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토리] 지난 29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가 MBC 차기 사장으로 구영회 전 MBC 미술센터 사장, 김종국 대전 MBC 사장, 안광한 부사장, 최명길 유럽지사장 등 최종 4명으로 압축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김재철 체제에 부역했던 인물이 포함돼 있어 ‘제2의 김재철 체제’를 구축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4명의 후보 가운데 안광한 부사장은 MBC를 망가뜨린 ‘김재철의 아바타’로 역할하며 정권의 방송장악에 앞장섰던 인물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사장 대행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MBC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오히려 ‘국민이 버린 김재철 체제’를 유지·온존시키는데 앞장서면서 MBC정상화에 최대 장애물로 역할했던 인물이다.

또한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인물 가운데 김종국 대전 MBC사장도 진주 MBC 사장 시절 김재철의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지역 통폐합의 선봉대 역할을 하여 악명을 떨친 ‘김재철의 사람’으로 분류되고 있다. 혹시라도 ‘제2의 김재철’ 또는 ‘김재철의 사람’으로 분류되는 부적절한 인물이 MBC사장으로 선임된다면, MBC가 또다시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질 것은 자명하다. 그동안 국민은 공영방송 MBC가 ‘낙하산 사장’ 김재철 체제 하에서 얼마나 망가졌는지 목격했다. 김재철씨가 퇴출당한 이후, MBC정상화를 염원하는 국민의 기대가 큰 만큼 차기 사장 선임 기준은 ‘누가 MBC정상화를 제대로 추진할 수 있는지’가 핵심적인 기준이 되어야 한다.

거듭 밝히지만, MBC 차기 사장은 무엇보다 김재철 체제의 유산을 청산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 여론다양성을 구현하고, 무너진 제작·편성의 자율성을 확립하는 것과 함께 공영방송 사수를 외치며 파업하다 해고·징계 받은 노조원들의 복직과 원상회복 등 MBC를 명실상부한 국민의 방송으로 되돌릴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제2의 김재철’로는 이같은 과제를 해결하고 ‘MBC정상화’를 이룰 수 없음이 분명하다. 방문진은 이를 명심하고 투명하고 공개적인 절차를 통해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조건의 MBC 사장을 선임해야 한다. MBC가 공영방송으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 방문진이 지닌 본연의 책무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보도에 따르면 여당측 방문진 이사들은 수적 우세를 앞세워 또다시 김재철의 아바타를 MBC사장으로 선임하려고 하는데, 김재철보다는 ‘김재철 이후’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언론인들을 제물 삼아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나면 거대 지상파이자 명색이 공영방송인 MBC는 잘 굴러갈 것인가. 전혀 아니다. MBC의 파행에는 김재철의 책임이 크다. 분명한 것은 김재철의 아바타가 들어올 경우, 공영방송의 미래가 암담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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