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은 CEO 10명 이상...한화 금춘수 부회장은 27년간 활약
삼성전자 김기남 회장·미래에셋 최현만 회장 등도 25년째 활동

이찬의 삼천리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삼천리 홈페이지 갈무리]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재계에 세대교체 바람이 부는 가운데, 20년 넘게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수가 10명을 넘어섰다.

그중 가장 오랫동안 임원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인물은 삼천리의 이찬의 부회장이다. 이 부회장은 1991년 임원 반열에 처음 등극한 이후 현재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9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100대 기업 전문경영인 임원 이력 추적 조사'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매출액 기준으로 선정한 100대 기업의 전문경영인 123명(오너가 제외)이다. 전문경영인은 올해 3분기 기준 '대표이사' 직함을 유지하고 있는 경우로 제한했다.

조사 결과 대기업 CEO로 활약 중인 대표이사 중 최장수 임원은 이찬의 삼천리 부회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부회장은 31년간 임원 자리를 지키고 있다.

1954년생으로 올해 만 67세인 그는 1991년에 삼천리 이사직을 맡으며 임원에 올랐다. 당시 재계에서는 30대였던 이 부회장이 이사로 발탁된 것에 놀라는 분위기였다.

이 부회장을 제외하고 20년 이상 임원으로 재직 중인 CEO는 10명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화의 금춘수 총괄 부회장(1952년생)은 지난 1995년 2월 (주) 한화 이사보로 오른 후, 올해로 27년 간 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배재훈 HMM 사장(1953년생)도 올해로 임원 경력이 26년이 됐다.

배 사장은 1995년 당시 LG반도체 이사대우로 승진한 이후 LG계열사인 판토스 대표이사 등을 거쳐, 2019년 현재의 HMM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25년 동안 임원으로 재직 중인 경영자 명단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회장(1958년생)과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1961년생), 임병용 GS건설 부회장(1962년생) 등 세 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외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1953년생)은 1998년 쌍용제지 대표이사 사장과 피앤지(P&G)한국법인 총괄 사장을 맡는 등 이때부터 지금까지 24년간 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1961년생)은 1999년 LG전자 상무보로 승진해 지금까지 LG그룹 내에서 핵심 임원으로 임하고 있다.

김정남 DB손해보험 부회장(1952년생) 역시 DB그룹(옛 동부그룹)에 입사해 2000년부터 동부화재 지방영업본부장(상무보)에 오르는 등 올해까지 임원 경력만 22년째다.

최근 승진한 전영현 삼성SDI 부회장(1960년생)은 LG반도체 연구원으로 재직하다 지난 2001년 삼성전자 연구위원으로 발탁되며 임원에 올랐다.

이후 삼성전자에서 사장까지 역임한 뒤 2017년에 삼성SDI 대표이사를 맡다 이번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올해로 임원 경력 20년을 맞이한 최고경영자는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1964년생)과 옥경석 한화 사장(1958년생), 조용일 현대해상 사장(1958년생)이다.

[자료=한국CXO연구소]

한편 이번 조사 대상 CEO 중 30대와 45세 미만에 임원 타이틀을 얻은 경우는 31.7%(39명)에 달했다. 3명 중 한 명 꼴로 30대 말이나 40대 초반에 '별'을 단 것이다.

한국CXO연구소는 이처럼 젊은 나이에 임원에 오를 경우, 임원 경력 15년을 넘기거나 CEO까지 올라설 기회가 상대적으로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실제 45세 이전에 처음 임원이 된 CEO들의 평균 임원 기간은 18년 수준으로 길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이미 국내 재계에서는 30년 전부터 30대 말부터 40대 초반에 해당하는 능력있는 젊은 인재들을 임원으로 발탁해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40대 초반 전후로 임원으로 발탁되는 이들이 2~3년만 활동하고 물러나는 임시직원이 아닌, 10~20년 넘게 기량을 보여줄 수 있는 기업문화를 조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