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면역력 낮은 사람을 대상으로 실시
부정적인 견해도… "접종 횟수 많으면 바이러스에 대한 자연적인 신체 저항능력 떨어질 수도"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기자】 오미크론 변종 감염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을 승인했다.

30일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외신들은 이스라엘 현지 매체들의 보도를 인용해 1차적으로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4차 추가접종(2차 부스터 샷)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란 낮은 사람이란 장기 이식수술 후 거부반응을 줄이기 위해 면역 억제 치료를 받은 환자들을 말한다.

벤치마킹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을까?

오미크론 변종의 빠른 확산으로 미국과 유럽을 비롯해 많은 지역에서 기록적인 감염자 수가 발생하고 있어 코로나19 예방 접종 정책의 선두 주자인 이스라엘의 이번 조치를 주시하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현재 대부분의 국가가 따르고 있는 3차 접종 정책을 가장 먼저 실시해 다른 나라들의 벤치마킹이 됐다. 따라서 이번 4차 접종 정책도 얼마나 효과적이고 빨리 효과가 있는지 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오미크론 변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은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을 승인했다. [사진=Yale Medicine] 

보건당국의 결정은 이스라엘 전문가 자문단이 면역력이 약한 사람만이 아니라 60세 이상 노인들과 의료 종사자들을 포함한 고위험군들에게 네 번째 복용을 권고한 지 일주일 이상 지난 후에 나왔다.

자문단은 오미크론 변종의 확산과 4차 추가 접종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데이터 부족을 인정했지만 8월부터 세 번째 접종을 가장 먼저 받은 60세 이상의 사람들에게서 면역력이 현저하게 약화되었음을 나타내는 데이터를 제시했다.

이날 저녁에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 보건부 최고 행정책임자인 나흐만 애쉬(Nachman Ash)교수는 "자문단의 권고가 일부 받아들여졌으며 질병이나 치료로 면역체계가 손상된 면역 저하자들에게 4차 접종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애쉬 교수는 “면역 저하자는 특히 오미크론 변종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승인 배경의 이유를 설명했다.

부정적인 견해도… 접종 횟수 많으면 신체의 저항능력 떨어뜨릴 수도

그러나 이스라엘 자문단의 일부는 4차 접종 승인에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 접종을 너무 많이 하면 면역체계의 피로감을 유발해 특히 노년층에서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울 수 있는 신체 능력을 손상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현재 이스라엘에서 매일 발생하는 새로운 감염 사례의 절반 이상이 오미크론 변종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몇 주 안에 델타 변종을 제치고 이스라엘의 지배적인 변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백신 접을 꺼리는 사람들도 많다. 총 인구 900만명 중 400만명 정도만이 3차 접종을 끝냈으며 100만명 정도는 1차 접종도 하지 않은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11월 이스라엘은 미국에 이어 가장 먼저 5~11세 아동에 대한 코로나 예방접종을 승인한 국가 중 하나가 됐다. 그러나 해당 연령대의 초기 접종 속도는 아주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보급 초기 전세계에서 가장 빨리 1∼2회차 접종을 진행했던 이스라엘은 지난 7월 세계 최초로 3차 접종 정책을 도입했다.

덕분에 이스라엘은 이동 제한이나 영업 시설 폐쇄 등 강력한 방역 조처를 하지 않고도 최악의 4차 유행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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