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지난해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74만1408개)들은 성장성, 수익성 및 안정성 측면에서 모두 전년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린 기업 세 곳 가운데 한 곳은 이자도 못 갚을 정도로 경영난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이런 '한계기업', '좀비기업'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21일 이같은 내용의 '2019년 기업경영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 비금융 영리법인기업 74만1408개(제조업 15만9328개·비제조업 58만2080개)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평균 0.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 2018년 매출증가율은 4%였지만 지난해에는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특히 반도체와 휴대전화 등의 수출 부진, 화학제품 가격 하락 탓에 전자·영상·통신장비와 화학제품 업종의 매출은 각 8.1%, 5.2% 감소했다.

성장성뿐 아니라 수익성도 나빠졌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5.6%에서 4.2%로, 매출액 대비 세전 순이익률도 5.3%에서 3.7%로 떨어졌다.

영업이익률은 2014년(3.96%) 이후 5년 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수익성 하락은 제조업에서 더 뚜렷했다.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의 영업이익률이 1년 사이 18.2%에서 5.6%로 급락했고, 이 영향으로 전체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이 7.3%에서 4.4%로 떨어졌다.

이에 비해 비제조업의 영업이익률 하락 폭은 0.3%포인트(4.3→4.0%)로 크지 않았다.

돈을 빌린 기업 38만4877개 중 36.6%는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100% 미만이었다. 한해 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한 기업의 비중이 37%라는 뜻이다.

2018년(35.2%)보다 늘었을 뿐 아니라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9년 이후 가장 높다.

2019년말 기준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의 평균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율은 각 115.7%, 29.5%로 2018년 말(111.1%, 28.8%)보다 높아졌다.

문제는 이처럼 지난해 좋지 않았던 국내 기업들의 성적표가 올해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달 한은은 '금융안정상황' 자료에서 올해 코로나19 충격으로 한계기업이 지난해보다 급증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외부감사 대상 기업(외감기업)만을 대상으로 할 경우 이자보상배율이 100%에 못 미치는 기업의 비중이 지난해 14.8%에서 올해 21.4%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외감기업 5곳 가운데 1곳의 수익성이 이자도 못 낼 정도로 나빠진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