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비수도권은 2단계 적용
3단계 격상 땐 사회 전체에 막대한 피해 불가피…"거리두기 격상 앞서 국민들 자발적 대응 필요"
8일 0시 현재 신규 확진자 594명 중 지역발생사례 566명, 해외유입사례 28명

지난 7일 밤 서울 강남구보건소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 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7일 밤 서울 강남구보건소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 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위기감을 넘어 공포로 접어 들고 있다.

실제로 방역당국은 현재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산세를 “전시상황”이라고까지 표현하고 있다.

특히 현재와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일 신규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 이대로라면 일일 확진자 1000명 넘길 수도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은 지난 7일 중재본 회의에서 "3차 유행의 정점이 어디까지 올라갈 지 가늠하기 어려운 총체적 위기 국면"이라며 "지금 추세라면 1∼2주 뒤에는 일일 확진자가 1000명을 넘길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차장은 또 "지난 6일 기준으로 수도권의 신규 확진자 470명도 코로나19 발생 이래 최고치"라며 "수도권은 이미 코로나19 전시상황"이라고 경고했다.

나성웅 중앙방역대책본부 1부본부장도 "코로나19가 국내에 유입된 이래 가장 큰 위기 상황"이라면서 "현재의 유행은 일시적·지역적이 아닌 지속적·전국적인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현재 추세가 지속된다면 이번 주에는 550명에서 750명의 새로운 환자가 매일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다음 주에는 매일 9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하는 등 정부 당국자의 경고성 메시지가 연일 터져 나오고 있다.

8일 오전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한 어린이가 등교하고 있다. 수도권 지역의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날 2.5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이들 지역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는 등교 인원 3분의 1 이하를 준수해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8일 오전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한 어린이가 등교하고 있다. 수도권 지역의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날 2.5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이들 지역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는 등교 인원 3분의 1 이하를 준수해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 수도권 오늘(8일)부터 거리두기 2.5단계

이에 정부는 오늘(8일)부터 수도권에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를 비수도권에는 2단계를 각각 일괄 적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서울 등 수도권의 헬스장 및 학원, 노래방 등은 아예 문을 닫게 되고 마트도 밤 9시이후에는 영업을 하지 못하게 돼 사실상 셧다운 단계에 들어간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감염사례를 보면 식당, 사우나, 요양원, 가족모임 등 일상생활 전반에서 잇따르고 있어 추가 감염확산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

여기에 겨울철 추운 날씨로 인해 실내 생활 비중이 높아지고, 환기 횟수도 적어지는 등 계절적 요인에 따라 감염의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

또한 검사 건수 대비 확진자 수 비율을 계산한 양성률도 지난 6∼7일 4.39%, 4.24%를 각각 기록하며 4% 선을 넘어서며, 전체 누적 양성률 1.19%의 3배를 훨씬 웃돌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확진자 1명이 주변의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나타내는 '감염 재생산지수' 역시 최근 1주일 기준으로 1.23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가 1 이하로 떨어져야 유행이 억제되는 것으로 본다.

이에 정부의 거리두기 단계 격상만으로는 이번 확산세를 막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을 하루 앞둔 7일 오후 서울 주요 번화가 거리가 텅 비어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을 하루 앞둔 7일 오후 서울 주요 번화가 거리가 텅 비어있다. [사진=연합뉴스]

◆ 3단계 땐 사회 전체에 엄청난 피해

그렇다고 거리두기단계를 무작정 3단계로 격상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수도권 2.5단계는 강력한 사회활동의 엄중제한 조치로서 3단계 사회활동 전면제한 직전의 최후의 보루”라며 “이를 통해서도 감염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전국적 대유행 국면을 맞게 되고, 의료체계 붕괴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경우 코로나19 환자의 치료에 차질이 생겨 사망률이 높아질 뿐 아니라 일반 중환자 또는 응급환자의 치료도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등 사회 전체적인 희생이 불가피하다”며 “감염 확산을 차단하고 의료체계의 여력을 회복하기 위해 3단계 조치를 시행하는 경우 서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가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서는 국민들께서 스스로 언제, 어디서든 감염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사회 활동 자체를 자제하며, 특히 식사가 동반되는 모임·약속은 취소해 주시는 것이 중요하다”며 “거리 두기 단계 상향을 통한 정부의 시설 운영 중단·제한 조치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하고 효과적인 것은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한 국민의 자발적 노력과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서울시내 거리를 보면 대부분 한가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일부 식당이나 주점 등에는 밤 9시 이전 삼삼오오 모인 술자리를 볼 수 있다.

또한 군 간부들이 '회식금지령' 무시한 채 만취상태로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는 등 사회 곳곳에서 방역수칙을 어기는 불안한 모습들이 다수 포착되고 있다.

◆ 정부 방역단계 격상 조치보다 시민의식 우선돼야

이에 정부의 거리두기 상향 조치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성숙한 시민의식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종로구에서 근무하고 있는 40대 직장인은 “정부가 강력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국민 모두를 규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결국 국민 모두가 현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을 가지고,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를 통해 큰 더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30대 직장인은 “벌써 올해 모든 송년회를 취소했다”며 “아쉽겠지만 다른 분들도 올해는 시끌벅적한 송년회보다 집안에서 차분하게 보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정부도 “세계 여러 나라가 겪는 대유행 전철을 우리도 밟을 수 있는 중차대한 위기국면”이라며 “연말 국민들은 가급적 집안에 머물러주시고 모임, 회식 등 접촉을 최대한 자제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한편,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현재 국내 신규 확진자는 594명으로 이중 지역발생사례가 566명, 해외유입사례는 28명으로 확인됐다.

국내 전체 발생사례는 사흘만에 600명 아래로 떨어졌지만, 지역 발생 사례는 지난 5일이후 나흘 연속 500명선을 기록하며 위기감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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