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5%에서 0.50%로…'앞뒤 가릴 시간 없다' 위기감 반영

한국은행은 2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5월 기준금리를 기존 0.75%에서 0.50%로 0.2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은 2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5월 기준금리를 기존 0.75%에서 0.50%로 0.2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최인호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8일 기준금리를 0.75%에서 0.50%로 전격 인하했다.

한은이 이날 전혀 주저함이 없이 금리를 인하한 배경은 코로나19사태로 인해 경기가 급격히 냉각된 상황에서 굳이 추가 인하 시기를 잴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최근 수출 급감, 마이너스 성장률 가능성, 0%에 근접한 물가 등 코로나 19 사태에 따른 경기 침체에 서둘러 대응하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이번에는 동결하고 연내에 추가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지난 3월 0.5%포인트 인하라는 '빅컷'(big cut·대폭 인하)을 단행, 사상 첫 0%대 기준금리 시대를 연 뒤 4월에는 동결을 선택했다.

빅컷의 효과를 두고 보자는 게 이유였지만 이후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하방 리스크가 더 커지자 다시 한번 선제적 조치에 나선 것이다.

이날 금통위를 앞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은 기준금리 인하와 동결을 두고 팽팽하게 갈렸다.

동결을 예상한 이들은 추가 인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이번 5월에는 '인하 카드'를 아낄 것으로 봤다.

반면 5월 인하 불가피론 입장에서는 코로나19로 각종 경제 지표가 망가진 마당에 당장 금리를 더 낮춰도 '이상할 게 없다'거나 '이런 상황에 굳이 인하 시기를 잴 필요가 있느냐'는 입장이었다.

결과적으로 이번 한은의 금리 인하 결정은 2개월 만에 다시 이뤄졌다.

한은이 이처럼 발빠르게 금리 인하에 나선 것은 우선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지표가 나빠졌기 때문이다.

4월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3% 감소한 369억2000만달러에 그쳤다.

이는 2016년 2월(359억3000만달러) 이후 4년 3개월 만에 가장 나쁜 수준이다.

수출 부진에 무역수지도 99개월 만에 처음 적자로 돌아섰다.

5월 들어서도 20일까지 수출 규모는 203억달러로 지난해 5월 같은 기간보다 20.3% 줄었다. 이 때문에 경제 성장률 자체도 뒷걸음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은의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4월 금통위 의사록에서도 그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금통위 의사록에서 볼 수 있듯이 당시 동결을 주장한 위원 중 다수가 향후 기준금리 인하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 임기를 시작한 신임 금통위원들도 경기 침체 위기 속에서 한은의 적극적인 역할을 다짐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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