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청 6일 만에 대만도...중국 견제 가능성 고려
CPTPP 회원국 동의 모두 얻어야...중국, 가입 불투명

차이잉원 대만 총통 [대만 총통부 홈페이지 갈무리/연합뉴스]
차이잉원 대만 총통 [대만 총통부 홈페이지 갈무리/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대만이 중국에 이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공식 신청했다.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을 놓고 갈등 관계에 있는 양안(중국과 대만)이 경제 부문에서 CPTPP 가입 경쟁을 벌이게 된 것.

23일 AFP통신,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뤄빙청(羅秉成) 대만 행정원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CPTPP 가입을 공식 신청했다"고 밝혔다.

CPTPP는 아시아·태평양 11개 국가가 참여하고 있는 경제동맹체다.

애초에 미국이 주도했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TP)에서 2017년 미국이 탈퇴하자 2018년 일본의 주도 아래 캐나다, 호주, 브루나이, 싱가포르, 멕시코, 베트남, 뉴질랜드, 칠레, 페루, 말레이시아 등 11개국이 출범시켰다.

현재 CPTPP는 일본이 의장국을, 뉴질랜드가 신청서 접수 업무를 맡고 있다.

특히 외신들은 대만의 신청이 지난 16일 중국의 CPTPP 가입 신청서 접수 이후 6일 만에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CPTPP에 가입하려면 기존 11개 회원국 모두의 동의가 필요하다.

의장국인 일본을 비롯해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 대만과 자유무역협정(FTA)를 맺고 있는 회원국들은 대만의 가입을 환영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이 먼저 가입하게 되면 만장일치 제도에 따라 대만의 가입 가능성은 한없이 낮아진다.

실제로 그간 중국은 대만의 CPTPP 가입 추진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하며 반대 의사를 밝혀왔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7일 정례브리핑에서도 "`중국 대만 지구`의 역내 경제협력 참여 문제는 반드시 `하나의 중국` 원칙을 따라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덩전중(鄧振中) 대만 무역협상판공실 대표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먼저 CPTPP에 가입할 경우 대만의 가입에 상당한 `위험 요인`이 될 것이라는 점은 명백하다"고 밝혔다.

중국 역시 CPTPP 가입이 불투명하기는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의장국인 일본이 중국 가입과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는 것.

일본은 CPTPP 가입과 관련해 시장 접근성 등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현재 중국과 센카쿠열도(중국 명 댜오위다오)의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가입 찬성의 가능성이 작다는 분석이다.

호주 역시 중국과 무역 분쟁 중인 만큼 반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 호주가 코로나19 발원지에 대한 국제 조사를 요구한 이후 중국은 현재 호주산 소고기, 와인, 석탄 등 수입품목에 대해 고액의 관세를 부과하는 전방위적 제재에 나서고 있다.

캐나다 역시 중국과 갈등 중인 점에서 중국의 가입 가능성을 더욱 불투명하다.

화웨이 창업자의 딸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孟晩舟)가 미국의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캐나다에서 체포된 이후 중국과 캐나다의 관계는 극도로 악화된 것.

지난달 중국 법원 또한 캐나다인 사업가에게 간첩죄로 징역 11년 형을 선고하는 등 맞불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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