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장중 한때 8.2% 하락...미·중 규제에 달러 가치 올라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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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암호화폐(가상자산) 대표격인 비트코인이 말 그대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하룻밤 사이 10% 가까이 급락했다가 반등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국가가 가상자산 시장 규제에 나선 점과 달러 가치가 상승한 점이 비트코인의 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비트코인 가격이 이날 한때 6만달러(약 7092만원) 아래로 떨어졌다"면서 "8.2%까지 하락한 이후 낙폭을 절반으로 줄였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1시 15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2.37% 내린 5만9297달러(약 7029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비트코인 가격이 5만8661달러까지 하락했다"면서 "이는 지난 9월 24일 이후 가장 큰 장중 하락폭이다"고 설명했다.

왈리드 쿠드마니 XTB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며칠간의 상승세 이후 상당한 후퇴를 보이고 있다"면서 "부정적인 소식이 이어지고 가격이 새로운 최저치를 기록하게 된다면 시장 변동성은 잠재적인 도미노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트코인뿐만이 아니다.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주가도 이날 장중 한때 4%가량 하락했다.

비트코인 가격 추이. [코인마켓캡 홈페이지 갈무리]
비트코인 가격 추이. [코인마켓캡 홈페이지 갈무리]

이와 관련해 외신들은 미국과 중국의 규제 강화를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거래 플랫폼 알파임팩트의 헤이든 휴즈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인프라 법안이 서명되면서 가상자산 시장 규제와 과세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며 "투자자들로부터 매도세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인프라 법안에는 가상자산 시장 참가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세금 신고 조건을 포함하고 있다.

이 법안에 따르면 코인베이스와 같이 정기적으로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로커(중개인)`는 미 국세청(IRS)에 회사명, 주소, 전화번호, 판매 수익, 자본 손익을 비롯해 고객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의무를 부과한다.

가상자산 거래소 비퀸트의 마사 레이예스 연구원은 "미국의 발전 속도에 놀랐다"며 "다만, 인프라 법안이 혁신을 억누른다면 그것은 불행한 일이다"고 말했다.

중국도 가상자산 채굴에 대한 규제 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멍 웨이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중국 당국은 가상자산 채굴에 참여한 사람들에 대해 징벌적인 전기요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연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세계에서 가장 큰 두 경제국이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달러 가치가 오르고 있다는 점도 비트코인의 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달러와 금과 같은 전통적인 안전 자산이 랠리를 펼치고 있다"며 "WSJ 달러 지수는 지난해 7월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연구원에 따르면 달러의 강세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투자자들이 베팅하고 있다는 것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 측은 "(금리 인상이 단행되면) 수익을 추구하기 위해 달러 등 안전자산으로 자본이 흘러 들어갈 것"이라면서 "달러는 내년까지 계속 절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조엘 크루거 엘맥스그룹의 통화 전략가도 WSJ과의 인터뷰에서 "연준의 긴축 정책이 시장에 부담을 주고 가장 위험한 자산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이는 가상자산에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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