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관련 특허 6000여건으로 최대. 자율주행버스 아보룽에 이어 2021년 승용차도 양산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검색엔진 업계의 거목 바이두(百度)는 지금 중국의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를 대표한다는 이른바 BATH(바이두, 알리바바, 텅쉰騰訊, 화웨이華爲)의 일원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머쓱하다고 해야 한다.

최근 발표된 ‘중국 500대 민영기업’ 순위에서 톱10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사실을 상기하면 확실히 그렇다고 할 수 있다.

각각 1, 2위에 랭크된 텅쉰과 알리바바에 뒤진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미국의 맹공에도 불구하고 7위를 지킨 화웨이에게 밀린 것은 진짜 자존심이 대단히 상하는 일이라고 해도 할말이 없다.

AI의 미래에 대해 설명하는 리옌훙 바이두 회장. 얼굴에 사업에 대한 자신감이 넘친다./제공=징지르바오(經濟日報).

하지만 리옌훙(李延宏) 회장을 비롯한 최고 경영진들의 자세는 웬일인지 그다지 조급해 보이지 않는다.

믿는 구석이 있다는 말이 될 듯하다.

실제로도 그렇다고 단언해도 크게 무리하지 않을 것 같다.

거의 취안야(全押. 올인)하고 있다고 해도 좋을 인공지능(AI) 및 관련 분야 사업에서 상당한 실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보인다.

진짜 그런지는 기술력의 척도인 AI 관련 특허 수가 가장 잘 말해주지 않을까 싶다.

바이두가 보유한 AI관련 특허건수는 무려 6000여 건 이상에 이른다.

미국의 페이스북이나 구글보다 한 발 앞서 AI를 발전의 핵심 엔진으로 정의한 기업다운 위용이라고 해도 좋다.

이름만 들어도 결연한 느낌이 바로 드는 ‘올인 AI(All in AI)’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사실이 이를 잘 증명하기도 한다.

2013년 설립한 딥러닝테스트연구소의 실적 사례만 봐도 알기 쉽다.

이를 통해 개량된 검색엔진으로 월 약 20억 위안(元. 3400억 원) 전후의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1년이면 240억 위안이라는 계산은 가볍게 나온다.

더불어 오픈소스 머신러닝 플랫폼인 ‘패들패들(PaddlePaddle)’과 자율주행차 플랫폼 ‘아폴로(Apollo)’를 선보이면서 AI 시장 발전 기반까지 제공하고 있다.

괜히 바이두가 ‘자율주행차 기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것이 아니다.

경쟁사인 알리바바와 텅쉰이 각각 전자상거래, SNS 및 게임으로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는 동안 AI와 자율주행차 연구에 매달린 것이 이제 빛을 보게 됐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기술 개발에 투자한 자금만도 200억 위안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2017년에 리옌훙 회장이 자사의 자율주행 차량을 타고 베이징 시내 외곽 우환(五環. 제5 순환도로)을 달리다 벌금을 문 에피소드의 탄생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바이두의 자율주행 버스 아보룽. 인식기술 정확도가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다./제공=징지르바오.

바이두는 2018년 7월에는 버스 제조업체인 진룽커처(金龍客車)와 공동으로 L4등급 자율주행 버스 아보룽(阿波龍)을 양산하는 가시적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대부분 기업들이 2020년 생산 돌입을 목표로 했던 사실을 감안하면 2년 앞당겨 양산 체제에 진입한 셈이다.

2021년 이후부터는 승용차 역시 대량 생산할 예정으로 있다.

계획대로라면 전기자동차의 거인 테슬라 못지않은 엄청난 대박을 터뜨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자율주행용 인식기술 정확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92.65%에 이르는 사실만 봐도 이 전망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바이두는 관련 서비스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자율주행차 호출 서비스를 꼽을 수 있다.

이를 위해 이미 100명의 AI 라이더를 모집, 특별 훈련을 거친 후 차량의 안전 운행 실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친환경차 렌털서비스 업체인 판다융처(盼達用車) 등과 제휴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해야 한다.

바이두의 AI 기술은 의료분야에도 접목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를테면 AI 의사의 개발 등을 통한 정확한 진료 기술을 확보한 개가를 꼽을 수 있다.

중국의 의사를 비롯한 전반적인 의료 수준이 G2 국가답지 않게 낙후하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잠재적 환자가 될 수 있는 14억 중국인들에게는 완전 복음의 소식이 아닌가 여겨진다.

이에 대해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왕징(望京) 케어병원의 진완훙(靳萬紅) 원장은 “중국은 바이두의 AI 기술이 없었다면 계속 의료 후진국의 불명예를 뒤집어쓸 위기에 빠질 뻔했다. 다행히 그렇지 않았다. 상당 부분은 바이두의 AI 기술력 때문이었다. 중국 의료 현장 종사자들은 바이두에 정말 고마워해야 한다.”면서 바이두의 AI 기술력을 극찬했다.

바이두의 AI 기술은 이외에 드론, 로봇 분야의 산업에도 상당 부분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이 드론 기술에 관한 한 미국을 훨씬 능가하는 G1이 된 것 역시 바이두가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말은 이로 보면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바이두는 당분간 사세 면에서 텅쉰이나 알리바바에 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AI 기술이 대세로 더욱 확실하게 떠오를 경우 확 달라지게 된다.

앞으로는 ‘중국의 구글’이 아니라 ‘세계를 지배할 플랫폼 회사’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얘기가 된다.

특히 AI 기술을 활용한 자율자동차 및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더욱 발군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당장의 이익보다는 멀리 내다보는 바이두의 혜안이 궁극적으로는 승자가 될 것이라는 말도 되지 않을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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