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O그룹, 스파이웨어로 고객 및 애플 공격에 참여"
왓츠앱 대표 "애플의 소송, 사용자 보안 강화에 힘 보태"

[로이터=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애플이 이스라엘에 기반을 둔 민간 보안업체 NSO그룹을 고소했다.

NSO그룹이 애플의 아이폰을 해킹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판매했다는 이유에서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캘리포니아 북부지방 법원에 "(NSO그룹이) 올해 위험한 악성 소프트웨어 및 스파이웨어로 애플과 고객, 애플의 제품 및 서버를 표적으로 삼고 공격하기 위한 노력에 참여했다"며 NSO그룹이 애플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을 영구히 금지해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7만5000달러(약 8900만원) 이상의 손해배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파이웨어란 스파이와 소프트웨어를 합친 말로, 이용자 몰래 설치돼 PC 또는 모바일 등 전자기기에서 정보 등을 수집하는 악성코드를 말한다.

앞서 지난 9월 애플은 자사의 기본 메시지 프로그램 '아이메시지'가 NSO그룹이 개발한 스파이웨어 '페가수스'에 감염되면서 긴급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애플의 보안 책임자인 이반 크르스틱은 "애플이 취하고 있는 조치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며 "자유 사회에서 무고한 사용자들과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강력한 국가 지원 스파이웨어를 무기화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WSJ에 따르면 NSO그룹 대변인은 애플의 주장에 대해 언급하진 않았지만, NSO그룹의 기술이 전 세계 수천명의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반박했다.

메타(전 페이스북)의 자회사 왓츠앱의 윌 캐스카트 대표는 "애플이 스파이웨어 회사에 책임을 묻기 위한 노력에 동참해 기쁘다"며 "우리는 오랫동안 NSO그룹에 대한 업계의 조치를 요구해왔으며, 애플의 소송은 기술 제공업체가 스파이웨어와 싸우고, 사용자의 보안 강화를 위해 힘을 합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왓츠앱은 지난 2019년 NSO그룹이 왓츠앱 사용자 1400명에게 악성 스파이웨어를 보냈다는 이유로 고소한 바 있다.

NSO그룹의 활동을 수년간 추적해온 시티즌랩의 스콧-레일튼 선임 연구원은 "애플과 왓츠앱의 소송은 거대 IT기업들이 수년간 기술적으로 해킹 도구를 저지한 끝에 새로운 방법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라면서 "애플은 NSO그룹이 벌이고 있는 일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한편 애플은 이번 소송에서 얻는 보상금 전액에 추가로 1000만달러(약 118억9500만원)를 더해 디지털 연구 및 옹호를 추구하는 단체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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