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전순기 베이징 통신원】 좋은 말로 '카피캣'이라 불리는 짝퉁 제조에 관한 한 중국은 단연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중국은 엄마 빼고는 모든 것이 다 가짜다.”라는 기가 막힐 말이 4차산업의 글로벌 선도국가로 올라선 지금도 유효하다면 굳이 더 이상 구구한 설명은 필요 없다.

이러니 2020년 기준으로 6000억 위안(元. 46조8000억 원) 규모에 이른 스마트 물류시장에서 카피캣 업체들이 활개를 치는 것은 괜한 게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으로 ‘콰이거우다처(快狗打車)’를 꼽을 수 있다.

‘빠른 개’라는 의미의 기업 이름을 보면 상당히 독창적으로 보이나 사실은 최근 인터넷과 차량 공유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물류 플랫폼 분야의 거목으로 급속하게 떠오른 훠라라(貨拉拉)를 따라 하는 것이 눈에 두드러지는 기업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삼성 등의 짝퉁으로 시작했다가 지금은 ‘대륙의 실수’라는 말을 만들어낼 정도로 글로벌 기업이 된 샤오미(小米)의 성공을 떠올린다면 “아, 짝퉁 이삿짐센터!”라면서 우습게봐서는 절대 안 된다.

이미지도 상당히 좋아 짝퉁이라고 손가락질 하는 고객들은 거의 없다.

2014년 말 ‘58다오자쑤윈(到家速運)’이라는 이름으로 출범한 콰이거우다처는 짧은 업력에 비하면 부침을 많이 겪었다고 해도 좋다.

2015년 말 ‘58쑤윈’으로 이름을 바꾼데 이어 이듬해 고고반(Gogovan)이라는 회사를 합병한 후 2018년 8월에 현재의 콰이거우다처로 다시 개명한 사실만 봐도 그렇다.

하지만 현재는 이런 우여곡절을 모두 털고 종합 스마트 물류 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진짜 그런지는 훠라라도 이뤄내지 못한 홍콩 증시 상장과 관련한 소문이 최근 무성한 사실에서 가장 잘 알 수 있다.

현재 여러 투자은행들과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상장이 될 경우 일거에 시가총액 20억 달러 전후의 유니콘으로 등극할 것이 확실하다.

훠라라의 예상 시총 100억 달러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이나 그래도 대단한 저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해야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현재의 상황 역시 훠라라가 크게 부럽지 않다.

심지어 해외 진출은 훠라라보다 더 활발하다.

2021년 7월 말 기준으로 6개 국가에 진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플랫폼에 등록된 기사도 훠라라보다 훨씬 더 많다. 3.5배인 350만 명에 이르고 있다. 등록 회원은 2000만 명을 헤아린다.

이런 회사에 투자가 몰리지 않을 수 없다.

2018년 7월 차이냐오(菜鳥), 훙룬(弘潤)캐피탈로부터 2억5000만 달러를 유치한 것을 시작으로 매년 1, 2억 달러의 자금을 정기적으로 수혈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전체적인 규모는 훠라라에 많이 못 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당장 개인 및 기업 화물 운송 시장의 점유율만 봐도 그렇다는 사실은 바로 알 수 있다.

훠라라는 55% 전후인데 반해 콰이거다처는 25% 남짓에 불과하다.

아직 극강의 넘버 원 추격을 위한 고삐를 바짝 죄어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스마트 물류 플랫폼 신성 기업 콰이거우다처의 차량. 훠라라 따라 하기로 업계 2등 자리를 굳히고 있다./제공=징지르바오(經濟日報).

노력도 많이 기울이고 있다.

우선 빅 데이터와 인공 지능, 차량 공유 시스템 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꼽아야 할 것 같다.

매년 최소한 10억 위안 이상은 투자한다는 목표를 내건 채 기술면에서 만큼은 훠라라를 능가하겠다는 야심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베이징의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 천양(陳洋) 씨는 “콰이거우다처가 훠라라를 따라 한다는 말이 있으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벤치마킹이라는 말을 쓰고 싶다. 이 회사는 이렇게 해서 아낀 자금을 기술 개발에 대거 투자하고 있다. 스마트 물류 사업이 마지막에는 역시 기술에서 승부가 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이다. 시간이 가면 이 회사의 이런 전략은 빛을 발할 것으로 본다.”면서 콰이거우다처의 경영 방식을 높이 평가했다.

현재 1, 2선 도시 50여 개 남짓한 지역들에서 진행 중인 사업의 확대 프로젝트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늦어도 2025년 이내에 3, 4, 5 선 도시 300여 개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경우 훠라라에 못지않은 명실상부한 전국구 스마트 물류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훠라라의 기사들보다 최소 1 위안이라도 더 보장받게 하는 임금 전략도 거론해야 할 것 같다.

규모가 작아도 기사들이 많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기사가 과도하게 많으면 생산성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 하는 의구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발상의 전환을 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서비스의 질이 훨씬 좋아지는 것이다. 콰이거우다처 기사들의 평균적 디지털화가 업계 최고를 자랑하는 것은 진짜 결코 괜한 것이 아니라고 해야 한다.

콰이거우다처의 기사들과 차량. 업계 최고인 기사들의 임금이 경쟁력이 되고 있다./제공=징지르바오.

콰이거우다처의 노력만 놓고 보면 미래는 전반적으로 밝다고 해도 좋다.

하지만 걸림돌이 전혀 없다고 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업계의 지존 훠라라가 너무 강력하다는 사실을 꼽아야 한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훠라라가 걸어갈 때 몇 배의 스피드로 뛰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시장 진입 장벽이 너무 낮다는 사실 역시 어려움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훠라라와 콰이거우다처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베이징의 택시 기사 장원파(江文發) 씨는 “물류 플랫폼 사업은 솔직히 크게 복잡하지 않다. 오프라인의 기사와 트럭 등의 차량, 온라인이 결합하면 된다. 시장 진입 장벽이 상당히 낮다고 단언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향후 유사한 업종에 종사하는 크고 작은 많은 기업들이 잇따라 시장에 참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화물트럭 물류업계의 우버로 불리는 만방(滿邦)그룹과 차량공유 플랫폼 디디다처(滴滴打車)는 뒤늦게 이 사업에 참여, 콰이거우다처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아차 잘못 했다가는 시쳇말로 ‘죽 쒀서 개 주는’ 신세에 직면하지 말라는 법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25년에 5조 위안의 시장으로 커질 스마트 물류업계에서 다진 2등의 경쟁력은 결코 간단하다고 할 수는 없다.

여기에 카피 전략으로 재미를 본, 뛰어난 시장 적응력을 감안할 경우 업계 1등을 넘보기는 어려워도 2위 수성(守城)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대로 올해 내로 상장이 될 경우는 더욱 그렇다고 단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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