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약 1만5000그루의 보호수가 있습니다.

마을에 오래 살아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한 나무입니다. 느티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 여러 수종의 나무입니다. 이 나무에는 각자 스토리가 있습니다.

나무와 관련된 역사와 인물, 전설과 문화가 있습니다. 이게 바로 문화콘텐츠입니다.

나무라는 자연유산을 문화유산으로 승화시킨 예입니다.

뉴스퀘스트는 경상북도와 협의하여 경상북도의 보호수 중 대표적인 300그루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연재합니다. 5월 3일부터 매주 5회 연재를 시작합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뉴스퀘스트=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상주 지사리 느티나무 한 쌍은 상주의 중심에 가까운 외남면 지사리 지사골마을 어귀에 있다.

두 그루의 느티나무는 마을 사람들이 오랫동안 소중하게 지켜온 나무다.

최근에는 마을에서 대를 이어 살아온 사람이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땅을 기부한 일이 있을 정도로 마을의 상징이자 보물이다.

바짝 붙어서 자란 느티나무 두 그루는 나이와 크기에서 차이가 있다.

두 나무는 각각 따로 보호수로 지정됐다.

보호할 가치가 있는 나무 두 그루가 바짝 붙어있을 경우 하나의 지정 번호로 묶이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지사리 느티나무 두 그루는 각각 따로 지정 번호를 받았다.

지사리 느티나무 두 그루의 높이는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바짝 붙어 자랐기 때문이다. 각각 15m, 13m 정도 된다.

크기는 제법 차이가 난다.

두 그루의 가슴높이 둘레는 각각 6.8m, 4.5m 정도다.

나이 차이가 적잖이 난다고 볼 수 있다.

1982년 작성된 산림청 보호수 기록에 두 그루의 수령은 각각 338년, 280년으로 되어 있다.  

나무의 나이는 정확히 측정하기 힘들어서 일반적으로 십 년이나 오십 년 단위로 표기한다.

‘338년’처럼 정확히 쓰는 경우는 나무를 심었다는 기록이 정확히 남아있을 때다.

그러나 지사리 느티나무를 심었다는 기록은 없다.

‘338년’이라는 구체적인 수령이 표기된 것은, 보호수 기록을 작성할 때 이전의 기록을 바탕으로 수령을 계산한 것이다.

‘338년’ 느티나무는, 1945년에 느티나무가 ‘300년(쯤) 됐다’라는 이전 기록을 바탕으로, 38년 뒤인 1982년에 보호수로 지정하면서 300년에 38년을 더한 338년으로 새로 기록했다.

다른 느티나무는, 1972년에 내무부에서 발간한 '보호수지'에 270년 됐다는 기록을 바탕으로, 10년 뒤인 1982년에 보호수로 지정하면서 270년에 10년을 더한 280년으로 새로 기록했다. 

느티나무 두 그루가 마을 어귀를 지키는 지사리 지사골마을은 조선 중기에 연안차씨(延安車氏)가 일으킨 마을이라고 한다.

뒷산인 국수봉 아래쪽에 풀밭과 모래가 많다고 하여, 풀을 의미하는 ‘지(芝)’와 모래 ‘사(沙)’를 써서 지사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풍수지리로 지사골을 보면, 뒤쪽은 낮은 산으로 막혀 있지만, 앞쪽은 멀리까지 뚫려 있어 아쉬움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마을을 처음 일으킨 사람들이 풍수를 보완하기 위해 비보림(裨補林)을 조성했다고 한다.

느티나무 두 그루는 당시 비보림으로 심었던 나무 가운데 살아남아 큰 나무가 됐다. 

비보림의 의미는 줄어들었지만, 오래전부터 마을 사람들은 해마다 정월 대보름 전날 밤에 나무 앞에서 마을의 안녕을 비는 동제를 지내왔다.

마을 사람들은 지사리 느티나무가 사람의 소원을 잘 들어주고 특히 기도를 올리면 자식을 낳게 해주는 영험한 나무라고 믿었다.

보호수 표지석 옆에는 ‘마을 보호수 앞(27번지) 부지를 희사하시어 그 고마움에 주민의 뜻을 모아 감사비를 세웁니다.

2009년 4월 19일’이라는 내용의 감사비가 세워져 있다.

2009년 이전까지 느티나무 두 그루가 있는 곳은 마을 사람 개인 소유의 밭이었다고 한다.

나무 그늘에서 쉴 때도, 당산제를 지낼 때도 밭 주인의 사정을 고려해야 해서 불편했다.

그뿐만 아니라, 나무가 밭 가운데에 있어서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한다.

밭농사를 짓다가 뿌리를 다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이 마을 주민 차형렬 씨가 개인 돈을 들여 땅을 사들인 뒤, 마을에 조건 없이 내놓았다.

감사비는 차형렬 씨의 이러한 선행을 감사히 여긴 마을 사람들이 세운 것이다.

지사리 느티나무 두 그루는 마을 선조들이 조성한 비보림의 흔적이며, 마을의 당산나무이자 정자나무이고, 마을의 개인이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땅을 기부하기도 한, 의미 있고 소중한 자연유산이다.

<상주 지사리 느티나무>

·보호수 지정 번호 11-24-8
·보호수 지정 일자 1982. 10. 26.
·나무 종류 느티나무
·나이 320년
·나무 높이 15m
·둘레 6.8m
·소재지 상주시 외남면 지사리 27
·위도 36.383520, 경도 128.1180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