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 퇴직연금기금 등 주주, 8개 주주제안 제출
저커버그 CEO, 의결권 58% 차지...견제 수단 없어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업 메타(전 페이스북)의 주주들이 뿔났다.

최근 내부고발자의 폭로와 미국 주요 언론들의 집중 보도에도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가진 막강한 의결권 때문에 변화가 불가능하다며 지배구조 개편을 촉구하고 나섰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뉴욕주 퇴직연금기금, 일리노이주 재무부 등 메타의 주식을 주주들은 내년 5월에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8개 항목의 주주제안을 제출했다.

이들이 제출한 안건에는 △ 유해한 콘텐츠를 줄이기 위한 노력에 대한 이사회의 감독 △ 메타버스 사업에 대한 위험성 평가 △ 소셜미디어 회사로서 감사 및 리스크위원회 검토 등이 포함됐다.

이번 주주제안에 참여한 마이클 프레릭스 일리노이주 재무장관은 "페이스북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일정 수준의 증오 표현, 정치적 가짜 정보, 분열적인 언사를 허용한다"며 "이것이 바로 이사회의 지배구조가 바뀌어야 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WSJ에 따르면 이들 주주는 지난해 주주 총회에서도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는 내용을 포함한 6개의 안건을 제출했지만 표결에서 부결됐다.

WSJ은 해당 안건이 부결된 이유로 저커버그 CEO가 가진 막강한 의결권을 꼬집었다.

페이스북의 주식은 A, B, C 등 세 등급으로 구분된다.

A 클래스 주식은 증시에서 거래되는 주식으로 주당 1표의 의결권이 있다.

B 클래스 주식은 저커버그 등 내부 인사들만 보유하고 있는데 이 주식은 A 클래스의 10배에 달하는 의결권을 갖는다.

C 클래스 주식은 경제적 소유권을 주지만 의결권을 갖고 있지 않다.

WSJ은 메타 대변인을 인용해 저커버그 CEO가 보유한 메타의 의결권은 약 58%에 달한다고 전했다.

메타가 상장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주주들이 저커버그 CEO에 대한 견제 수단을 갖고 있지 못한 구조다.

WSJ에 따르면 일부 투자자들이 전 페이스북 제품 매니저인 프랜시스 하우겐의 내부 고발 이후 메타가 변화를 추진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월 하우겐은 미 상원 상무위원회 산하 소비자보호소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페이스북이 10대 청소년에게 미치는 유해성을 알면서도 이를 모른 척하고 수익을 내는 데에 집중했다고 폭로했다.

특히 그는 페이스북의 내부 구조가 이러한 파행을 부추겼다면서 "현재 페이스북에서 저커버그에게 책임을 물을 사람은 그 자신밖에 없다. 최종 책임은 저커버그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저커버그 CEO에 대한 폭로 이후 미국 주요 언론들을 중심으로 메타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는 만큼,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자산운용사 노스스타의 줄리 굿리지 CEO는 "저커버그 자신 외에는 누구도 책임을 질 수 없다는 하우겐의 폭로는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재확인시켰다"며 "이러한 구조는 기업이나 사회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라이언 무어 메타 대변인은 이번 주주 제안에 대해 "메타는 선임 사외이사 및 투자자의 의견을 존중하며 이들과 정기적으로 교류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