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클리블랜드 클리닉 병원 "살코기 소화시킬 때 나온 부산물 TMAO가 ‘피 떡’ 혈전 증가시켜"
채식주의자에게는 TMAO 대사과정이 거의 안 일어나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기자】 미국의 한 사설병원 클리블랜드 클리닉(Cleveland Clinic)의 연구원들은 붉은 고기(적색 육류, red meat)가 풍부한 식단이 어떻게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키는지에 대한 새로운 이유를 밝혀냈다.

붉은 고기는 색이 짙은 붉은색을 띄는 쇠고기, 양고기, 토끼 고기, 염소 고기 등을 말하며 그동안 철분과 단백질의 좋은 공급원으로 간주돼 왔다.

장내 박테리아가 살코기를 소화시킬 때 나오는 부산물 TMAO

학술지 ‘네이처 마이크로바이올로지(Nature Microbiology)’ 최근호에 실린 이 논문은 붉은 고기 연구에 10년 넘게 매달려 온 스탠리 하젠(Stanley Hazen) 박사가 주도했다.

이에 앞서 하젠 박사는 이미 장내 박테리아가 붉은 고기와 기타 다른 동물 식품에 풍부한 TMAO(트리메틸아민 N-산화물, trimethylamine N-oxide oxide)라고 불리는 특정 영양소를 소화시킬 때 형성되는 부산물이 심장병과 뇌졸중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확인했다.

하젠 박사는 최근 연구에서는 장내 박테리아가 붉은 고기가 풍부한 식품을 소화시킨 후 영양소 카르니틴(carnitine)을 TMAO로 전환시키는 2단계 과정을 다시 확인했다. 카르니틴은 동물의 대사과정에서 지방산을 미토콘드리아로 옮기는 데 필요한 역할을 하는 효소이다.

붉은 살코기는 소화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이 피를 응고시키는 혈전을 증가시켜 심장질환이나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는 새로운 연구가 나왔다. [사진=Cleveland Clinic] 

장 미생물의 대사산물로 심질환 발생의 위험인자인 TMAO는 심장병을 유발하는 죽상경화증(atherosclerosis)과 혈전을 촉진하는 분자다.

"이러한 새로운 연구들은 장내 미생물이 붉은 고기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할 경우 심장질환의 위험 증가와 관련을 맺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젠 박사는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번 발견은 우리가 식이요법과 관련된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예방하거나 감소시키는 새로운 치료 목표를 제시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젠 박사는 2018년 2단계, 즉 2개의 미생물 과정을 통해 카르니틴이 장에서 TMAO로 전환된다는 결과를 임상연구지에 발표했다.

이 대사 과정에서 생기는 중간생성물이 γBB(감마-뷰티로베타인, γ-butyrobetaine)라는 분자이다. 하젠 박사에 따르면 장내 다수의 내장 미생물이 카르니틴을 γBB로 바꿀 수 있지만, 극소수만이 이 분자를 TMAO의 전구체인 TMA로 바꿀 수 있다.

채식주의자에게는 TMAO 과정 거의 없어

"사람과 같이 잡식동물의 경우, Emergencia timonensis는 γBB를 TMAO로 변형시키는 데 관여하는 인간의 주요 장내 미생물이다. 반대로 장기적인 채식주의자와 완전 채식주의자들은 장에서 이 미생물의 수치가 매우 낮기 때문에 카르니틴을 TMAO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이 미미하거나 아예 없다”고 하젠 박사는 설명했다.

연구팀은 30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수집된 샘플과 임상 데이터를 이용해 공복 혈장 γBB 수준과 질병 결과 사이의 관계를 연구했다.

높은 γBB 수치는 심혈관 질환 및 사망, 심장마비 또는 뇌졸중을 포함한 주요 부작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γBB와 환자 사이의 기계적 연관성을 이해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동맥 손상의 임상 전 모델만이 아니라 마우스와 환자로부터 채취한 대변 검체를 연구했다.

그 결과 그들은 카르니틴이 TMAO로 전환되면 높아진 TMAO 수치는 혈류 흐름을 방해하는 ‘피 떡(blot clot)’으로 불리는 혈전인 피의 응고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혈전이 바로 심장질환이나 뇌졸중을 유발시키는 주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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