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찬 전 KB금융사장 내정설에 내외부 반발...대표 선정 방식도 문제

홈앤쇼핑 상암동 사옥 전경. [사진=홈앤쇼핑]
홈앤쇼핑 상암동 사옥 전경. [사진=홈앤쇼핑]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중소기업 제품 판로 확대를 목적으로 지난 2011년 출범한 홈앤쇼핑이 이달중 새 대표이사를 선임할 예정인 가운데 김옥찬 전 KB금융지주 사장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면서 중기업계와 홈앤쇼핑 내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신입사원 부정 채용과 사회공헌 기부금 유용 등을 책임지고 물러난 전 대표에 이어 어수선한 회사 내부를 정리하고 경영정상화의 임무를 책임져야할 대표인 만큼 유통과 홈쇼핑을 잘 아는 인물이 와야 하는데 김옥찬 전 사장은 그런 인물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13일 홈앤쇼핑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주주사들로부터 추천받은 대표이사 후보자들에 대한 서류전형과 면접 심사를 마쳤다"며 "최종적으로 언론계 출신의 현직 농협중앙회 계열 이사와 전 KB금융지주 사장 출신 등 2명으로 후보를 압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새 대표가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금융계를 중심으로 '김옥찬 전 사장이 유력하다, 내정됐다'는 등의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중기업계는 "김(옥찬) 전 사장의 (새 대표로 확정되기 위한) 언론플레이가 아니냐", "실제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의 추천을 받은 인물이 유력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중기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홈앤쇼핑에는 홈쇼핑을 잘 아는 유통전문가가 아무도 없다"며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전무는 중기중앙회 출신이며 감사 또한 금융권 인사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 대표마저 유통업과는 거리가 먼데다 김기문 회장이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 김 전 사장이 온다면 홈앤쇼핑은 모두 김 회장 라인으로 채워지는 셈이다"라고 귀뜸했다.

게다가 김옥찬 전 사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KB금융지주 사장을 지낸 인물로 여러 구설수에 오른 전력도 있다.

김 전 사장은 2014년 10월 당시 KB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경합을 벌였는데, 갑자기 경쟁을 포기한 뒤 금융당국 영향력 하에 있는 SGI서울보증보험 사장으로 선임됐다.

당시 서울보증보험 노조에서는 보증 업무를 전혀 모르는 김 후보가 십수명의 보증분야 전문가들이 있었음에도 사전 내정 형식으로 선임되자 강력 반발하면서 출근저지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김옥찬 전 사장은 보증보험 사장에 부임한지 불과 1년 만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부름을 받고 다시 KB금융지주 사장으로 복귀했다. 

이에 서울보증보험은 논란 끝에 부임한 대표이사가 중도 하차하면서 또 다시 후임 대표를 뽑아야 했다. 

홈앤쇼핑은 지난 2012년 1월 TV홈쇼핑 채널로 송출을 시작하면서 홈쇼핑업체 7개사 가운데 매출, 순익 등 규모 면에서 업계 6위권으로 뒤쳐져 있다. 

이는 8년 밖에 안된 홈앤쇼핑의 전직 대표이사 3인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사임하는 등 비정상적 경영 상황이 지속되어 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홈앤쇼핑은 상당한 공익성을 띄고 출범한 회사다. 주주들을 보면 1대주주 중소기업중앙회가 33%, 농협중앙회가 20%,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중소기업유통센터가 15%, IBK기업은행이 10% 등이다.

이에 취급 상품에 대한 수수료 역시 민간 홈쇼핑업체들에 비해 절반 수준이며, 프로그램 편성도 의무적으로 중기제품을 80% 이상 방송해야 하는 등 제약이 많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수익을 내려면 유통과 방송, 마케팅 등을 잘아는 인물이 대표로 선임되어야 한다는 게 홈앤쇼핑 내부와 관련 업계의 바람이다. 

홈앤쇼핑을 잘 아는 중기업계 관계자는 "중기중앙회의 김옥찬 전 사장 추천은 청와대 고위직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며 "이런 소문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공개응모 방식을 도입하는 등 대표 추천 방식을 투명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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