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엔씨소프트, 2분기 연속 실적 하락...넥슨만 영업익 8% 성장
플레이하면서 가상자산을 획득하는 P2E(Play to Earn) 모델을 게임에 적용

사진은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엔씨소프트, 넷마블, 넥슨 사옥 전경. [각사 제공]
사진은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엔씨소프트, 넷마블, 넥슨 사옥 전경. [각사 제공]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국내 게임 업계를 대표하는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이른바 '3N'이 올해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넥슨은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4분기 실적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아래 떨어지며 2분기 연속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이에 이들 업체는 신작에 힘을 주는 동시에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게임을 앞세워 돌파구를 마련할 계획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을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607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보다 5.5%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무려 69.9%, 61.4% 급감했다.

엔씨소프트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3분기 매출이 5006억원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14%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963억원, 9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6%, 35% 감소했다.

넷마블과 엔씨소프트 모두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3N 가운데 넥슨이 유일하게 영업이익(3137억원) 8%, 당기순이익(3985억원) 132%의 성장을 기록하며 선방에 나섰다. 

다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줄어든 7980억원을 기록했다.

3N이 이처럼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이유는 3분기 출시된 신작들이 흥행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지난 9월 말 기준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넷마블의 신작 '제2의 나라: CROSS WORLDS(제2의 나라)'는 국내 구글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출시 당시 오픈 효과로 1위를 기록했지만 이후 경쟁사들의 신작이 출시되면서 10위권 밖으로 순위가 밀려나게 된 것.

다른 신작인 '마블 퓨처 레볼루션'은 43위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콘퍼런스콜에서 "기존 게임들의 지표 하락과 출시 신작 부진이 맞물려 3분기 실적이 개선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의 신작인 '블레이드&소울2'는 매출 순위 4위를 기록했지만, 흥행 실패라는 평가를 받는다.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3분기 모바일 게임 매출은 △ 리니지2M 1578억5700만원 △ 리니지M 1503억4900만원 △ 블레이드&소울2 228억8700만원으로 나타났다.

매출 비중으로 보면 리니지2M이 47.6%, 리니지M이 45.4%, 블레이드&소울2가 7%이다.

앞서 지난 2분기 리니지2M(2179억8900만원), 리니지M(1341억5400만원)의 모바일 게임 부문 매출 비중이 각각 61.9%, 38.1%로, 블레이드&소울2가 큰 변화를 가져오지 못한 것이다.

[셔터스톡=연합뉴스]
[셔터스톡=연합뉴스]

넷마블과 엔씨소프트가 이와 같은 상황을 뒤집기 위해 꺼낸 것이 바로 NFT다.

NFT란 이름 그대로 하나의 토큰을 다른 토큰으로 대체하는 것이 불가능한 가상자산을 의미한다.

NFT는 특정 디지털 파일에 대한 소유권을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탈중앙화한 블록체인 형태로 발행해 보관하기 때문에 `디지털 진품 증명서`로도 불린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주로 디지털 그림, 음악 등 콘텐츠 분야에서 다뤄지고 있다.

게임 업계에서는 '아이템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는 만큼 많은 부분에 이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령, NFT 기반의 게임에서 얻은 아이템을 NFT 마켓 등을 통해 거래를 하거나 이를 가상자산으로 교환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게임과 블록체인을 연계해 플레이하면서 가상자산 등 재화를 획득하는 P2E(Play to Earn) 모델을 자사의 게임에 적용해 부진을 씻어내겠다는 것이 이들의 전략이다.

권 대표는 "블록체인과 NFT을 게임과 연계하는 것을 회사에서 개발하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별도의 자리를 통해 공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경영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NFT, 블록체인과 게임의 결합이 우리에게 엄청난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다고 믿고 내부적으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준비해왔다"면서 "내년 중에 NFT와 블록체인을 결합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게임 업계가 블록체인 기술을 자사의 서비스에 적용하는 것과 관련해 증권업계에서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성종화 애널리스트는 "현재 게임시장 및 주식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인 P2E 기반의 NFT 디지털 자산 및 메타버스 산업과 관련해 넷마블이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를 통해 메타버스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한국의 웬만한 게임 업체마다 NFT 게임, 메타버스 관련 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넷마블의) 발표 내용만으로 보면 NFT, 메타버스 관련 업체들에 비해 특별히 차별점이 있거나 앞서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엔씨소프트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다.

한화투자증권의 김소혜 애널리스트는 "P2E의 태생은 리니지라고 판단한다"면서 "게임 내에서 획득한 자산의 가치를 유저들에게 현실로 체감하게 해준 최초의 게임은 리니지만한 게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엔씨소프트가 NFT를 도입하면 아이템매니아, 아이템베이 같은 게임 자산 거래소를 자체적으로 운영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러한 거래 트래픽은 엔씨소프트가 압도적으로 높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NFT 게임에 있어서 결국 중요한 건 게임 개발력과 운영 노하우, 그리고 자본력"이라면서 "엔씨소프트의 경쟁력이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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