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군은 국민의 여망에 맞게 잘 성장해 왔을까?, 북한군은 국민의 군대가 아니라 조선로동당의 군대

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

【뉴스퀘스트=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 】 현대 국가의 군대는 국가를 수호하고 국가이익을 보호, 증진하는 임무를 우선으로 한다.

현대 국가 군대의 특징은 우선 군이 어떤 집단이나 개인을 위한 조직이 아니고 국민을 위한, 국민의 군대라는 점이다.

이 말은 군대의 주체는 국민이며 국민이 만들어 키우고 국민이 원하는 바에 따라 운용된다는 것을 말한다. 그들의 일차적 사명은 국가를 지키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다.

그 무엇보다 국민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의 군은 어떤 정치적 이익도 탐하지 않고 특정 정파에 휘둘리지 않으며 항상 정치적 중립을 유지해야만 한다.

그런데 우리 국군이 과연 그런 원칙을 잘 지키고 수많은 정치판의 요구로부터 자유로운가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자신 있게 대답하기가 어렵다.

특히 군 인사 때만 되면 이런 국군의 자랑스러운 가치와 덕목은 사라져 버리고 또 다시 특정 정파의 이해관계에 따라 인사한 것이라는 추문이 도는 점은 군을 사랑하는 국민의 입장에서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군 인사에서만큼은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도 중도를 지켜야 하고 당사자인 군도 철저히 원칙을 준수해야만 한다. 군인의 능력은 상관, 동료, 부하가 가장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능력 없는 자가 졸지에 진급하거나 요직에 기용되는 모습이 보인다면 군 기강은 스르르 무너지고 군은 본연의 모습을 잃게 되는 것이다.

물론 국민의 군대가 아니라 정치판이 우선인 당의 군대도 있다. 바로 북한의 군대가 그러하다. 북한의 군대는 국민의 군대가 아니라 조선로동당(朝鮮勞動黨)의 군대이다.

북한군이 왜 당의 군대인가는 그들의 당 규약, 헌법 등에 잘 기술되어 있다. 로동당 규약은 헌법보다 상위의 규범이며 헌법은 단지 당의 규약 실천 방향을 제시하는 하위 법률이다.

로동당 규약 47조에 의하면 “조선인민군은 국가 방위의 기본 력량, 혁명의 주력군으로서 사회주의 조국과 당과 혁명을 무장으로 옹호보위하고 당의 영도를 앞장에서 받들어 나가는 조선로동당의 혁명적 무장이다.” 라고 명시하여 인민군은 당의 군대이고 김정은 집단을 결사 옹위하고 남조선 사회주의 혁명의 주력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인민군은 당의 노선을 관철시켜나가는 실천적 조직으로 국방 뿐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국민을 보위하기 보다는 당과 최고사령관인 김정은을 보호하는 것을 첫 번째 임무로 하고, 경제적으로는 국가적 규모의 대규모 노역에 동원되는 대상으로 각종 재해, 재난 농번기 일손 돕기 등은 군의 일상적 임무이기도 하다.

사상적으로는 인민의 정신을 지배하는 도구로서 장기간의 군 생활을 통해 정신적으로 완전한 김정은 신민(臣民)을 만들어 나가는 곳이기도 하다.

사회적으로는 사회안전망을 보조하는 인민 통제 수단으로 운용되고 있다. 이렇게 군을 당에 절대 충성하는 집단으로 만들어 철저하게 장악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군의 이중적 통제구조와 인사권 장악에 있다. 인민군의 지휘계통에는 지휘관이 행사하는 군령 체계와는 별도로 당의 노선과 일치하는가를 따지는 정치군관 체계가 존재한다.

또한 군의 모든 진급과 보직 등 인사권(人事權)은 철저하게 당 중앙에서 관할한다. 그러다보니 입대한 장정은 로동당원으로 선발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게 되고, 당원이라면 군과 관련이 없어도 버젓이 계급을 단 군복을 입고 나타날 수 있으며 전혀 지휘경험이 없었음에도 군의 요직에 임명될 수가 있다. 이렇게 조선인민군은 로동당에 완전히 장악되어 있다.

그렇다면 우리 대한민국 국군은 어떠한가? 과연 군이 국민의 여망에 맞게 잘 성장해 왔는지, 혹여 지나치게 정치권 입맛을 좇아 국민의 군대를 당의 군대처럼 손상시킨 점은 없었는지 뒤돌아보아야 한다.

그리고 당당하지 않은 점이 있었다면 지금이라도 이를 바로 잡아 다시금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군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때이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