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약 1만5000그루의 보호수가 있습니다.

마을에 오래 살아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한 나무입니다. 느티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 여러 수종의 나무입니다. 이 나무에는 각자 스토리가 있습니다.

나무와 관련된 역사와 인물, 전설과 문화가 있습니다. 이게 바로 문화콘텐츠입니다.

나무라는 자연유산을 문화유산으로 승화시킨 예입니다.

뉴스퀘스트는 경상북도와 협의하여 경상북도의 보호수 중 대표적인 300그루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연재합니다. 5월 3일부터 매주 5회 연재를 시작합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뉴스퀘스트=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나무의 생김새를 이야기할 때에 ‘관목형’ ‘교목형’으로 나누어 이야기한다.

관목(灌木)형은 뿌리에서 땅 위로 올라온 줄기가 처음부터 여러 갈래로 갈라지며 솟아오르는 모양을 말하는데, 개나리 쥐똥나무 국수나무 화살나무 등이 그런 나무다.

교목(喬木)형은 하나의 줄기가 굵게 성장한 뒤에 가지가 옆으로 펼쳐지는 모양을 말하는 것으로, 소나무 느티나무 은행나무 향나무 등이 이에 속한다.

대표적인 교목형 나무를 꼽을 때 느티나무는 빠지지 않는다.

거의 모든 느티나무는 굵은 줄기가 곧게 솟아올라 일정한 높이 부분에서 가지를 사방으로 넓게 펼치는 모양으로 자라는 전형적인 교목형 나무다.

심지어 교목형 나무를 설명하기 위한 식물학 교과서에서는 흔히 느티나무를 예로 들어서 설명하곤 한다.

그러나 의성 금곡리 느티나무는 교목형이 아니다.

관목형이라고 이야기해도 될 만큼 땅 위로 올라온 줄기가 처음부터 여럿으로 갈라지면서 솟아올랐다.

느티나무 가운데에는 매우 특이한 경우다.

대표적인 교목형 나무이지만, 자라는 모양은 관목형인 것이다. 

금당마을은 200년 전에 영천에 살던 청도김씨 비안금당(比安金堂)파 16세손인 김상숙(金相淑)이라는 선비가 이곳으로 자리를 옮겨 정주(定住)했다고 한다.

그때 자신의 성(姓)인 ‘김(金)’에 집 ‘당(堂)’자를 더해 금당이라고 마을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는 금댕이라고도 부른다.

의성 금곡리 느티나무는 이 금당마을 어귀에 서 있는 마을 수호목으로, 수령은 230년쯤 됐고, 높이는 12m, 가슴높이 둘레는 3m를 조금 넘는다.

그러나 이 3.1m라고 된 이 느티나무의 둘레는 사람 가슴높이에서 잰 것이 아니다.

관목형 외형 구조상 대략 지상에서 1.5m 높이인 사람 가슴높이에서는 줄기의 둘레를 재려야 잴 수 없는 상태다.

뿌리에서 땅 위로 올라온 줄기가 벌써 여럿으로 갈라져 자랐기 때문이다.

3.1m라는 측정값은 줄기 둘레를 측정할 수 없는 경우에 흔히 대치하는 근원 둘레, 즉 뿌리에서 줄기가 올라온 부분, 즉 땅으로 올라온 줄기 아랫부분을 측정한 것이다.

나무의 나이가 230년이기에 보호수로 지정한 여느 느티나무에 비하면 아직은 어린나무에 속하는 게 분명하다.

우리나라에는 보호수로 지정한 느티나무가 무려 5800그루가 넘는다.

그 가운데에 500년 이상의 느티나무가 700그루, 400년 이상 된 나무까지 포함하면 1530그루, 300년 넘은 나무까지 넣으면 무려 3350그루가 넘는다.

결국 230년 수령의 의성 금곡리 느티나무는 수령만으로 봐서는 아직 보호수로 지정하기에는 어린나무인 게 확실하다.

그러나 나무의 생김새 하나만으로도 의성 금곡리 느티나무의 보호 가치는 충분하다.

나무가 있는 이곳 금당마을 안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금곡1리 마을회관이 있고, 그 반대편으로 조금 더 가면 마을 가장자리에 또 하나의 느티나무를 만날 수 있는데, 이 나무는 앞의 느티나무와 달리 전형적인 교목형의 느티나무이고, 수령도 360년이나 되는 큰 나무다.

나무는 높이 14m에 가슴높이 둘레 4m의 나무로 전형적인 느티나무의 생김새를 갖췄다(보호수 지정 번호 11-13-17-11-30).

살림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 안 길가에서 세 그루의 다른 느티나무들과 어우러지면서 천연의 정자나무로 마을 사람들이 소중하게 보호하는 나무다.

두 그루의 느티나무는 의성 금곡리 금당마을 안팎에서 제가끔 당산나무와 정자나무로 제 맡은 소임을 다하며 오래도록 마을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온 소중한 나무다.

<의성 금곡리 느티나무>

·보호수 지정 번호 11-13-17-11-29
·보호수 지정 일자 1982. 9. 23.
·나무 종류 느티나무
·나이 200년
·나무 높이 12m
·둘레 3.1m
·소재지 의성군 안평면 금곡리 1148
·위도 36.401322, 경도 128.5502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