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도의 내수부진에 대출창구로...작년 4분기 서비스업대출 역대 최대폭 증가

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이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 3일 한 시민이 서울 명동에서 임시휴업 안내가 붙은 음식점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이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 3일 한 시민이 서울 명동에서 임시휴업 안내가 붙은 음식점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강영민 기자】 음식점이나 도·소매업 등 자영업자들이 '빚'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지난해 4분기 자영업자들이 몰린 서비스업에서 대출이 역대 최대 폭으로 늘었는데, 내수 부진에 이들이 대출창구에 몰린 셈이다.

특히 이번 조사는 지난해 4분기의 결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소비가 꽁꽁 얼어붙은 올해 1분기에는 영세 자영업자들의 줄도산마저 우려된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19년 4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서비스업 대출 잔액은 741조9000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22조7000억원(9.6%) 늘었다.

증가 규모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8년 이후 가장 큰 수치이며, 증가율도 2009년 1분기(11.1%) 이후 가장 높았다.

산업 대출이란 자영업자, 기업, 공공기관, 정부가 시중은행이나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 예금을 취급하는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을 말한다.

서비스업에는 음식·숙박업, 도·소매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이 많은 만큼 극도의 내수 부진에 이들이 대출창구로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은 이들 업종에 신규로 뛰어든 사람들이 많아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작년 4분기에 도소매·음식·숙박업종에서 새로 생긴 법인 수는 6738개로 3분기(6172개)보다 566개 더 많았다.

2019년 4분기 산업별 대출금 증가 추이. [자료=한국은행]
2019년 4분기 산업별 대출금 증가 추이. [자료=한국은행]

서비스업 대출을 은행 업권별로 보면 예금은행 대출은 12조7000억원 늘었고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 대출도 10조원 늘었다.

제2금융권에서 빚을 진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는 만큼 이들의 대출이 부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은은 지난해 12월 말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전체 자영업자 대출 건전성은 대체로 양호하나 저소득 자영업자의 경우 업황 부진을 견뎌낼 여력이 부족해 경기둔화 시 대출 건전성이 빠르게 나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제조업 대출은 기업들이 연말 재무비율 관리에 들어간 탓에 1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치면서 대출 잔액은 357조1000억원을 나타냈다.

인건비, 자료비 등 사업장을 운영하는 데 쓰이는 운전자금 대출이 4분기에 1조1000억원 감소했지만 설비투자와 관련이 높은 시설자금 대출은 1조2000억원 늘어났다.

건설업 대출 잔액은 1000억원 줄어든 42조7000억원이었다.

제조업, 서비스업, 건설업, 기타 업종을 모두 합친 전 산업 대출잔액은 작년 말 기준으로 1207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4조1000억원 불어났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은 7.7%로 서비스업 대출이 급증한 2009년 2분기 9.6% 이후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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