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수학, 정시 당락 좌우할 것...점수대별 변별력 과목 확인
교차지원도 주요 변수...수학·탐구영역 반영 비율 꼼꼼히 살펴야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학생이 수능 성적표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학생이 수능 성적표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올해 대학 입시의 마지막 관문인 정시 모집 원서 접수가 오는 30일부터 시작된다.

입시업계에서는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불수능'인데다가 사상 처음으로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지는 등 변수가 많아 입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워졌다고 분석한다.

여기에 과학탐구 영역 생명과학Ⅱ의 문제 오류로 수시 이월(수능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정시로 넘어가는 수험생) 인원 발표 연기까지 더해져 수험생들의 정시 지원 셈법이 예년보다 복잡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올해 4년제 대학 정시 총 모집인원은 8만4175명으로, 전년도(8만73명) 대비 5.1% 증가했다.

이 가운데 서울 소재 주요 18개교의 정시 모집 인원은 총 2만1580만명으로, 지난해보다 22.8% 증가했다.

전년도 정시 모집과 비교할 때 수험생들의 경쟁률이 완화됐지만 불수능, 문·이과 통합형, 교차지원 등 변수가 많아 수험생들이 안심할 수만은 없다고 분석한다.

우선 입시업계에서는 불수능으로 평가될 만큼 어려웠던 이번 수능에서 국어와 수학이 정시전형의 당락을 가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올해 수능에서 국어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49점으로 지난해 수능(144점)보다 5점 올랐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의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점수로,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상승한다.

예컨대 이번 수능이 지난해 수능보다 어렵게 출제됐다는 이야기다.

수학의 경우 표준점수 차이가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147점으로 전년도 수능 가·나형보다 무려 10점이나 올랐다.

수능 난도가 올라간 만큼 구간대별 변별력 과목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 입시업계의 조언이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1등급 구간에서 국어의 경우 점수차가 18점, 수학에서는 10점으로 나타났다.

반면 2·3등급 구간에서는 국어와 수학의 점수 차이가 각각 6~7점, 9점 발생했다.

각 구간대별로 변별력 과목이 다른 만큼 수험생들이 본인의 점수대에서 어떤 강점을 가졌는지 판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진 셈이다.

또한, 이번 수능이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진 점도 정시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현 수능 체제에서 수학에 강점을 가진 이과생들이 수학 비중을 높게 반영하는 대학 또는 인문계열 학과에 교차지원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종로학원이 수능직후 2802명의 수험생을 대상으로 모의지원 형태로 표본조사를 시행한 결과, 26.8%가 자연계열에서 인문계열로 교차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수능 결과 발표 이후 5196명의 수험생을 상대로 진행한 조사에서는 교차지원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이 37.4%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백분위 점수 250점대와 220~200점대 수험생의 절반 가까이(48.4%)가 교차지원를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와 같은 현상은 수학에서 문·이과 점수차가 확연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라면서 "경희대, 서울시립대, 건국대 이과 라인에서 고려대, 성균관대 문과 라인까지 합격 대학 라인이 바뀔 수 있는 점수 구조"라고 설명했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수도권 인문계열 대학의 수학 반영 비율을 보면 중앙대(경영학부, 경영경제대)가 45%로 가장 높다.

서강대가 43.3%로 뒤를 이었으며 성균관대, 중앙대(사회과학·인문·공공인재), 서울대, 한양대(상경계열) 등이 40%로 수학을 높게 반영한다.

단, 일부 대학의 경우 사회·과학탐구의 변환표준점수에서 이과생들이 문과계열 학과에 지원하는 할 때 불리할 수 있어 대학별 점수 체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임 대표는 "성관관대의 경우 백분위 점수가 100점으로 동일하더라도 사회탐구 학생은 69.5점, 과학탐구 학생은 68점으로 이과 학생이 문과로 지원할 경우 탐구 영역에서 1.5점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서울대는 과탐 응시자라도 제2외국어/한문을 응시해야 지원을 할 수 있다"며 "사실상 서울대는 이과에서 문과 교차지원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입시업계에서는 문과생들이 이과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해진 상황이지만 세 곳 가운데 최소한 한 곳은 소신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임 대표는 "올해 문과 상위권 학생이 많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며 "국어, 영어에서도 상위권은 이과생이 많이 포진되어 있고, 특히 올해 수학과목에서 통합수능으로 문과 상위권 학생이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과 수험생의 교차지원이 예상되지만, 문과 상위권 학생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점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연계열 학생들 또한 이과에서 문과로 교차지원해서 빠져나가는 학생, 약대 신설로 상위권이 분산되는 만큼 정시 지원 카드에서 한 장 정도는 소신 지원해보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임 대표는 "통합수능 첫해, 교차지원 발생, 약대신설, 상위권 이과 쏠림현상 등 복합적 변수로 올해 입시결과는 예년에 비해 큰 폭으로 점수 등락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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