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토리] 최성미 기자 = 29일 소설가 이외수씨가 혼외(婚外) 아들의 어머니가 제기한 “양육비 2억원을 주고, 아들을 호적에 올려달라”는 소송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게 사실이라면 법원 조정위원회의 합의안을 양쪽 모두 수용한 셈이다. 아들의 어머니는 “우리 측 요구가 모두 수용되지 않았지만, 일단 양육비를 받을 수 있게 됐고 아들에게 아버지를 찾아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 사건은 끝난 것일까. 물론 남의 가정사이기 때문에 ‘아름다운 마무리’로 바라봐도 될 듯 싶다. 그러나 이외수씨가 ‘공인 중의 공인’이라는 점에서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핵심은 그가 이번 사건에 대해 얼마나 진실되게 임했느냐는 것이다. 우리와 같은 일반적 사람이라면 법원의 합의안 도출로 모든 문제는 끝난다. 그러나 그는 팔로어 160만명을 거느린 이른바 ‘트위터 대통령’으로 한국사회에서 군림하고 있다. 그는 늘 진보적이었고, 진실 추구적이었다. 사회 문제의 모순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고, 그렇게 그는 ‘트위터 대통령’으로 우리 사회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위기에 처한 대중들에게 “진실을 이야기하라”고 거세게 코치했고, 대중은 이씨의 발언 한마디 한마디에 희노애락을 느꼈다.

그러나 자신이 벼랑 끝으로 내몰렸던 지난 3개월 동안 이씨가 보여준 모습은 이런 것과 정반대였다. 먼저 혼외 아들의 친모가 양육비 청구 소송을 내자, “일부 언론의 보도나 억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25년 전 대마초 혼숙(混宿)과 관련한 해명이 거짓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신문이 다시 새로운 소재를 발굴해 이외수 죽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불쾌감을 토로했다. 이달 16일 첫 재판이 끝난 뒤에는 “저쪽 변호사는 한마디도 못한 걸로 알고 있다. 처음부터 터무니없는 생떼였으니까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는 자신에 대한 방어적 글을 남겼다. 혼외 아들 관련 보도가 이어지자 “살인범에게도 공소시효가 있는데 이외수의 과거지사만은 공소시효가 없다”고 토로했다. 물론 그의 발언들이 모두 맞을 수도 있다. 억울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처법은 틀렸다. 그는 누리꾼과 팬들, 후배 작가 등이 “대중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할 때마다 이를 철저히 외면했다. “내가 왜 너희들의 말을 들어야 하느냐”는 식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이씨의 홈페이지에 한 팬이 올린 “한갓 미물도 제 새끼는 챙긴다”는 글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렸다.

모든 것은 이제 또다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장기화될 것으로 보였던 소송도 ‘자식과의 싸움’에서는 그럴 이유도 그럴 필요도 없었다. 부자간의 연은 천륜이기 때문일까. 그러나 그간 제기된 수많은 의혹들에 대해선 여전히 그는 침묵 중이다. 왜 내 사생활에 대해 간섭하느냐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도 앞으로 대중들의 사생활, 국가의 사생활, 민중의 사생활, 노동자들의 사생활, 기업의 사생활에 대해 함구해야 한다. 어떤 권력이든 책임이 뒤따른다. 언행은 일치해야 한다. 앞뒤가 맞지 않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대통령’이라고 부를 수 없다. 이외수씨는 지금이라도 해답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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