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덮친 코로나19에 ICT기업 등 '대응 매뉴얼' 가동...중소업체들은 '난감'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수도권을 중심으로한 코로나19 지역감염 재확산에 기업들이 '직원들의 건강 최우선'을 목표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학습효과를 경험한 기업들이 재택근무는 물론 대면활동을 최소화하고, 밀폐·밀집 장소 방문을 삼가하는 등 자체 방역 매뉴얼대로 체계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자사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예방 차원의 사전 조치에 나선 것이다.

국민 절반이 집중된 수도권에서 확진자가 크게 늘고 있다는 점에서 대구 신천지 사태 보다도 더 심각하다는게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의 의견이어서 기업들의 긴장감은 더욱 높다.

18일 오전 서울 성북구보건소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8일 오전 서울 성북구보건소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기업들 발빠르게 '코로나19 대응 매뉴얼' 가동

코로나19 지역감염이 재확산에 가장 먼저 발바르게 움직인 업종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17일부터 일주일간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SK텔레콤은 임직원에게 "8월 23일까지 일주일간 모든 구성원의 재택근무를 권장한다"고 공지했다.

회사 측은 임직원에게 "모임·약속 등 대면 활동을 수반하는 일정 전면 재조정과 재택근무 기간에 외출을 피하고 밀폐·밀집 장소 방문을 절대 삼가해 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불가피하게 업무 수행을 위해 출근할 경우 반드시 사전에 리더와 상의하라"며 "불가피한 출근 및 업무 이동 시에 다중 이용 대중교통 탑승을 지양하라"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이 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를 결정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올해 2월 25일~4월 5일, 5월 14∼24일 재택근무를 시행했다.

KT도 "18일부터 23일까지 서울·경기·인천·부산 지역 직원은 필수 근무 인력을 제외하고 재택근무를 시행한다"며 "그 외 지역 지원도 임산부, 건강 취약자, 육아 직원은 재택근무한다"고 공지했다.

KT 관계자는 "2월 순환 재택근무 조치를 시작으로 지역과 조직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재택 근무를 시행해왔다"면서 "20명 이상의 교육·회의 등 사내 단체활동과 불필요한 출장을 금지하고, 직원 동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주로 분당·판교에 위치해 있는 IT·게임 기업들도 재택근무를 결정했다.

카카오는 이달 14일부터 다시 무기한 원격근무에 돌입했다.

카카오 직원 중에 확진자는 없으나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코로나19 유행이 시작한 2월 말부터 원격근무 체제에 돌입했다가 지난달 7일 정상 출근 근무로 전환한 바 있다.

네이버는 지난주부터 일주일에 이틀만 회사로 출근하고 나머지 사흘은 원격근무하는 순환근무제를 시작했다.

이달 3일 순환근무에서 정상 출근 체제로 바뀐 지 2주 만에 다시 순환근무로 돌아갔다.

넥슨도 일주일에 사흘만 회사로 출근하고 이틀은 재택근무를 하는 '3+2' 근무 체제를 이날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넥슨은 일주일에 하루만 재택근무하는 '4+1' 근무를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다시 3+2 체제로 회귀했다.

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확산되고 있는 18일 오전 서울 구로구 지하철 1·2호선 신도림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걸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확산되고 있는 18일 오전 서울 구로구 지하철 1·2호선 신도림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걸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홈쇼핑업계·중기 업계도 재택근무 확산

이날 "롯데홈쇼핑도 코로나19 수도권 확산에 따라 생방송 인원, 긴급 업무 수행자를 제외한 전 직원 재택근무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는 17일 오후 전 직원에게 긴급 공지했으며 추후 사태가 진정돼 별도 공지가 있을때까지 유지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앞서 이날 CJ ENM 오쇼핑 부문 또한 생방송 진행을 위한 현장 필수인력을 제외한 전 직원 재택근무 전환을 결정했다.

오쇼핑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해 17일 오후 2시를 기해 방송 필수인력을 제외하고 전면 재택근무 체제로 돌입했다"고 밝혔다.

오쇼핑 또한 재택근무 유지 기한은 정해지지 않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대응이 1단계로 다시 내려가거나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한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오쇼핑 관계자는 "지난 2월부터 재택근무를 시행한 바 있고 이미 원격근무를 위한 시스템을 구비해왔기 때문에 업무 공백 등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고객 대면업무와 현장근무의 비중이 높은 유통 업계 등은 '근무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그만큼 차질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각 업체는 언택트 시스템을 빠르게 구축해 재택근무 확대에 따른 업무 차질 최소화에 나서는 한편, 코로나19 확산세를 예의주시하면서 재택근무 확대 등 근무체제 전환에 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세가 한층 더 심각해져 사회적 거리두기 '대응 3단계'까지 간다면 불가피하게 재택근무 전면 전환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집에서 재택근무를 차질 없이 할 수 있도록 원격근무·화상회의 시스템을 완비했고, 재택근무가 여의치 않은 직원들을 위해 권역별 거점 매장을 선별하는 등 업무 공백이 없도록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 업체들도 비상이다.

'언택트' 근무체제 기반을 이미 갖춰놓은 대기업들과는 달리 원격 재택근무 시스템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중소 업체들도 일단 재택근무를 결정하고,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직원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한 중소 IT기업 대표는 "회사 근처에 확진자 동선과 겹치는 곳이 많아 일단 재택근무를 결정했다"며 "임직원들에게 모임이나 집단행사 참여 자제 지침을 공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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