매력을 직접 느껴보자.

번역 참고문헌

손정희, 「19세기 碧梧社 同人들의 繪畵世界」, 『미술사연구』 권17(미술사연구회, 2003)

조희룡 著, 실사학사 고전문학연구회 譯註, 『趙熙龍全集3 : 漢瓦軒題畵雜存』 (한길아트, 1999)

송희경, 「19세기 碧梧社의 雅會帖 : 서울대학교 박물관 소장 『五老會帖』에 관한 연구」, 『서울학연구』 제21호(서울시립대학교 서울학연구소, 2003)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