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산업생산 8개월來 최대폭 증가...기업체감경기는 10년 만에 최고
서비스업 생산도 감소세 끊어...소비는 백화점 늘었지만 대형마트 감소

[그래픽=뉴스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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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최근 경제 지표가 속속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되면서 올해 본격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달 산업생산이 8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하면서 코로나19 사태 이전(2019년 12월) 수치를 넘어섰고, 3월 기업 등 민간의 경기체감지표도 3년만에 최고 기록을 세웠다.

다만 소비는 백화점과 전문소매점 등에선 늘었지만, 대형마트 등의 가정 내 음·식료품 수요가 줄면서 3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 산업생산 2.1%↑...서비스업도 감소세 끊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2월 전(全)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2.1% 증가했다.

지난해 6월(3.9%)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 연속 증가했던 산업생산은 1월(-0.6%) 소폭 줄었지만 2월 다시 반등했다.

지수로는 111.6으로 이는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0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2월(111.5) 수치를 넘어선 기록이다.

제조업 생산이 4.9% 증가하면서 광공업 생산이 4.3% 늘었다.

D램, 플래시 메모리 등 반도체(7.2%)가 호조세를 이어갔고 화학제품(7.9%) 생산도 돋보였다.

서비스업 생산은 1.1% 증가해 감소세를 끊었다. 특히 집합금지·영업제한 조치 완화 영향으로 숙박·음식점 생산이 20.4%나 급등했다.

2월 15일부터 거리두기 단계가 낮아지고 수도권의 식당, 카페, 헬스장 등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도 오후 9시에서 10시로 연장된 효과다.

2월 산업활동동향. [자료=통계청]
2월 산업활동동향. [자료=통계청]

◇ 소비 투자는 '조정'...전체경기는 개선

다만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0.8% 감소했다. 지난해 11월(-0.3%) 이후 3개월 만의 감소 전환이자 작년 7월(-6.1%) 이후 7개월 만의 최대 감소폭이다.

거리두기 완화에 외식 수요가 늘고 집밥은 줄어들면서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가 3.7%나 감소한 영향이다.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 판매는 전월에 신제품 출시로 증가세를 나타냈으나 2월에는 기저효과가 작용해 1.7% 줄었다.

소매 업태별로 보면 백화점(12.1%), 전문 소매점(7.4%)에서 늘었으나 음식료품 소비가 많이 이뤄지는 대형마트(-10.1%), 슈퍼마켓·잡화점(-6.8%)은 감소했다.

설비투자도 2.5% 감소해 지난해 10월(-5.0%) 이후 4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소매판매액과 설비투자가 조정을 받으면서 다소 주춤했으나 기저효과 영향이 있다"며 "수출 증가 등에 힘입어 광공업 생산을 중심으로 전체 생산은 호조를 보였다. 전체 경기가 지난달보다 개선됐다"고 말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3포인트 상승했고,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상승해 9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 기업 체감경기지표 '83'...10년만에 최고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게 했다.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기업의 체감경기 지표가 10년 내 가장 높은 수준까지 뛰었고, 기업에 가계까지 더한 전체 민간 경제주체의 심리를 반영한 지표도 약 3년 만에 최고치였다.

3월 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모든 산업을 반영한 업황실적 BSI는 83으로, 2월(76)보다 7포인트 올랐다.

BSI는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조사한 통계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이달 15~22일 실시한 이번 조사에는 전국 법인 기업 2799곳(제조업 1639곳·비제조업 1160곳)이 참여했다.

전산업 업황 실적 BSI는 2월에 소폭 위축됐다가 이달 들어 개선됐다. 특히 이번 달 수치는 2011년 7월(8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수출 호조가 반영된 영향"이라며 "코로나19가 여전히 확산 중이지만, (거리두기) 단계가 유지되면서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기온 상승에 따라 활동량이 늘면서 내수가 회복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업황 BSI(89)는 한 달 사이 7포인트 올랐다. 유가 상승으로 제품값이 오른 화학물질·제품 BSI가 12포인트 올랐고, 반도체 관련 전자부품 가격 상으로 전자·영상·통신장비 BSI도 5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에서는 대기업(99, +6포인트), 중소기업(78, +9포인트), 수출기업(97, +3포인트), 내수기업(85, +11포인트) 등 기업규모나 형태를 가리지 않고 모두 상승했다.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 업황 BSI(77)는 5포인트 오르면서 석 달 연속 개선됐다.

도소매업(+11포인트), 정보통신업(+8포인트), 전문·과학·기술(+10포인트) 등을 중심으로 상승하면서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12월(78) 수준에 근접했다.

4월에 대한 전망 BSI도 6포인트 오른 84로, 2012년 5월(86) 이후 가장 높았다.

업종별로는 제조업(91, +6포인트)은 2011년 8월(93) 이후, 비제조업(78, +5포인트)은 2018년 7월(80) 이후 최고치다. 특히 수출기업의 4월 업황 전망 BSI(101)는 2011년 6월(100) 이후 처음으로 100을 회복했다.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 민간 경제심리 '100' 넘겨...기대감 높아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까지 반영해 민간의 경제주체들의 경제심리를 반영하는 ESI는 한 달 전보다 4.7포인트 오른 101.3이었다.

ESI가 100을 넘은 것은 2018년 6월(100.4) 이후 처음이다.

ESI가 100을 웃돌면 모든 민간 경제주체의 경제심리가 과거 평균보다 나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100을 밑돌면 그 반대다.

한은 관계자는 "(경제주체들이) 심리적으로 많이 나아진 것 같다"면서도 "유럽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 중이고, 국내에서도 아직 코로나19가 진정됐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추이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계절적 요인 등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한 달 사이 2.8포인트 올라 98.6을 기록했다. 2018년 5월(98.9) 이후 가장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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