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등 같이 참여해 원금 떼일 걱정없게 구조 설계
우리자산, IRP 등 활용해 디지털뉴딜 투자 상품 제안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한국판 뉴딜' 사업 자금으로 활용하고, 넘치는 시중 유동성을 흡수해 국민들의 수익 증대에도 도움을 주기 위한 '뉴딜 펀드'가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원금은 물론 파격적인 세제 혜택으로 연 3% 이상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장해 퇴직금도 맡길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기본 골격이다.

더불어민주당 K-뉴딜위원회는 5일 한국거래소에서 정책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뉴딜 펀드 기본 구상안을 발표했다.

KT가 지난달 23일 차별화된 클라우드 역량을 바탕으로 한국형 디지털 뉴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목동에 구축된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에서 KT 직원들이 인프라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KT 제공/연합뉴스]
KT가 지난달 23일 차별화된 클라우드 역량을 바탕으로 한국형 디지털 뉴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목동에 구축된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에서 KT 직원들이 인프라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KT 제공/연합뉴스]

◇ 뉴딜사업 선순위대출에 투자 안전성 높여

국민참여형 뉴딜 펀드란 160조원 규모의 한국판 뉴딜 사업비의 일부를 민간에서 조달하는 방안의 하나로 추진되는 민간 펀드다.

정부는 2025년까지 그린 뉴딜, 디지털 뉴딜 등 한국판 뉴딜을 추진하기 위해 총 160조원 규모의 사업비를 투입할 예정이다. 이중 국비가 114조원 가량이고 나머지 46조원은 민간에서 조달한다.

뉴딜 펀드의 기본 구조는 민간 투자사업의 70~75%에 해당하는 선순위대출에 투자하는 것이다. 선순위대출 중 일부는 연기금, 퇴직연금 등 기관이 참여해 안전성을 높인다.

민간 투자사업의 15~20%에 해당하는 후순위대출은 펀드 등 재무적 투자자가 들어가고 출자금에 해당하는 나머지 15%는 전략적 투자자가 참여한다.

선순위대출에 투자하기 때문에 원금손실 우려가 거의 없다는 게 뉴딜위원회의 설명이다. 여기에 신용보증기금 등의 보증을 더하면 안전성을 더 보완할 수도 있다.

목표수익률은 국채 수익률 이상이다. 현재 국고채 3년물이 0.8%, 10년물이 1.3%임을 감안하면 연 1.5% 이상 수익률이 제시될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파격적인 세제혜택도 검토한다. 투자금 3억원 이하는 세율 5%를 적용하고 3억원 초과는 분리과세를 적용하는 방안이다. 현재 펀드의 배당소득은 14%(지방세 포함 15.4%) 세율로 과세하는 것을 감안하면 3분의1 수준으로 세금을 감면해주는 셈이다.

간담회에서 뉴딜 펀드 구상을 발표한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펀드의 안전성 확보 방안이나 수익률 제고, 세제 혜택 등은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K뉴딜위원회 뉴딜펀드 현장간담회장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K뉴딜위원회 뉴딜펀드 현장간담회장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우리자산운용, 퇴직연금으로 투자 상품 제안

민간에서는 우리자산운용이 뉴딜 펀드 아이디어로 2가지 상품을 제안했다.

데이터센터에 투자하는 '코로케이션(Co-location) 데이터센터 인프라펀드'와 5G(5세대 이동통신) 통신망 구축을 위한 '5G 통신3사 공동 네트워크 인프라펀드'다.

코로케이션 데이터센터 인프라펀드는 정부의 디지털 뉴딜 7대 과제 중 하나인 '데이터댐'(Data Dam) 추진을 위한 것이다. 데이터댐이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한 곳에 수집하는 기술이다. AI(인공지능), 자율주행, IoT(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기술의 기반이 된다.

인터넷서비스 사업자가 데이터댐 인프라를 구축해 이를 다른 사업자들이 사용(서버 외주) 하도록 하는 '코로케이션'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이 상품의 기본 구조다.

우리자산운용은 IRP(개인형 퇴직연금) 등 개인 자금을 공모 방식으로 모아 데이터센터 특별자산펀드를 조성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 펀드는 데이터센터 사업에 투자하는 SPC(특수목적법인)의 선순위채권에 투자한다. 데이터센터로부터 수익(임대료 등)이 발생하면 SPC가 이를 특별자산펀드에 배당하는 방식이다.

우리자산운용이 제시한 최소보장수익률은 연 3%다. 여기에 물가연동국고채권 등을 연동해 연 3% 이상의 수익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지방의 5G망에 투자하는 인프라펀드도 비슷한 방식이다.

공모로 모집한 자금을 SPC의 선순위채권에 투자하면, SPC는 사업에서 발생하는 이익의 일부를 배당한다.

이처럼 뉴딜 펀드는 선순위채권 투자, 신용보증, 최소수익률 보장, 세제혜택 등으로 시중의 풍부한 유동자금을 혁신산업으로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빠른 투자 회수를 위해 펀드를 거래소에 상장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최영권 우리자산운용 대표는 "장기 투자인 인프라펀드에는 강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며 "세제 지원 등을 통한 국민의 투자 수익 확대로 공모 펀드를 활성화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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