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토리] 최근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일부 종합편성 방송사가 북한군 개입설을 아무런 근거도 없이 소개하며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또 일베 등 몇몇 웹사이트를 중심으로 일부 누리꾼들이 5.18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을 모욕하는 표현들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이 같은 충격적인 일로 5.18 민주화운동의 희생자들과 그 가족들, 그리고 광주 지역을 비롯한 여러 시민들이 마음 깊이 당한 아픔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동시대를 사는 시민으로서 그리고 그들의 희생에 큰 빚을 지고 있는 국민으로서 그 아픔을 나누고 싶다. 계엄군에 의해 학살당한 희생자들과 그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2차, 3차의 피해를 끼치는 일부 누리꾼들의 모욕적인 표현들은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지난 20여년 동안 진보와 보수의 벽을 넘어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진상규명에 힘써왔다. 이를 통해 범국민적 합의에 이른 역사적 진실을 이제와서 물만난 물고기마냥 왜곡하는 행위는 당장 중단돼야 한다. 용서할 수 없는 행위다. 폭력적 통치에 저항하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수많은 이들이 희생했던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왜곡하는 것은 그 자체로 민주주의를 거스르는 것이다.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를 중심으로 이명박 정부의 힘을 빌려 기형적으로 탄생한 일부 종편 방송사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방송을 근거도 없이 내보낸 것은 방송사가 가진 파급력과 위력을 전혀 생각하지 않은 무책임의 극치를 보여준 것이다. 해당 방송사들은 사과와 관련자 문책, 재발 방지책을 제시해야 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박근혜 정부와 여야 정치권들이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져 역사적 사실 왜곡 발언이나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적 발언을 방치하는 것은 우리 사회를 내부에서부터 무너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정부와 정당들은 이 문제를 수수방관해서는 안 된다. 정부와 각 정당은 역사적 사실 왜곡과 희생자들에게 재차 피해를 주는 모욕적이고 혐오적인 발언에 대해 공동으로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문제가 더 악화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 옳다. 학살 피해자들과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적 발언을 처벌하거나 규제하는 법제도적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군 개입설’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이 언론을 통해 인터넷을 통해 사실처럼 묘사돼 통용되고 있는 것은 역사인식의 부재와 협소함을 드러내는 부끄러운 일이다. 우리가 일본의 아베 정권을 나무라는 것은 그래서 모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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