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금통위에선 0.75% 금리 동결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0년 4월 통화정책방향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한국은행 제공]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0년 4월 통화정책방향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한국은행 제공]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9일 통화정책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0.75%로 동결했다.

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0%대까지 내려온 만큼 당분간은 금리 정책의 여력을 아끼며 시장의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한은 금통위는 지난달 16일 임시 회의를 열어 금리를 종전 1.25%에서 0.50%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단행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미 연준(Fed)이 기준금리를 0%로 내리는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적극적 대응에 나선 가운데 한은도 금리를 크게 내리며 위기 대응에 나섰던 것이다.

한은은 또 지난달 26일에는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방식을 통해 무제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시중에 무제한 돈을 푸는 '한국형 양적완화(QE)'라고 평가했다.

채권시장안정펀드 등 금융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긴급 유동성 대책도 본격 가동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날 금통위의 결정은 시장의 예상과도 일치한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관련 종사자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9%가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리 인하를 예상한 응답은 11%였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금리를 이미 내린 터라 이달 초 금리를 또 내리거나 추가 유동성 대책을 내놓기에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위원 4명의 교체 전 마지막 금통위라는 점도 동결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승범, 신인석, 이일형, 조동철 위원 등 위원 4명은 이달 20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연내 기준금리가 0.50%까지 한 차례 더 내려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출을 비롯한 대외부문의 부정적 여파가 전달될 경우 한 차례 정도는 추가 인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라는 전례 없는 위기가 실물경제 지표로 가시화되면, 한은이 추가적인 금리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또 시장에서는 앞으로 한은이 신용확대 등 유동성 공급과 관련한 추가 조치를 내놓을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부와 한은의 긴급 유동성 대책에도 불구하고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시장을 중심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일 "금융 상황이 악화할 경우에는 회사채 시장 안정을 위해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해 대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증권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에 직접 대출을 해주는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시사한 부분이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향후 성장세와 자금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기준금리를 한 차례 추가 인하한 뒤 국채를 대량으로 매입하는 양적완화를 실시하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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