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부실급식 사진 제보에 논란 일어
국방부, 논란 계속되자 또 지휘관회의 소집...고발앱 개설 추진

※ 인터넷 시대의 특징은 화자와 청취자의 역할이 구분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청취자는 댓글을 통해 곧바로 화자로 바뀝니다. 이를 통해 이슈는 확대재생산됩니다.  한 주 동안 인터넷과 SNS에서 이슈가 된 이야기를 전하는 '이주의 와글와글'을 매주 한 회씩 게재합니다. 페이스북·트위터 등 SNS부터 인터넷 커뮤니티까지 다양한 곳에서 누리꾼들의 '와글와글'한 이야기를 살펴봅니다.

자신을 국군지휘통신사령부 예하부대 격리 장병이라고 소개한 제보자가 지난 20일 "저희 격리장병들에겐 국방부의 지침이 닿지 않습니다"면서 격리자 급식에 문제가 있었다고 호소했다. [사진='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캡처]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시리얼 20알과 모닝빵, 우유' '국과 김치 없는 콩나물밥'

어딘가 부족해 보이는 이 식단은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코로나19 격리 장병들의 급식이다.

자신을 국군지휘통신사령부 예하부대 장병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지난 20일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 페이스북 페이지에 이와 같은 사진을 제보했다.

이날은 서욱 국방부 장관이 육·해·공군참모총장, 해병대사령관을 비롯한 군단장, 함대사령관 이상 지휘관 등을 화상으로 소집해 주요 지휘관 회의를 개최한 날이다.

앞서 지난 7일 주요 지휘관 회의를 열고 장병들의 처우개선 대책을 발표한 지 13일 만에 각 군 지휘관을 불러 모았는데, 또다시 부실급식 제보가 올라온 것이다.

서 장관이 부대원들을 아들과 동생처럼 생각하라면서 개선을 당부했음에도 연이어 터져나오는 군대 부실 급식 제보에 일부 누리꾼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국방부 페이스북 캡처]

#국방부 #부실급식 #부실도시락 #정상

부실 급식 논란에 불을 지핀 것은 국방부의 해명이었다.

국방부는 지난 16일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계룡대 예하부대' 격리장병 부실급식 논란에 대해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계룡대 근무지원단이 직접 관리하는 7개 부대 중 3개 대대(관리대대, 수송대대, 군사경찰대대)에 총 8명의 격리장병들이 있다"며 "이들에게 제공된 도시락은 배식하기 전 간부들이 검수를 위해 아래와 같이 촬영된 사진을 확인결과 모든 메뉴가 정상적으로 제공되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다음날인 17일 국방부의 해명이 거짓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보자는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라는 페이지를 통해 "국방부에서는 계룡대 근무지원단에 총 8명의 격리장병들이 있다고 해명했으나, 현재 XX대대에는 13일에 복귀한 인원만 27명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방부에서 밝힌 사진에 XX대대는 배추김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되는데, 제보한 인원이 그날 받은 건 볶음김치"라며 "그리고 계란말이가 아닌 계란찜이 식단 메뉴였으며, 이마저도 받지 못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해당 부대 식단 메뉴와도 일치하지 않은 사진을 가지고 해명하는 것은 명백히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반응이다.

게다가 국방부가 해명하겠다고 공개한 급식조차 부족하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쏟아내고 있다.

"(국방부가 올린) 사진이 정상메뉴인가? 병사들은 노예라 이렇게만 먹여도 정산인거냐" (백***)

"다음주 월요일 논산훈련소 입대 예정인데 이런거 먹고 훈련받을 생각하니 끔찍하다" (화***)

"이런 논란이 계속 뜨는데 군에서는 아무런 조치를 안하는 이유가 뭘까" (우***)

"이로써 교도소밥이 군대밥보다 좋다는 게 증명됐다" (파워***)

"이렇게 밥을 주면서 국가의 아들이라고 하는게 너무하다" (Le***)

#또 모인 장군들 #또 터진 부실급식

국방부가 장병 급식 등 처우개선 종합대책을 내놓았는데도 일선 부대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자 또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를 소집했다.

서 장관은 지난 20일 육·해·공군참모총장, 해병대사령관을 비롯한 군단장, 함대사령관 이상 지휘관 등을 화상으로 소집해 주요 지휘관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격리되는 장병 급식 및 시설환경 개선 추진 상황, 장병 고충 처리 및 소통체계 개선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날에도 부실급식 폭로는 이어졌다.

자신을 국군지휘통신사령부 예하부대 격리 장병이라고 소개한 제보자는 지난 10일과 20일 제공된 점심 사진과 함께 "저희 격리장병들에겐 국방부의 지침이 닿지 않습니다"면서 격리자 급식에 문제가 있었다고 호소했다.

제보자는 "이달 10일자 급식 식단표에는 다른 반찬들과 국이 적혀있었지만, 반찬과 국이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달 20일 점심에 대해서는 40g 정량으로 나와야 할 시리얼이 "세어보니 20알" 전부였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격리자들이 정량이 안되지 않나며 항의하자, (간부들이) 그냥 먹으라 했다"며 "간부들이 식사사진을 찍을 땐 일부러 많이 보이게 모양을 잡고 '사진의 기술!'이라며 외치고 촬영했다"고 폭로했다.

국방부는 이날 "지난 10일 점심 반찬과 국 배식이 원활하지 않았던 점과 20일 씨리얼이 정량보다 적게 배식되었음을 확인했다"면서 "현재 부족하게 배식된 경위를 확인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대는 전 예하부대를 대상으로 급식실태를 조사하고 필요한 개선조치를 취하겠다"며 "앞으로는 격리장병들의 급식에 소홀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말 그대로 봇물처럼 터져나오는 부실 급식 제보에 누리꾼들은 분노를 표현하기도 했다.

"사령관님께서 그렇게 강조했는데 정신 못 차렸네" (성***)

"육군 간부들 제발 생각을 바꾸세요. 병사들은 귀한 집 자녀들이지 당신들 하인이 아니다" (Jin***)

"도적놈들이 왜 이렇게 많은 거야" (Bm***) "오죽하면 똥별이라고 부르겠는가" (@gui***)

"문제 터지고 13일 지나 회의하는데도 대책 없다는 건 군 장교들이 부패했다는 반증이다" (@yjl***)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가짜제보 #사실확인

한편 군대 부실 급식 상황을 알린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자는 제보자들에게 사실 확인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운영자는 "제보하실 때 제발 사실 확인 제대로 부탁드린다"며 "국방부와 해당 부대에 일일이 확인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알려주지도 않는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제보자의 진술만을 믿고 업로드 하는데 사실과 다른 내용이 나오면 제가 너무 회의감이 들고 페이지를 운영하기 어려워진다"며 "저를 지킨다고 오히려 제 신원을 밝혔으나 요즘엔 무섭고 두렵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제 본인을 들어내고 음지에 있는 사건들을 끌어내기가 저도 인간인지라 힘들다"면서도 "고생하는 후배 용사들이 좀 더 편하고 합당한 대우를 받기 위해서 아직은 노력하는 중이니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운영자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페이지 관리자 화이팅! 항상 응원합니다" (정***)

"제보하는 인원들도 이점 명심하고 제보했으면 좋겠다" (김***)

"위험을 무릎쓰고 이렇게 용기있게 페이지 운영해주셔서 대한민국 국민으로 군인동생을 둔 사람으로 너무 감사하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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