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도 한몫, 식량 자급 필요성 절실히 느껴
약점 타개책으로 GM작물 승인에 필요한 초안 마련
종자산업 활성화 방안도 이달 발표 예정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기자】 식량 안보와 자급률에 대한 우려로 중국의 유전자변형(GM) 대두와 옥수수의 국내 상업 재배 승인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에서 가장 큰 약점으로 작용한 것도 큰 이유다.

GM대두와 옥수수가 먼저 승인될 듯

중국은 지난 주 이러한 작물 승인을 목적으로 초안의 '급속한 도입(rapid introduction)'에 따라 GM작물 상업화 승인에 한 발짝 성큼 다가섰다.

이 초안은 GM작물 품종의 승인에 필요한 '품종의 진위’와 ‘품종의 효과성'과 함께 이미 승인된 GM품종에서 추가로 변형된 품종에 대한 기술기준 등을 규정하고 있다.

대두와 옥수수를 비롯해 중국의 유전자변형(GM) 작물의 상업화 승인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정부는 최근 GM작물 승인을 위한 기준 초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사진=World Grain]  

정부가 표준을 설정함에 따라 우선 중국의 주식(主食) 작물인 GM대두와 옥수수의 상업적 재배가 먼저 승인될 가능성으로 보인다.

지난 9일(현지시간)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장 타올린(張桃林) 농업농촌부 차관은 성명을 통해 "생물학적 육종에 대한 안전관리는 중국의 식량 안보와 농업 과학기술 자립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계의 많은 다른 지역들과 마찬가지로 GM기술은 중국에서 오랫동안 논쟁과 회의론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올해 미국과 무역전쟁의 전선과 중심에 있는 농업 부문만이 아니라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국내 식량 공급 문제에 직면하게 되자 국내 GM작물 재배를 둘러싸고 정부의 태도가 한층 완화됐다.

증권계 전문가들은 농업농촌부가 GM대두와 옥수수에 대한 세부적인 승인 규정을 빠르게 도입한 것은 GM옥수수의 상용화를 추진하는 데 긍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홍콩에 위치한 동흥증권(東興證券)의 한 분석가는 "GM작물 도입은 중국의 식량 안보를 확보하고 곡물 생산량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중국은 현재 수입에 의존하는 옥수수와 대두, 특히 옥수수의 공급 격차는 더 벌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 기준 초안은 지난달 발표된 GM작물 관련 종자 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규제 개편으로, 공론화 작업이 끝나는 날인 23일까지 공개된다.

트럼프 집권 당시 무역분쟁의 가장 큰 약점

중국의 해외 대두에 대한 의존도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당시 미-중 무역전쟁에서 구조적으로 취약한 고리로 평가됐다.

그동안 중국은 외국산 대두에 의존하는 대가로 주력 작물인 쌀과 밀 생산에서 자급자족할 수 있는 충분한 경작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중국은 지난 2019년 말 수십년 만에 국내에서 재배한 GM대두 작물과 옥수수 작물 2종에 대해 바이오 안전 인증서를 발급했다. 이후 중국 정부는 코로나바이러스 발생으로 식량 안보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국내산 GM옥수수 12종과 대두 3종을 추가로 승인했다.

중국은 그동안 GM면화와 파파야만 상업적으로 재배해 왔다. 그러나 가공원료 목적으로 해외에서 개발한 GM대두, 옥수수, 유채, 면화, 그리고 사탕무의 국내 수입을 허용해왔다.

지난 7월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끄는 중앙전면심화개혁위원회(中央全面深化改革委员会)는 GM종자 개발을 승인했지만 아직까지 종자산업 활성화 방안에 대한 실행계획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중국 정부는 이르면 12월 말 이전에 종자 문제와 관련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이 기회를 통해 GM작물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명확히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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