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대 국내뉴스'

【뉴스퀘스트=민기홍 기자】 2년째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한 해를 관통했다. 새로운 변이 오미크론으로 코로나 위기감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집값 폭등, K-컬처 열풍, 코스피 3000시대, 검찰·공수처 수사, 쿠데타 주역 두 전직 대통령 사망 등이 올해의 주요 이슈가 됐다. 16일 연합뉴스가 선정한 국내 10대 뉴스를 정리했다. 

15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아트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거리두기 객석 사이를 소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아트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거리두기 객석 사이를 소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유행 2년째… '일상회복' 유턴

코로나19 유행이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 4차 유행 초기 신규확진자가 하루 1000명을 넘는 수준이었으나 5개월이 지난 현재 8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위중증 환자도 1000명에 가깝다.

백신 접종률은 인구 대비 80%로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돌파감염이 증가하고 고령층 중환자도 속출하면서 수도권의 중증병상 가동률이 90%에 육박하는 등 의료체계가 흔들리고 있다.

11월부터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에 들어갔으나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 폭증으로 한 달여 만에 방역 강화로 '유턴'했다. 11월 하순에는 새 변이 '오미크론' 등장으로 긴장감은 더욱 높아졌다.

◆코스피 3000시대 개막

코스피가 사상 처음 3000고지를 밟았다. 코스피는 1989년 3월 31일 1000을 넘어섰고 2007년 7월 25일 2000선을 돌파했다. 1000에서 3000까지 32년 걸렸다.

개인 투자자들의 힘이 컸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패닉으로 코스피가 1400대로 밀리자 개인들은 이른바 '동학 개미'가 돼 지수를 끌어올렸다.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서도 12월 초까지 70조원 안팎을 순매수하며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도에 맞서 코스피를 지탱했다.

◆부동산·취업난에 젊은층 분노

부동산 가격 폭등, 낮은 취업률 등으로 20~30대의 사회적 박탈감이 극심했다. 세대 간 부의 격차로 불안감에 내몰린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빚투' 열풍이 불기도 했다. 

정치권의 '내로남불' 논란 등은 젊은층의 분노를 더욱 키웠다. 2030세대가 내년 3월 치러질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시내 부동산중게업소.
서울 시내 부동산중게업소. [연합뉴스]

◆집값 폭등에 '영끌' 신조어까지

집값 상승으로 집 없는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졌다. 부동산 과열기로 꼽히는 2006년(11.58%) 이후 가장 높은 수준(10월까지 8.93%)으로 올랐다.

부동산 규제와 보유세 등 세제를 강화해 수요 억제에 나섰으나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30대를 중심으로 한 '패닉바잉'(공황구매)은 쉽게 잦아들지 않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정부에 대한 엄청난 반감을 불러 일으켰다.

◆여야 대선 후보에 대한 검찰·공수처 수사

내년 3월 치뤄지는 제20대 대통령 선거의 여당과 제1야당 후보가 검찰,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된 채 선거운동을 벌이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개발을 둘러싼 특혜 의혹으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고발사주, 아내 주가조작 연루 의혹 등 4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대선판이 요동칠 수 있다.

◆반복되는 아동학대, 잔혹해진 스토킹 범죄

올해도 아동학대 등 비극적인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2월 경기 용인에서 10살 조카를 폭행과 물고문으로 숨지게 한 부부가 긴급체포됐다. 같은 달 수원에서는 친부가 태어난 지 한 달도 안 된 신생아를 반지를 낀 손으로 머리를 때려 숨지게 한 범죄가 발생했다.

스토킹 범죄도 날로 잔혹해지고 있다.

서울 중구에서는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이 스토킹 가해자의 습격을 받아 스마트워치로 112에 신고했으나 결국 살해당했고, 송파구에서는 한 여성에 대해 신변조치 결정이 이뤄진 지 나흘 만에 스토킹 가해자에 의해 가족이 살해되는 일이 벌어졌다.

스토킹처벌법 및 신변보호 제도 무용론과 비판으로 경찰은 스토킹 범죄에 대해 유치장 입감 등 적극적인 조치와 신변보호 제도 개선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방탄소년단. [빅히트뮤직 제공=연합뉴스]
방탄소년단. [빅히트뮤직 제공=연합뉴스]

◆지구촌 달군 K-컬처

올해 지구촌은 방탄소년단(K팝)과 '오징어 게임'(드라마), '미나리'(영화) 등 K-컬처 열기로 뜨거웠다.

방탄소년단은 5월 발표한 '버터'로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에서 10주 1위를 기록했다. '퍼미션 투 댄스'와 '마이 유니버스'로 차트 정상에 등극해 올해 통산 12주 1위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또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가운데 하나인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대상 등 3관왕을 차지했다.

영화계에서는 1980년대 미국 남부 아칸소주 농장으로 이주한 한인 가정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미나리'가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대상과 관객상을 받았으며, 미국영화연구소(AFI) 올해의 영화상,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크리틱스 초이스 외국어영화상 등 112개의 상을 받았다.

방송가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세계인을 매료시키며 인기 영상 1위에 올랐다.

'오징어 게임'은 '피플스 초이스 어워즈', '고섬 어워즈' 등에서 수상했으며 내년 1월 열리는 미국 골든글로브에서 작품상 등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10월 21일 오후 5시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1차 발사됐다. 

이날 3단부에 1.5t 모사체 위성(더미 위성)을 탑재하고 하늘로 날아오른 누리호는 이륙 후 모든 비행 절차를 수행했으나, 3단 엔진이 예상보다 빨리 꺼지면서 모사체 위성을 목표 궤도에 안착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전문가들은 누리호가 최종 임무 달성에는 실패했으나 기술적으로는 성공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발사를 주관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과 누리호 발사 조사위원회를 구성했으며 3단 엔진 조기 연소 원인을 찾아낸 뒤 이를 보완해 내년 5월 2차 발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11월 29일 대구 팔공산 동화사 대불전에 나란히 놓여 있는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영정. [연합뉴스]
11월 29일 대구 팔공산 동화사 대불전에 나란히 놓여 있는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영정. [연합뉴스]

◆'쿠데타 주역'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 사망

한국 현대사를 비극적으로 만들었던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이 약 한 달 간격으로 세상을 떠났다.

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전 대통령은 10월 26일 향년 8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28일 뒤인 11월 23일 11·12대 대통령을 지낸 전두환 씨도 향년 90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육사 11기 동기인 두 사람은 군사 쿠데타와 5·18 무력 진압, 수천억원 규모의 비자금 조성 등 혐의로 함께 수감됐다가 1997년 김영삼 당시 대통령의 특별사면 조치로 석방됐다.

◆사건·사고로 얼룩진 군

5월 공군 성추행 피해자인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사건이 터졌다. 부실 수사 의혹 속에 창군 이래 처음으로 특임군검사가 투입됐고, 공군 창설 이래 최대 규모의 인사·수사 조치가 이뤄졌다.

8월 해군에서도 여군 부사관이 성추행 신고 후 극단적 선택을 하는 등 유사 사건이 이어졌다.

2월에는 북한 남성이 강원도 동해상으로 헤엄쳐 남하한 이른바 '오리발 귀순' 사건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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