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효과 영향력 발휘 시작' 단정은 아직 일러
강남 등 고가아파트 중심 가격 상승폭 하향추세
세종 집값·전셋값은 여전히 고공 행진중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 매맷값와 전세값 상승세가 모두 한풀 꺾였다.

일부에선 정부가 잇따라 내놓은 대책이 드디어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지만, 해당 조사 기간이 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거세게 확산한 시기여서 정책 효과가 확연히 나타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27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8월 넷째주(24일 기준) 서울의 주간 아파트값이 0.01% 상승해 지난주(0.02%)보다 상승폭이 0.01%포인트 줄었다.

12주 연속 상승한 것이지만, 상승폭은 지난달 이후부터 매주 완만해지고 있다.

서울 송파구 부동산중개업소의 비어있는 매물 정보란에 한 아파트 단지가 비쳐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부동산중개업소의 비어있는 매물 정보란에 한 아파트 단지가 비쳐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 강남 고가아파트 매수세는 확연하게 꺾여

7월 1주 0.11%를 기록했던 아파트값 상승률은 이후 0.09%(7월2주), 0.06%(7월3주), 0.04%(7월4주·8월1주), 0.02%(8월2·3주)에 이어 이번주 0.01%로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한국감정원은 "보유세 등을 강화한 부동산 3법 시행과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영향 등으로 거래가 감소하며 상승세가 둔화하고, 일부 고가 단지에서 급매물이 출현해 상승폭이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강남4구는 정부 대책에 따른 보유세 부담과 가격 상승 피로감 등으로 매수세가 크게 꺾인 것으로 보이다는 게 감정원의 설명이다.

서초·송파구는 3주 연속 보합(0.00%)을, 강남구와 강동구는 3주 연속 0.01% 상승에 머물렀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9㎡의 경우 지난 18일 24억4000만원(18층)에 실거래 신고가 이뤄졌다. 이 아파트는 지난달 8일 28억5000만원(25층)에 최고가로 거래된 뒤 지난달 13일 28억원(9층)에 매매됐는데, 한달여만에 값이 3억6000만~4억1000만원 떨어진 것이다.

은평구·중랑구(0.03%)를 제외한 나머지 서울 지역은 모두 0.01∼0.02% 상승에 그쳤다. 지난주보다 상승률이 높아진 구는 서울에 한 곳도 없었다.

경기도 아파트값도 지난주 0.23% 상승에서 이번주 0.22% 상승으로 오름폭이 소폭 둔화했다.

광명시(0.29%→0.28%), 구리시(0.40%→0.26%), 고양 덕양구(0.28%→0.24%), 남양주시(0.27%→0.21%) 등 대부분 지역에서 상승폭이 떨어졌다.

안산시(-0.01%)는 부동산 대책 영향 등으로 수요가 감소하고 급매물이 나오면서 지난주(-0.03%)에 이어 하락했다.

인천은 지난주(0.03%)와 같은 상승률을 유지했다.

인천 미추홀구(0.11%), 부평구(0.08%), 연수구(0.04%) 등은 아파트값이 올랐고, 남동구(-0.07%)는 3주 연속 하락을 기록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남구 은마아파트를 비롯한 아파트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남구 은마아파트를 비롯한 아파트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 전셋값 오름폭도 둔화...강남4구는 여전히 높아

서울·경기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도 둔화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이번주 0.11% 올라 61주 연속 상승했지만, 지난주(0.12%)와 비교하면 상승폭이 소폭 줄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새 임대차법 시행과 거주요건 강화 등 영향으로 전세는 매물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역세권이나 교육환경이 양호한 지역 위주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동구(0.18%)가 지난주(0.19%)에 이어 서울에서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서초구(0.17%→0.16%), 송파구(0.16% 보합), 강남구(0.17%→0.15%) 등 강남 4구의 전셋값 강세가 계속됐다.

마포구(0.15% 보합), 은평구(0.13% 보합), 용산구(0.12%→0.10%), 중랑구(0.11%→0.10%) 등이 0.10% 넘게 올랐고, 동작구(0.09% 보합), 성동구(0.13%→0.09%) 동대문구(0.09% 보합) 등의 오름폭도 상대적으로 컸다.

다만 서울에서 지난주와 비교해 전셋값 상승률이 커진 곳은 없었다.

경기도 아파트 전셋값도 지난주 0.23% 상승에서 이번주 0.22% 상승으로 강보합세로 돌아섰다. 수원 권선구(0.65%→0.62%), 용인 기흥구(0.55%→0.50%), 광명시(0.46%→0.49%) 등의 상승률이 높았다.

인천의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지난주 0.05%에서 이번주 0.06%로 커졌다.

인천 중구(0.11%→0.41%)는 영종도 신도심의 전세 매물이 소진된 영향으로, 연수구(0.03%→0.15%)와 미추홀구(-0.06%→0.10%)는 주거환경이 양호한 지역 위주로 올랐다.

세종시청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가 유리에 비치며 흐릿하게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종시청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가 유리에 비치며 흐릿하게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세종·대전 등 집값·전셋값은 고공 행진중

행정수도 이슈가 살아있는 세종시의 아파트값은 0.66% 올라 지난주(1.59%)보다 상승폭을 줄었다. 그러나 전셋값은 1.46% 상승하며 지난주(1.39%)보다 오름폭을 키웠다.

대전시는 지난주 0.27%에서 이번주 0.32%로 아파트값 상승폭이 커졌다.

대전 유성구(0.39%→0.64%)는 세종시와 인접한 지역 중심으로, 대덕구(0.47%→0.39%)는 교통·개발 호재 영향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동구(0.13%→0.29%)는 일부 대단지 위주로 각각 상승하며 지난주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대전시 아파트 전셋값도 0.36%에서 0.37%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유성구(0.56%→0.62%), 서구(0.30%→0.39%), 대덕구(0.46%→0.37%) 등의 순으로 올랐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아파트 매맷값 상승이 계속되고 있지만 상승폭은 둔화하는 등 전반적인 분위기는 지난달과 달라졌다"며 "각종 규제로 투자수요는 줄어든 상황에서 실수요자들이 올라간 호가를 얼마나 받아줄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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