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친문 인사들도 일방적 희생 강요하는 영업제한조치 비판

참여연대는 지난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코로나19 피해 노동자 소득보장, 자영업자 손실보상, 사회연대세 신설 제안 입법청원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연합뉴스]
참여연대는 지난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코로나19 피해 노동자 소득보장, 자영업자 손실보상, 사회연대세 신설 제안 입법청원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장기화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심각한 영업난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급기야 못견디고 반발하고 나섰다.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이들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따른 '오후 9시 영업 제한'에 항의하며 8일부터 사흘간 '자정 개점 시위'에 들어가기로 했다.

자영업자들로 이뤄진 코로나19 대응 전국 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는 8일 0시부터 서울 강서구 한 PC방을 시작으로 매일 1곳씩 자정에 문을 여는 개점 시위를 벌인다고 7일 밝혔다.

비대위는 "업종 간 형평성과 합리성을 무시한 획일적인 영업시간 제한은 폐지해야 한다"며 "수차례 방역 기준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기 위한 '방역기준 조정 협의기구' 설치를 요청했지만 당국은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학적이지도 않고 감염 전파 인과관계도 확인되지 않은 영업시간 제한을 폐지해 살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대위는 9일 0시에는 서울 서대문구의 한 코인 노래방, 10일 0시에는 서울 서초구의 한 호프집을 연다.

항의 차원에서 가게 문을 열지만 실제로 손님을 받지는 않는다.

비대위는 "이번 시위는 수도권 사회적 거리 두기 연장으로 오후 9시 영업시간 제한이 계속돼 생존 한계 상황까지 내몰린 집합 금지·제한 업종의 간절한 호소를 전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친문(친문재인) 성향으로 분류되는 인사들도 자영업자들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비판하며 자영업자들을 옹호하고 나섰다.

이주혁 성형외과 전문의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수칙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씨는 "세월호가 가라앉는 것을 뻔히 보면서 아무도 구조하지 않고 외면했던 그때처럼 지금도 경제적 약자들은 물속으로 가라앉고 있는데 구조는 없다. 그때와 똑같다"며 "집단을 위해 개인이 희생되는 것에 나는 반대한다"고 했다.

영부인 김정숙 여사를 페이스북 배경사진으로 올릴만큼 친문 인사인데다 그동안 정부 코로나19 대응을 적극 옹호해온 이씨는 지난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옹호하다 2차 가해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이씨는 "(K방역의)문제는 거리두기로 인한 그 '희생'이 균일하질 않다는 점이다. 공정하지도 않다. 소규모 자영업자 영세상인들에게 그 희생이 집중적으로 강요되고 있다"며 "예컨대 수도권 지하철과 버스는 거리두기가 한 번도 적용된 적이 없다. 출퇴근 시간에 만원 지하철을 타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닭장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째서 체육시설, 카페, 포차, pc방, 당구장, 식당 등에만 거리 두기가 이토록 엄격하게 적용되는 것일까?"라며 "이렇게 '거리두기'로 인해 일방적이고 불공정한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그 지침에 철저히 따른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지만 지원은 거의 전무하다"고 비판했다.

앞서 친문 성향으로 분류되는 류근 시인도 4일 페이스북을 통해 방역수칙을 맹비판한 바 있다.

류 시인은 한 음식점 사진을 올리며 "이 포차는 밤 9시 8분에 손님이 계산을 하는 걸 누군가 신고하는 바람에 방역법 위반으로 2주간 영업정지를 먹고 이틀 전에야 문을 열었다고 한다"며 "8분 위반에 2주 영업 정지. 문을 열어도 이것저것 제약 때문에 손해가 막심한데 서슬 퍼런 방역법 때문에 또 얻어터지네"라고 꼬집었다.

이어 "모든 희생을 자영업자들에게 떠밀면서 유지하는 방역이라면 뭔가 잘못 되고 있는 거 아닌가. 행패 부리는 교회엔 못 이기고 만만한 서민만 때려잡는 공권력"이라며 "이들의 희생에 국가가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세금은 왜 걷어가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류 시인은 과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개인적으로 받은 메시지를 공개하는 등 여권 인사 등과 친밀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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