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애플, 골드만삭스와 후불 결제 서비스 준비"
어펌홀딩스·페이팔 주가 하락..."BNPL 기업, 큰 시험대에 올라"

[로이터/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글로벌 IT기업인 애플이 적극적으로 금융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애플이 애플카드 출시에 이어 후불 결제 서비스까지 준비하면서 페이팔 등 `선구매 후결제(BNPL)` 기업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13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애플이 장기할부 결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내부적으로 `애플페이 레이터(Apple pay later)`라고 불리는 이 서비스는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할부금에 필요한 대출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골드만삭스는 2019년부터 애플의 애플카드 파트너였지만 새로운 기능은 애플카드에 얽매이지 않으며 카드 사용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용자는 애플 기기에서 애플페이를 통해 물건을 구매할 때 2주마다 4차례에 걸쳐 이자 없이 대금을 결제할 수 있는 `애플페이 인 포(Apple Pay in 4)`와 수개월에 걸쳐 이자를 분할해 납부할 수 있는 `애플페이 월할부(Apple Pay Monthly Installments)`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다만 정확한 이자율은 알려지지 않았다.

애플은 이 서비스를 오프라인 소매점이나 온라인 매장 어디서나 쓸 수 있게 할 계획이다.

현재 애플카드를 통해서는 아이폰 등 애플 상품을 구매할 때만 할부 거래가 가능하지만, 새로운 서비스를 애플페이와 연계해 거래 대상을 일반 구매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서비스는 더 많은 이용자가 애플페이를 선택하도록 촉진하고, 기존 신용카드 대신 아이폰으로 물건을 구매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에 따르면 애플의 아이폰 기반 결제 서비스는 미국 전체 소매업체의 85%가 사용하고 있다.

애플의 새로운 결제 서비스도 이러한 환경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애플과 골드만삭스는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지만, 스테판 셔 골드만삭스 최고재무책임자는 이날 실적발표에서 "애플과 함께 할 수 있는 (사업) 기회가 더 많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애플과 골드만삭스가 손잡고 후불 결제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소식은 즉각적으로 BNPL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BNPL은 선구매 후결제(Buy Now Pay Later)의 준말로, 이용자에게 무이자나 낮은 비용으로 제공되는 할부 서비스를 의미한다.

신용카드를 이용하기 어려운 고객도 저렴한 비용으로 할부 구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날 보도 이후 기존 BNPL 서비스 제공업체인 어펌 홀딩스와 페이팔의 주가는 각각 13%, 1.4% 하락했다.

로이터통신은 "막대한 현금을 보유한 애플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BNPL 기업들은 큰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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