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켈레 대통령 "송금 수수료 대폭 낮아질 것"...이민자 송금 비중 높은 주변 국가들도 집중

오는 9월 7일부터 운영되는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ATM.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 트위터 캡처]
오는 9월 7일부터 운영되는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ATM.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 트위터 캡처]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야심 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비트코인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한 데에 따라 본격적인 준비에 나선 셈이다.

지난 23일(현지시각) 마켓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부켈레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비트코인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다음달 200대의 비트코인 자동입출금기(ATM)와 50개 이상의 은행 지점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프라 사업은 엘살바도르 국민과 관광객이 모두 접근할 수 있는 디지털지갑 애플리케이션(앱) `치보`를 지원하기 위함이다.

외신에 따르면 치보 앱을 다운로드한 사람은 30달러(약 3만5000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받게 되며, 치보 앱에서는 비트코인을 자동으로 미 달러로 전환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부켈레 대통령은 "치보 앱과 향후 설치될 ATM을 사용하면 24시간 어디서나 수수료 없이 현금을 인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엘살바도르 정부가 개발 중인 치보 앱의 가장 큰 장점은 수수료 없이 송금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엘살바도르는 자국민이 해외에서 국내로 보내는 돈이 국내 총생산(GDP)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기존 금융 서비스가 10% 이상의 송금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는 것이 지적됐다.

부켈레 대통령은 "엘살바도르는 송금 수수료로 매년 4억달러(약 4670억원)를 지불한다"며 "비트코인으로 이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해외에 거주하는 엘살바도르 국민은 본국에 거주하는 친척들에게 즉시 비트코인을 송금할 수 있다"며 "(원하는 경우) 달러로도 보낼 수 있다"면서 비트코인의 사용이 의무적이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미국 2대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또한 비트코인 채택이 엘살바도르의 경제를 부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BOA는 "(비트코인 채택은) 많은 개발도상국처럼 해외 이민자들의 송금이 GDP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엘살바도르의 경제에 상당한 가치가 있다"면서 "송금에 대한 거래 수수료를 낮춰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BOA는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잠재적인 이점보다 위험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수수료를 대폭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이민자들의 송금 의존도가 높은 주변 국가들도 엘살바도르의 선례를 주시하고 있다.

단테 모시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 총재는 24일 로이터에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통용이 잘 진행될지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며 "송금 비용이 상당히 줄어든다면 다른 나라들도 (비트코인을) 채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모시 총재는 송금을 가장 많이 받는 중미 국가들이 비트코인 사용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과테말라와 온두라스,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 도입으로 송금 비용을 낮출 경우 가장 큰 이익을 볼 수 있는 나라들"이라고 말했다.

한편 엘살바도르는 지난 6월 9일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인정하는 이른바 `비트코인법`을 통과시켰다.

엘살바도르에서 비트코인의 본격적인 사용을 지원하기 위한 인프라 법안은 오는 9월 7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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