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테니스 프로 선수들 비판..."WTA의 보이콧에 동참 회피"

중국 여자 테니스 선수 펑솨이. [AFP=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세계여자테니스협회(WTA)에 이어 남자프로테니스협회(ATP)도 중국 테니스 선수 펑솨이의 안전에 대해 우려를 표현했다.

하지만 WTA와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WTA가 중국 대회 개회 중단 카드를 꺼낸 것과 달리 ATP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ATP가 이번 사태에 대해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ATP는 이날 공식 성명을 내고 펑솨이 선수에 관한 우려가 스포츠 안팎으로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드레아 가우덴치 회장은 "펑솨이 선수에 대한 대응책이 지금까지 미흡했다"며 "펑솨이 선수와 WTA가 직접 소통해, 펑솨이 선수의 상황이 좀 더 명확하게 알려지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스포츠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지금 국제 사회의 관심은 우리가 그런 영향을 만들어낼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회원들과 계속 상의하고 모니터링할 것"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ATP의 성명에 대해 테니스 선수계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WTA는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펑솨이 선수가 자유롭게 소통하지 못하고, 자신의 성폭행 의혹을 밝히는 것에 압력을 받는 곳으로 보이는 곳에서 우리 선수들이 경쟁하도록 할 수 없다"면서 중국과 홍콩에서의 대회를 개최하기 않겠다고 밝혔다.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 2019년 WTA는 오는 2028년까지 매년 중국에서 WTA 결승전을 개최하는 10년짜리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10억달러(약 1조1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억 달러의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중국에서의 대회 개최를 보류한 WTA와 달리 ATP가 소극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영국 BBC에 따르면 여자 테니스계의 전설로 평가받는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는 "펑솨이 선수가 만약 남자였다면 ATP가 이 같은 발언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 세계 테니스 랭킹 1위였던 앤디 로딕 또한 트위터에 ATP의 성명을 공유하며 "많은 말을 하고도 아무말도 하지 않는 방법을 보여줬다"고 비꼬았다.

리암 브로디 선수 또한 ATP를 향해 "모든 조직에 걸쳐 단합된 대응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AFP통신은 중국 대회의 개최 여부에 대한 언급이 없는 ATP의 성명을 두고 "WTA의 중국 대회 보이콧 결정에 동참하기를 회피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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