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표준지 공시지가 1.37% 올라...세종 12.38%-서울 11.41% 상승
서울 강남 GBC부지 13.8%↑, 제2롯데월드 부지는 ㎡당 4980만원

전국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서울 중구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사진=연합뉴스]
전국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서울 중구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내년도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가 10.37% 오르면서 지난 2007년 이후 14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도 이전 문제로 부동산시장이 과열된 세종시 표준지가 12.38% 오르고, 서울도 11.41% 상승하면서 가격 상승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표준지는 18년째 서울 중구 명동 네이처리퍼블릭으로, ㎡당 공시지가가 2억650만원으로 평가됐다. 이에 명동의 상가 부지 같은 초고가 땅들의 보유세도 크게 올르는데 명동 우리은행 부지의 내년 보유세가 무려 1억7574만원이나 오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국토교통부는 내년 1월 1일 기준 표준지 52만 필지의 공시지가안에 대한 소유자 열람 및 의견청취를 24일부터 내년 1월 12일까지 20일간 진행한다고 23일 밝혔다.

표준지는 전국 개별 토지 3398만 필지의 공시지가를 산정하는 기준이 되는 대표 토지로, 감정평가사들이 평가한다.

◇ 표준지 공시가격 상승률 10.37%...14년 만에 최고

전국 표준지 상승률은 10.37%로 지난 2007년(12.40%)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다. 이는 정부가 부동산 공시가격을 한꺼번에 올린 작년의 상승률 9.42%보다도 0.95%포인트 높다.

이 같은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 급등은 세종과 서울 등의 상승률이 높은데다 다른 지역도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율(공시가격/시세) 로드맵의 영향으로 공시가격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토지의 경우 올해 65.5%인 현실화율을 2035년까지 15년간 90.0%까지 올리기로 했다. 이에 내년에는 현실화율이 68.6%로 맞춰진다.

시·도별로 공시지가가 가장 크게 오른 곳은 수도 이전 이슈가 있는 세종으로 12.38%나 상승했다. 이어 서울 11.41%, 광주 11.39%, 부산 11.08%, 대구 10.92% 등 순이다.

서울의 경우 올해(7.89%)보다 3.52%포인트 상승폭이 커졌지만 작년(13.87%)보다는 2.46%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서울 내에서는 강남구(13.83%), 서초구(12.63%), 영등포구(12.49%) 등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시·군·구별로는 강원도 양양군이 19.86%를 기록하며 깜짝 1위에 올랐다. 교통 여건이 좋아지고 펜션 개발도 활발해 땅값이 많이 오르고 있다.

이용상황별로 주거용 11.08%, 상업용 10.14%, 농경지 9.24%, 임야 8.46%, 공업용 7.56% 순이다. 상업용지는 올해(5.33%)보다 상승폭이 커졌지만 작년보다는 2.24%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전국에서 땅값이 가장 크게 오른 세종시의 아파트 건설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전국에서 땅값이 가장 크게 오른 세종시의 아파트 건설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 땅값 1~10위 공시가격 2~3%대 상승...강남 GBC 부지 13.8%↑

과거와 같이 내년에도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 상위 10위 자리를 중구 명동과 충무로 일대 상업지역 토지가 휩쓸었다.

전국 표준지 중에서 가장 비싼 곳은 서울 중구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부지(169.3㎡)로 ㎡당 공시지가가 2억650만원으로 평가됐다.

이는 작년 1억9900만원에서 3.8% 오른 것으로, 올해 상승률(8.7%)과 비교하면 오름폭이 절반도 되지 않는다. 네이처리퍼블릭 부지는 2004년부터 18년째 전국 표준지 중에서 가장 비싼 땅 자리를 지킨다.

2위인 명동2가 우리은행 부지(392.4㎡)의 경우 ㎡당 1억9200만원에서 1억9900만원으로 3.6% 오르며 2억원에 육박한다.

땅값 3위인 충무로2가 의류매장 '유니클로' 부지(300.1㎡)는 ㎡당 1억8600만원에서 1억9100만원으로 2.7% 상승한다. 유니클로는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2011년 이 자리에 문을 연 명동중앙점을 내년 1월까지만 운영한 뒤 영업을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으로는 같은 동네의 화장품 가게 '토니모리'(71㎡)가 1억7900만원→1억8500만원으로 3.6%, 명동2가 'VDL' 화장품 판매점(66.4㎡)이 1억7600만원→1억8250만원으로 3.7% 오른다.

상위 1∼5위 순위는 작년과 변동이 없었다. 이들 표준지는 모두 작년 공시지가가 전년에 비해 두배가량 폭등한 곳이지만, 올해는 물론 내년 공시지가 상승률은 이에 비해서는 낮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강남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신사옥 예정지인 강남구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부지(7만9341.8㎡)가 ㎡당 6500만원에서 7395만원으로 13.8% 오른다

GBC 부지는 땅값 상위 10위 안에는 못 들었으나 상승률은 전국 평균(10.4%)을 넘어 크게 올랐다.

GBC 부지의 공시지가는 재작년 4000만원에서 작년 5670만원으로 41.7% 오른 데 이어 올해 14.6% 올랐고, 내년에도 13.8% 상승해 3년 연속 크게 뛰는 셈이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있는 송파구 신천동 제2롯데월드몰 부지(8만7182.8㎡)의 경우 ㎡당 4700만원에서 4980만원으로 공시가격이 6.0% 오른다.

◇ 공시지가 2위 명동2가 우리은행 부지, 보유세 38% 올라

초고가 토지의 경우 내년도 공시가격 상승률이 2~3%대로 높지 않지만, 재산세 등 보유세 부담은 껑충 뛸 전망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이 추산한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를 보면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부지 소유주는 내년 2억3087만원의 보유세를 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보다 26.8%(4880만원) 많은 수준이다.

이는 해당 부지 보유자가 다른 부동산은 소유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계산한 값으로, 다른 부동산을 추가로 보유한 경우 재산세의 변화는 없지만, 종부세가 뛰어 전체적인 보유세 부담도 크게 늘어난다.

명동2가 우리은행 부지 소유주는 내년 6억3636만원의 보유세를 내야 해 올해보다 38.2%(1억7574만원), 유니클로 부지 소유주는 4억3645만원으로 30.0%(1억72만원)씩 각각 세금 부담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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