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블루웨이브' 무산에 빅테크업종 급등
국내 증시도 외국인 '사자'에 상승세 출발
정부 "미 대선리스크 국내 금융시장에 선반영"

11·3 미국 대선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왼쪽) 전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대통령이 각각 주먹을 쥐고 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11·3 미국 대선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왼쪽) 전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대통령이 각각 주먹을 쥐고 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미국 대선 결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지면서 뉴욕증시가 급등했다.

민주당이 대통령과 상·하원을 모두 휩쓰는 '블루웨이브'(민주당 상징색인 파랑 물결)는 무산돼 규제강화 가능성이 낮아진 덕분에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도 미 대선이 끝나면서 '불확실성 완화'가 호재로 작용해 5일 오전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며 아시아·신흥국 증시가 좋아지리라는 전망과 함께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거센 모습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개표중단 소송을 제기한 점은 부담이다.

◇ 뉴욕 증시 일제히 상승...바이든 반겨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67.63포인트(1.34%) 오른 2만7847.66에 거래를 마쳤다. S&P(스탠다드앤푸어스)500 지수는 74.28포인트(2.20%) 상승한 3443.44를 기록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430.21포인트(3.85%) 뛴 1만1590.78으로 마감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는 4% 이상 올랐고 페이스북은 8% 넘게 급등하는 등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했다.

전날부터 엎치락 뒤치락했던 미국 대통령은 바이든으로 가닥이 잡혔다.

다만 공화당이 상원의 과반 의석을 지키면서 블루웨이브는 현실화되지 못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이벤트 종료에 더 안도하는 모습"이라며 "블루웨이브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규제 이슈가 부각되던 대형 기술주들이 먼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거 결과에 따른 증시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지만, 중장기 관점에서 정책 불확실성 해소는 분명한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원을 공화당이 과반수를 차지하면서 기존 주도주가 달라질 우려는 완화됐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번 대선 결과가 주식시장 방향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공화당 우위의 상원이 바이든 대통령 및 민주당의 규제 법안이 통과되는 것을 막아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불복해 소송을 준비하겠다고 밝힌 점은 증시에 부담을 줄 전망이다.

미국 대선일인 3일(현지시간) 투표가 마감된 플로리다주의 팜비치 카운티 선거사무소에서 개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팜비치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대선일인 3일(현지시간) 투표가 마감된 플로리다주의 팜비치 카운티 선거사무소에서 개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팜비치 로이터/연합뉴스]

◇ 국내증시 영향은

미국 대선이라는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주춤하던 국내 증시도 선거 불확실성에 대한 해소 기대감을 반영하듯 이날 오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대선 불확실성 해소로 간밤의 미국 증시 분위기가 좋았던 것도 국내 증시의 상승세에 한몫한다는 분석이다.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거세다.

외국인은 오전 9시35분 기준 1941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기관도 374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2346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코스닥에서도 외국인이 시장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외국인은 9시30분 기준 코스닥에서 667억원을 순매수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강세가 대선 불확실성 해소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대통령이 누가 될지, 의회 구성이 어떻게 될지는 명확히 결정된 바 없지만 대선이라는 큰 이벤트가 종료했다는 것만으로 불확실성이 크게 해소됐다는 것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단기적으로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상원을 공화당이 차지하면서 시장이 기대했던 대규모 부양책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점이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증시는 상승 출발이 예상되지만 호재와 악재의 영향으로 변화폭이 큰 가운데 개별 업종별 차별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정부 "미 대선 리스크 우리 금융시장에 이미 반영"

이날 정부는 미국 대선 리스크가 국내 금융·외환 시장에 미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하면서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서울 산업은행 본점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미국 대선 리스크가 상당 부분 우리 금융시장에 선(先) 반영돼 있고 미국의 완화적 통화·재정정책의 큰 틀은 유지될 것이라는 점에서 국내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차관은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변동성 확대시 이미 마련된 시장안정조치를 적시에 시행하는 등 금융·외환시장 안정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거 결과 등에 따라 향후 미국의 정책 기조가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두 후보자 모두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제적 피해 극복을 위해 완화적 거시경제 기조를 유지하고 신속한 추가 경기부양책 타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 견해"라고 말했다.

이어 "침착한 대응이 필요한 시기"라며 "미국 대선 결과 최종 확정시 미국의 정책 변화와 이에 따른 영향 등을 고려해 신속히 대응해나가겠다"고 거듭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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