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인 설문, 55%가 "부동산으로 근로의욕 상실"...기혼자들은 만나면 부동산 얘기

한 시민이 서울 성동구 응봉산에서 강남구 청담동 일대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시민이 서울 성동구 응봉산에서 강남구 청담동 일대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열심히 일하면 뭐 합니까. 아파트 한 채 가진 사람들은 별 노력 없이도 '수억대 연봉자'가 되는 세상인데."

지난해와 올해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이 직장인들의 근로 의욕마저 떨어트린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22일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1820명에게 '부동산 시장이 직장 분위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5.8%가 근로의욕이 상실된다고 답했다. 직장인 2명 중 1명 이상이 '부동산 무력감'을 느낀다는 결과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직장인은 19.7%에 그쳤다.

다만 부동산 시장이 직장 분위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결혼 여부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기혼자들은 부동산 관련 내용이 대화의 메인 주제가 된다(31.3%)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이어 동료의 부동산 보유 여부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낌(30.3%), 별 영향이 없음(28.1%) 순으로 답했다.

반면 미혼자들은 별 영향이 없음(34%) 답변이 가장 많았다.

'미래 자산 축적이 노력만으로는 힘들다'는 응답이 57.9%에 달해 성실하게 직장생활을 하면 성공한다는 인식도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직장 내에서 선망하는 선배상도 달라졌다.

10명 중 8명이(80.1%) '존재감 없어도 투자고수 차장'이 '고속승진 등 직장생활이 화려한 무주택자 임원'(19.9%) 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에 대다수 직장인들은 내 집 마련에 대한 희망을 밝히고 있다.

10명 가운데 9명(88.7%)은 '내 집 마련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이유에 대해선 노후 안정 차원에서(59.3%, 복수응답)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생활편의를 위해(43.9%), 전월세 가격이 계속 상승해서(31.6%), 내 집 마련이 인생의 목표라서(20.2%) 등이었다. 투자(재테크) 목적이라는 응답은 15.6% 뿐이었다.

[자료=사람인]
[자료=사람인]

'미래 본인 소유의 부동산 매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기혼자(64.8%)가 미혼(59.1%)보다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본인 소유의 부동산을 매입하기까지의 기간은 기혼자는 평균 8년으로 보고 있었지만 미혼은 평균 10년으로 예상했다.

맞벌이 가정 증가로 수입이 많은 기혼자들이 목돈 마련에 조금 더 수월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본인 명의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직장인은 29.3%로 10명 중 7명이 무주택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설문조사를 진행한 사람인 관계자는 "최근 급등한 집값과 전셋값에 직장인들이 무력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며 "정부는 대다수 열심히 일하는 직장인들의 근로 의욕을 위해서라도 집값 급등을 꼭 해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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