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큘러 어트랙션, 말라리아에 감염된 혈액 성분이 들어간 독성성분의 사탕무 주스 개발
인간의 피를 모방한 유인 전략

모기가 좋아하는 사람의 피를 모방한 주스를 만들어 모기를 잡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친환경 모기 전략은 모기를 박멸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지역에 선택적으로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사진제공=위키피디아]
모기가 좋아하는 사람의 피를 모방한 주스를 만들어 모기를 잡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친환경 모기 전략은 모기를 박멸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지역에 선택적으로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사진제공=위키피디아]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기자】 미물에 가까운 모기는 사람을 죽음으로 이끄는 가장 공격력이 강한 해충이다. 자료에 따르면 매년 거의 50만 명이 모기에 의한 질병으로 사망한다.

18일(현지시간) 과학전문 사이트 어스닷컴(Earth.com)에 따르면 최근 스웨덴의 신생 기업 몰큘러 어트랙션(Molecular Attraction)은 말라리아에 감염된 혈액으로부터 격리한 분자를 함유한 독이 든 사탕무 주스를 마시게 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모기가 매우 끌리는 인간의 피를 모방한 주스다.

인간의 피를 모방해 모기 유인… 생태계에도 안전해

말라리아는 흔히 아노펠레스(Anopheles) 모기를 감염시키는 플라스모디움 팔시파룸(Plasmodium falciparum)이라는 기생충에 의해 야기되는 전염성 질병이다.

감염자들은 열, 두통, 오한, 메스꺼움, 그리고 구토를 일으킨다. 이 증상은 종종 심각한 장기 손상을 초래하고 심지어 사망으로 이어진다. 매년 말라리아에 감염된 수백만 명 가운데 5세 미만의 많은 아이들을 포함해 거의 40만명이 사망한다.

이 기업을 공동 창업한 스톡홀름 대학의 누신 에마미(Noushin Emami) 분자생물학 교수는 “말라리아 기생충이 들어 있는 혈액이 일반 혈액보다 모기에게 더 매력적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혈액은 모기를 HMBPP라고 불리는 분자를 함유하고 있는데 모기를 유인해 피를 더 마시도록 자극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HMBPP는 pH 농도만 적당하면 모기들이 무엇이든지 거의 모든 것을 마시도록 강요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이 업체의 공동 설립자이자 CEO인 레흐 이그나토비치(Lech Ignatowicz)가 말했다.

"사람의 피를 모방한 이 주스의 장점은 HMBPP가 모기 외에 다른 곤충이나 다른 생물체를 유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수동적인 방법을 이용해 모기가 독을 먹도록 유인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말라리아 감염 혈액속의 HMBPP 성분이 열쇠

모기를 퇴치하기 위해 전통적으로 넓은 지역에 걸쳐 살포하는 해로운 살충제와 달리 HMBPP 분자를 함유한 이 새로운 물질은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고 말라리아를 퍼뜨리는 아노펠레스 모기를 타깃으로 특별히 고안되었다.

더구나 모기를 완전히 박멸하기 위해서 고안된 것이 아니다. 모기가 다양한 생태계에서 근본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고려해서 만든 해결책이다.

이그나토비치 교수는 "우리는 그들이 옮기는 질병을 없애고 싶을 뿐이다. 또한 사람들과 가까이 있는 모기의 개체수를 제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집 주변에 모기 없는 구역을 만들 수 있지만 모기들을 생태계에서 완전히 박멸해서는 없애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관계자는 “우리의 목표는 환경 친화적인 벡터 컨트롤 전략을 통해 모기에 취약한 국가의 많은 사람들에게 접근 가능하고 저렴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한 연구는 학술지 ‘커뮤니케이션 바이올로지(Communication Biology)’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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